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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CPU의 발전은 자연스럽게 내장 그래픽 코어의 성능 향상으로 이어졌다. 얼핏 보면 외장 그래픽만 장착하면 될 것 같지만, 노트북이라는 환경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외장 그래픽은 강력한 3D 성능을 제공하는 대신 발열과 소비전력이 크게 증가하고, 이를 감당하기 위한 냉각 설계가 복잡해지면서 본체 두께와 무게가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휴대성과 배터리 사용 시간이 중요한 노트북 시장에서 CPU에 통합된 내장 그래픽이 여전히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내장 그래픽 코어는 일반 그래픽카드처럼 별도의 제품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CPU에 통합된 구조이기 때문에 박스 패키지나 독립적인 제품으로 판매되지 않으며, 소비자가 옵션처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사양도 아니다. 결국 노트북을 구매할 때는 CPU 모델과 벤치마크 성능, 그리고 해당 CPU에 통합된 그래픽 성능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온디바이스 AI 연산이나 영상 편집, 업스케일링 같은 GPU 가속 기능 활용이 점차 대중화되면서 내장 그래픽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제 내장 그래픽은 단순한 화면 출력 장치를 넘어 노트북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에 다나와 리서치 판매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이 실제로 구매한 노트북의 내장 그래픽 트렌드를 살펴보고, 어떤 제품이 인기를 얻었는지 분석해 보았다.

먼저 전체 노트북 시장에서 내장 그래픽과 외장 그래픽의 비중을 살펴보자. 2022년부터 2024년 초까지 노트북 판매량 기준으로 내장 그래픽 노트북은 약 67.48~69.25%, 외장 그래픽 노트북은 약 32.52~30.75% 수준을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구도를 보였다. 하지만 2024년 하반기 인텔이 루나레이크와 애로우레이크 계열 CPU를 선보이면서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내장 그래픽 노트북의 점유율은 2024년 3월~2025년 2월 기준 73.47%까지 상승하며 한 단계 더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이후 AMD 역시 Ryzen AI 프로세서를 통해 RADEON 내장 그래픽 성능을 강화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고, 그 결과 내장 그래픽 노트북의 비중은 최근까지도 약 7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내장 그래픽 코어의 제조사별 판매량 점유율은 사실상 동일 조건의 CPU 점유율과 거의 동일한 구조를 보인다. 최근 1년 동안 판매된 내장 그래픽 노트북을 기준으로 보면 인텔이 74.38%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AMD가 20.31%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시장은 애플과 퀄컴이 나눠 갖는 형태다. 이른바 ‘7:2:1’ 구조는 2022년 이후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흐름이다. 다만 AMD가 최근 Ryzen AI CPU 기반 노트북을 확대하고 있고, 인텔 역시 차세대 플랫폼을 계속 출시하고 있어 향후 구도가 어떻게 변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인텔 내장 그래픽만 세대별 흐름을 보면 최근 시장이 상당히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구세대 내장 그래픽 코어인 Iris Xe와 UHD Graphics, 그리고 메테오레이크 기반 Arc 그래픽 계열은 전반적으로 점유율이 서서히 감소하는 흐름을 보인다. 반면 새로운 플랫폼인 애로우레이크 계열(Arc 130T, 140T 등)은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2026년 초 기준 약 28% 수준까지 올라섰다. 참고로 애로우레이크 계열 인텔 CPU에는 모델별로 Arc 130T, 140T, 일부 저가형에는 Intel Graphic 그래픽 코어가 내장되어 구동된다.

흥미로운 점은 루나레이크 계열의 흐름이다. Arc 130V와 140V로 구성되는 루나레이크 그래픽은 출시 이후 점유율이 조금씩 상승하긴 했지만 애로우레이크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지는 않았다. 루나레이크 플랫폼이 온디바이스 AI 기능과 전력 효율을 강조한 구조이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 체감 가능한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일반 연산이나 게이밍 성능이 강점인 애로우레이크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아직 AI 활용 애플리케이션이 충분히 확산되지 않은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갤럭시북4 NT750XGR-A51A WIN11 (SSD 500GB)<1,167,880원>
하지만 지난 1년간 인텔 내장 그래픽을 탑재한 노트북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의외로 랩터레이크 기반 인텔 코어 i5 13세대 프로세서를 장착한 삼성전자 갤럭시북4였다. 최신 플랫폼이 잇따라 등장하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구세대에 속하는 Iris Xe 내장 그래픽 노트북의 판매량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는 결국 가격. 최근 메모리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DRAM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IT 제품 가격도 함께 오르는 추세다. 노트북 역시 예외가 아니다. 애로우레이크나 루나레이크 등 최신 CPU를 탑재한 신형 노트북은 200만 원을 호가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판매량이 상위권인 갤럭시북4 시리즈는 여전히 100만 원대 초반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 가격 대비 부담이 적다. 최신 기술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우선 고려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이 잘 나타나는 대목이다.

AMD의 내장 그래픽 역시 세대 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그래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Radeon Graphics’로 표기된 구형 내장 그래픽 코어의 급격한 감소다. 2025년 3월 기준 약 74%에 달했던 이 항목은 2026년 2월에는 약 20%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신 RDNA3 아키텍처 기반 Radeon 840M과 860M이 빠르게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두 GPU의 점유율은 2025년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AMD 노트북 내장 그래픽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특히 AMD가 최근 출시된 Ryzen AI 기반 모바일 CPU를 적극 확대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AI 연산을 위한 NPU와 함께 GPU 아키텍처까지 최신 RDNA3 기반으로 강화하면서, 향후 840M과 860M 계열의 비중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3 15ABR8 82XM00ELKR WIN11 (SSD 512GB)<854,050원>
그러나 AMD 역시 상황도 인텔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년간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모델은 Radeon Graphics를 내장한 AMD 7000 시리즈 CPU를 탑재한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시리즈였다. 특히 판매량 점유율 1위부터 10위까지 대부분이 이 레노버의 구형 모델들로 채워질 정도로 ‘가성비의 장벽’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다만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판매량 순위 12위권부터는 출시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AMD 라이젠 AI 계열을 탑재한 LG전자 그램 노트북들이 하나둘 등장하며 세대 교체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최신 플랫폼 노트북의 가격이 200만 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가격 장벽을 어떻게 낮추느냐에 따라 차세대 AI 노트북의 확산 속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AI generated image @ChatGPT 5.2
종합적으로 보면 노트북 시장에서 내장 그래픽은 더 이상 단순한 보조 기능이 아니다. 휴대성, 전력 효율, 그리고 최근 강조되는 AI 활용까지 고려하면 내장 그래픽은 CPU와 함께 노트북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인텔 Arc 계열과 AMD RDNA3 기반 내장 그래픽은 AV1 하드웨어 인코딩/디코딩 같은 최신 미디어 가속 기능을 갖춰 영상 편집이나 스트리밍 작업에서 체감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내장 그래픽이 단순히 3D 게임 구동을 위한 장치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 제작과 멀티미디어 처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무조건 비싸고 두꺼운 외장 그래픽 탑재 노트북을 선택하기보다는, 내장 그래픽 성능과 미디어/AI 가속 기능이 크게 강화된 차세대 플랫폼을 우선 고려하는 편이 오히려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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