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I generated image @Google Gemini 3
노트북 시장이 둘로 나뉘고 있다. NPU, 즉 신경망처리장치의 연산 처리 능력 단위인 TOPS라는 생소한 수치가 노트북 스펙표에 등장하며 AI 노트북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NPU라는 개념은 이미 2023년 인텔의 메테오 레이크 시절부터 싹트기 시작했다. Microsoft가 표방한 Copilot+의 요구 조건인 40 TOPS에는 미치지 못해 빛을 바랄 뻔했으나 이듬해 루나 레이크와 애로우 레이크로 분화되면서 본격적인 AI 노트북 시대를 열었다.

반면 40 TOPS 미만의 CPU도 진화를 거듭해 제 영역을 확실히 굳혔다. 인텔 애로우 레이크의 경우 NPU TOPS는 13에 불과해 Copilot+ 기준에 미달하지만, 코어와 L3 캐시, 외장 GPU와의 유연한 조합으로 영상 편집, 3D 모델링, 고사양 게이밍처럼 순수 CPU 연산 능력이 중요한 작업에서는 오히려 루나 레이크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더불어 지난 2월부터 등장한 인텔 팬서 레이크에 이르러 루나 레이크의 전력 효율과 NPU 성능, 애로우 레이크의 멀티코어 확장성을 하나의 칩에 통합해 노트북 시장의 지형도를 다시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에 다나와 리서치 데이터를 통해 40 TOPS 안팎을 기준으로 노트북 제품군을 구분해 어떤 소비 트렌드가 자리잡았는지 점검해보고 어떤 제조사가 강세인지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 인텔 72.8% → 70.48% ▼ 2.32%p 감소 3년 전 74.34%로 반짝 반등했다가 이후 하락세 전환. 13·14세대 Raptor Lake 불안정 이슈가 하락을 가속시킨 것으로 분석 |
AMD 23.7% → 25.65% ▲ 1.95%p 증가 한때 20.3%로 꺾였다가 Ryzen AI 300 선제 출시를 발판으로 25.65%까지 반등. 역대 최고 수준 회복 |
애플 3.41% → 2.71% ▼ 0.70%p 감소 2년 전 M 시리즈 교체 수요가 몰리며 6.86%까지 급등했다가 이후 급락. 고가 전략과 macOS 생태계 한계가 확장의 벽 |
퀄컴 0.09% → 1.16% ▲ 약 13배 성장 절대 수치는 아직 미미하지만 Snapdragon X Elite로 Windows ARM 생태계 진입. Copilot+ PC 확산의 수혜주 |
먼저 다나와에서 판매된 노트북 전체에서 CPU 제조사들의 점유율을 살펴보겠다. 노트북 CPU 시장은 오랫동안 인텔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다나와 리서치 기준 4년 전 점유율이 72.8%였으니, 10대 중 7대는 인텔 노트북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그 다음 해 74.34%로 잠깐 오르더니 이후부터는 내리막이다. 최근 1년동안에는 70.48%까지 내려온 상태다. 반면 AMD는 이 기간 동안 제법 흥미로운 곡선을 그렸다. 23.7%에서 20.3%로 한 번 꺾였다가 다시 25.65%로 치고 올라오는 데 성공했다. 인텔의 13, 14세대 Raptor Lake가 불안정 이슈로 홍역을 치르던 사이, AMD가 Ryzen AI 300 시리즈를 선제적으로 시장에 내놓으면서 반사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 2024.5~6월 퀄컴 Snapdragon X Elite 공개 및 Copilot+ PC 정식 출시(6/18). 삼성·아수스·델 등 동시 출시로 40TOPS 초과 비율 첫 등장 0.47% |
2024.9월 인텔 Core Ultra 200V(Lunar Lake) · AMD Ryzen AI 300 동시 출시. x86 진영도 40TOPS 돌파, 초과 비율 5%대로 상승 |
2025.1월 CES 퀄컴·인텔·AMD 신제품 대거 공개. 대형 변곡점: 40TOPS 초과 비율 5.81% → 18.75%로 폭등 |
2025년~현재 중저가 AI 노트북 보급 확산. 매월 꾸준히 상승, 2026년 2월 기준 40TOPS 초과 40% 육박 |

▲ 45 TOPS의 퀄컴 CPU를 장착한 삼성전자 갤럭시북4 엣지 NT960XMB-K01A<1,499,000원>
Microsoft의 Copilot+의 조건인 40 TOPS를 기준으로 노트북을 나눠보면, 양분된 최근 노트북 시장의 양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2024년 3월부터 5월까지 다나와에서 판매된 노트북 중 40TOPS 이상 제품의 비율은 사실상 0%였다. 메테오 레이크의 NPU가 아예 집계되지 않은 결과지만, 사실상 AI가 태동하기 전의 시장이니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그러다가 2024년 6월 18일, 퀄컴 Snapdragon X Elite를 탑재한 Copilot+ PC가 삼성·아수스·델 등 주요 제조사를 통해 일제히 출시되면서 처음으로 0.47% 판매량 점유율로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이후 완만하게 오르던 점유율은 2024년 9월, 인텔 Core Ultra 200V(Lunar Lake)와 AMD Ryzen AI 300이 동시에 시장에 합류하면서 5%대로 올라섰다.

▲ ASUS 젠북 A14 UX3407QA-SB284W<1,238,890원>
그리고 2025년 1월 CES가 결정적이었다. 퀄컴·인텔·AMD가 신제품을 쏟아내면서 40 TOPS를 넘기는 노트북의 비율이 단 한 달 만에 5.81%에서 18.75%로 폭등했다. 이후 매달 꾸준히 올라 2026년 2월 현재는 39.97%로 40%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없다시피 했던 AI 노트북이 이제 10대 중 4대에 육박하는 수준이 됐다는 얘기다. 단, 현시점에서는 더욱 드라마틱한 상승폭은 기대하기 어렵다. 아직 온디바이스 NPU를 제대로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가 굳이 AI 노트북을 고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AI 노트북의 진짜 경쟁력은 온디바이스 AI 생태계가 무르익는 시점에 본격적으로 빛을 발할 것이므로 노트북 시장은 천천히 TOPS가 높은 쪽으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 40이상~45미만 TOPS · 기간 평균 171만원 AI 노트북 최저 입문가 Copilot+ 기준선을 갓 넘긴 진입형 제품군. 경쟁 심화로 166~188만원대 형성 — 가장 낮은 가격에 AI 기능 진입 가능 |
45이상~50미만 TOPS · 기간 평균 203만원 퀄컴·인텔·AMD 3파전 Snapdragon X · Lunar Lake · Ryzen AI 300이 혼재. 공급이 늘어도 200만원대 초반 가격 방어 중 — AI 노트북 볼륨존 |
50이상~55미만 TOPS · 기간 평균 186만원 프리미엄 거품 소멸 중 AMD Ryzen AI 300(50TOPS) 공급 급증으로 5월 211만원 → 12월 169만원 급락. 고TOPS가 반드시 고가라는 공식이 깨지는 중 |
40TOPS 이상 AI 노트북의 가격 구조를 TOPS 구간별로 뜯어보면 꽤 흥미로운 그림이 나온다. 단순히 '스펙상 수치가 높을수록 비싸진다'는 공식이 지금 시장에서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가장 저렴한 구간은 의외로 40이상~45미만 TOPS다. 평균 171만원 수준으로, Copilot+ 기준선을 막 넘어선 제품들이 경쟁 심화되는 가운데 오히려 평균 가격이 187만 원 정도로 오른 상태다.

▲ 50 TOPS NPU가 내장된 HP 옴니북 3 AI 16-bv0027AU<1,280,180원>
그보다 높은 45이상~50미만 TOPS 제품군의 구간은 평균 203만 원으로 통계를 뽑은 세 구간 중 가장 비싸다. 퀄컴 Snapdragon X, 인텔 루나 레이크, AMD 라이젠 AI 300이 뒤엉켜 경쟁하는 구간인데, 세 진영이 각자 브랜드 프리미엄을 유지하면서 가격이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구조다. 오히려 50이상~55미만 TOPS 구간이 작년 출시 초기 평균 211만 원대였지만, 12월에는 169만원까지 급락한 모습이다. 현재는 190만 원대로 꽤 오른 상태지만 45이상~50미만 TOPS 제품군보다 약 10만 원 정도 더 저렴한 수준이다. 이런 경향은 AI 노트북 구매를 앞두고 있는 소비자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무조건 TOPS만 따지지 말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스펙과 적절한 가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 40이상~45미만 TOPS 삼성전자 54.15% 국내 양사 92% 장악 갤럭시북이 입문형 Copilot+ 구간 독주. LG 그램(37.94%)과 합산 시 국내 양사가 시장 대부분 점유. 해외 브랜드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는 구간 |
45이상~50미만 TOPS 삼성전자 46.92% 삼성·LG 강세 속 글로벌 약진 삼성(46.92%)·LG(20.34%) 여전히 강세지만 ASUS(9.43%)·Microsoft(9.28%) 치고 올라옴. 퀄컴·인텔·AMD 3파전 구간답게 브랜드 다변화 시작 |
50이상~55미만 TOPS LG전자 30.68% 글로벌 브랜드 4파전 삼성 사실상 부재. LG(30.68%), 레노버(21.52%), HP(21.25%), ASUS(21.13%) 4파전. AMD Ryzen AI 300 탑재 고성능 라인은 글로벌 브랜드가 주도 |
TOPS 구간별 제조사 점유율을 살펴보자. 40이상~45미만 TOPS 구간에서는 삼성전자가 54.15%, LG전자가 37.94% 판매량 점유율을 차지해 둘이 합쳐 92%를 기록했다. 갤럭시북과 그램이 이 구간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45이상~50미만 TOPS 구간에서도 삼성 46.92%, LG 20.34% 조합이 여전히 강세지만, 9.43%인 ASUS와 9.28%인 Microsoft가 치고 올라오면서 다소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 LG전자 2026 그램 프로16 16Z95U-GS5WK<2,095,780원>
하지만, 50이상~55미만 TOPS 구간으로 넘어가면 판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다른 TOPS 구간의 삼성전자 판매량 점유율과는 달리 이 구간에서는 고작 0.12%에 불과하다. 대신 LG전자 30.68%, 레노버 21.52%, HP 21.25%, ASUS 21.13%로 글로벌 브랜드까지 합세해 경쟁이 매우 치열한 모습이다.
이는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노트북 브랜드인 갤럭시북에 AMD Ryzen AI CPU가 탑재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인텔과 일부 퀄컴 제품을 제외하면 50 TOPS 미만 제품군에서는 삼성전자의 독주, 그 이상은 LG와 글로벌 브랜드의 각축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AI generated image @Google Gemini 3
AI 노트북 시장은 이미 큰 파도를 넘는 중이다. 세상에 등장한 지 불과 2년 만에 40TOPS 초과 제품이 시장의 40%에 육박하게 되었고, 인텔·AMD·퀄컴 모두 NPU 경쟁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에 변화의 파도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다만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도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전문가의 영역을 벗어나면 NPU의 힘을 100% 끌어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아직 많지 않다. 지금 당장 극적인 체감을 기대하기는 이른 셈이다. 하지만 AI 생태계가 무르익는 시점이 오면 지금의 사무용·문서 작업용 노트북은 자연스럽게 AI 기능을 품은 제품으로 대체될 것이다. NPU의 효율과 CPU 본연의 성능을 하나로 통합한 팬서 레이크의 등장이 그 미래가 생각보다 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c) 비교하고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