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다나와 가격동향은 PC, 가전제품 등 소비자들이 다나와에서 주로 검색하고 소비하는 주요 항목의 실제 판매가격, 판매량 동향을 수집하여 분석하는 콘텐츠입니다. 모든 자료는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운영하는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에 수집된 수치를 바탕으로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그래픽카드 값이 반년만에 반토막 났다. 그동안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열받게 했던 그래픽카드는 가상화폐 시세가 폭락하면서 6개월만에 -40% 가량 몸값을 떨궜다. 그밖에 나머지 PC 부품들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그리고 물가 상승의 우려 속에서도 대부분 비수기를 맞으며 몸값을 낮췄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설명한다.
1. 종목 선정 = 해당 주간에 이슈가 될만한 변화가 있거나, 판매량이 높은 종목(제품군)
2. 평균 판매가격 = 해당 기간의 총 판매액 ÷ 해당 기간의 총 판매량 = ASP(Average Selling Price)
3. 다나와리서치에 집계되는 판매액은 실제로 사용자가 상점에 지급한 가격이다.
4. 등락여부 · 등락률(%) 계산은 최근 5주간의 수치를 기준으로 한다.
인텔 CPU : 세대 교체에 성공한 사자 무리
강력한 경쟁 제품이 있는 i3~i5 제품들은 -3~7% 가량 가격 조정
경쟁제품보다 성능에서 유리한 i7~i9 거의 변동 없거나 소폭 올랐다
올해 상반기 인텔은 분위기가 좋았다. 1월은 12세대 출시 직후 성능 불안정 이슈 등으로 인해 주춤했으나, 2월부터는 분위기를 반전, 경쟁사인 AMD를 힘겹게 했다. 다만 AMD 또한 파격적인 가격 조정(하락)으로 반격했기 때문에, 인텔 진영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었다.
가격 면에서는, 우선 11세대의 경우 남은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11세대는 평균적으로 -10~16% 가량 가격을 조정한 것으로 보여진다. 12세대는 제품마다 양상이 조금씩 다르다. 성능과 가격면에서 강력한 경쟁 상대(AMD의 4650G, 5600X 등)가 존재하는 코어 i3, i5 라인업은 -3~7% 인하됐다. AMD에서 같은 시기에 가격을 엄청나게 인하하며 따라왔기 때문에 대응할 수 밖에 없었을 것.
반대로 경쟁사의 제품들보다 성능면에서 유리한 코어 i7, i9 라인업은 가격이 거의 변하지 않거나 최대 +5%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AMD CPU : 늙었지만 노련한 사자
인텔 12세대에 대응하여 큰 폭의 가격인하
다용도로 우수한 가성비는 장점, 노후된 라인업은 약점
'늙은 사자', AMD 라이젠 진영은 라인업이 노후화했지만, 일상 영역에서 무난한 성능과 좋은 가성비를 무기로 인텔 12세대에 맞섰다. 특히 4월부터는 가격을 대폭 떨구면서, 경쟁 제품과 가성비를 동등한 수준으로 맞췄다. 덕분에 5~6월에는 그동안 잃었던 점유율을 약간 회복하기도 했다.
가격 동향은 전 제품이 고르게 하락했으나, 상대적으로 보급형 제품들이 더 많이 하락했다. AMD는 보급형 시장에서 오랫동안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능이나 기능 면에서의 불리함을 가격으로 상쇄하려는 모습처럼 보인다.
현재 라이젠 라인업에서 보급형 가성비 포지션을 맡고 있는 라이젠 5 4650G(르누아르)는 1월 평균 가격 25만 원에서, 6월에는 약 15만 원으로 반년만에 무려 -39.69% 하락, 금액으로는 -9만 9,011원을 떨궜다. 이보다 성능이 좋은 라이젠 5 5600G(-32.97%), 5700G(-35.03%) 또한 가격을 크게 내렸다.
라이젠 진영의 얼굴마담인 라이젠 5 5600X(버미어)도 반년만에 -27.96%를 기록하며, 경쟁사의 코어 i5 12400F를 정조준했다. 라이젠 7 5800X, 5900X는 경쟁 제품 설정이 약간 애매한 상황이어서 존재감을 잃고 있는데, 가격을 내리며 대응했지만 판매량 면에서 큰 효과는 못 봤다. 라인업이 낡은 AMD가 점유율을 더 올리려면 가격을 더 내려야 하지만, 조만간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어서 가격을 너무 내리면 다음 세대와의 바톤 터치가 곤란하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아 보인다.
RAM : 3월의 난(실패)
DDR4 메모리, DDR5 출시한 3월 한때 가격 인상
하지만 PC 시장 덮친 수요 감소의 여파로 판매량 줄었다. 한달만에 가격 더 내리며 항복
DDR5는 가격 하락 중
3월 한때 가격이 오르던 DDR4 메모리 시장. 하지만 세계적인 PC시장 비수기가 시작되면서 판매량이 감소. 결과적으로는 본전도 못 찾고 4월 이후로 가격이 더 떨어졌다.
1월부터 6월까지, 삼성전자 DDR4 3,200MHz 벌크 메모리 기준으로 8GB(-10.49%), 16GB(-5.47%)를 기록. 노트북 메모리도 비슷했다. 삼성전자 노트북용 DDR4 3,200MHz 기준 8GB(-11.5%), 16GB(-4.25%).
DDR5 메모리는 매달 기록적인(메모리 치고는 기록적인) 가격 하락을 기록하면서 1GB당 9천원까지 내려왔다. 3월에 출시한 SK하이닉스 DDR5 4,800MHz 벌크 메모리 16GB는 -14.48%를 기록. 13만 원대 매물까지 나오며 점차 소비자들의 사정권에 들고 있다. 향후 라이젠 7000 시리즈 출시와 발맞춰서 16GB가 12만 원 아래까지 내려가면 빠른 속도로 세대 교체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메인보드 : 양극화
인텔 칩셋 : 연초 저가형 보드 위주로 팔리다가 점차 고급형 보드의 비중 늘었다
AMD 칩셋 : B550 독주였으나, CPU 라인업 노후화하며 구형, 저가형도 비중 늘어
메인보드는 시장에 유통되는 실제 제품의 가격 변동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위 통계자료는 평균 단가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좋다. 인텔 H610 칩셋의 평균 단가는 반년동안 -5.19% 내려갔다. 12세대 코어 i3가 초반 돌풍을 일으켰으나 경쟁사의 가격인하 공세에 주춤하게 되었고, 최저가 사무용 본체 구매 수요가 주로 이 영역에 쏠리면서 더 저렴한 제품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 이로 인해 단가가 내려간 것.
가장 인기 있는 B660 칩셋은 +1.43% 반년 내내 거의 변동 없었다. 포지션이 애매한 H670(-1.36%)은 판매량이 안 나와서 괴롭다. 다음 세대 H 보드에서는 CPU 오버클럭 정도는 풀어주기를 기대한다. 최고 사양인 Z690(+6.98%) 칩셋 메인보드는 1월에 비해 평균 단가가 올랐다.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을 맞아 고성능 CPU와 고급 메인보드로 시스템을 맞추는 수요가 생기면서, 고급 제품들이 판매 비중을 늘린 것.
AMD는 대체로 평균 단가가 다 하락했다. B450(-9.77%), A520(-7.11%), B550(-8.27%), X570(-2.19%)를 기록했다.
반년 사이에 AMD 라이젠 CPU의 가격이 대폭 하락하는 등, 전체적으로 AMD 플랫폼의 성능과 가격 포지션(급)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메인보드도 고급 제품보다 가성비 좋은 제품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NVIDIA 그래픽카드 : 가격 살살 녹는다
가상화폐 시세 폭락의 여파로 2월부터 가격 가파르게 하락반년 동안 평균 -40% 가격 내렸지만 민심 회복이 더딘 상태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카드는 가격이 반토막 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지포스 그래픽카드는 제품에 따라 최소 -20%에서, 최대 -56%까지 큰 폭으로 가격을 떨궜다. 가장 큰 이유는 가상화폐 시세 폭락으로 인한 그래픽카드 수요 감소다. 해외 주요 매체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전세계 그래픽카드 시장의 1/3 가량을 차지하던 가상화폐 채굴 업계가 가상화폐 시세 폭락 이후 그래픽카드 추가 매입을 멈췄고, 이로 인하여 재고가 많이 늘면서 시세가 파괴된 것.
출시 할 때부터 가격대가 그리 높지 않았던 RTX 3050과, 단종 수순에 들어간 듯한 GTX 1650을 제외하면 예외 없이 반값 수준(-40% 가량)이 됐다. 1월에는 거의 200만 원에 팔렸던 RTX 3080이, 6월에는 평균 110만 원대에 팔렸고, 그 중에서 저렴한 제품은 100만 원 언저리에도 팔리는 중. 개당 370만 원에 달했던 RTX 3090은 무려 -160만 원을 기록. 본체 한 대 값이 빠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AMD 그래픽카드 : 인지도 바사삭
경쟁사보다 가격 더 많이 하락, 가성비에서 유리한 제품 많지만
레이트레이싱 성능이 상대적으로 미흡하고, 고해상도에서 약점 보인 것이 발목 잡는듯
가격 하나는 시원스럽게 떨궜다. 라데온 그래픽카드 진영은 올해 상반기 제품에 따라 최소 -33%부터 최대 -52%까지 가격을 인하했다.
평균적으로는 지포스 진영보다 가격이 더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6월 기준으로 일부 특가 제품들은 출시 초기 가격보다 더 싸게 팔리고 있어서 가성비가 좋은 상태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라데온 RX 6800 XT이며, 1월에 175만 원에 팔리다가 6월에는 80만 원대를 기록. 고점 대비 반값 이하에 판매 중.
SSD : NVMe SSD가 SATA의 가용비를 따라잡았다
NVMe, 500GB, 1TB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좋아졌고 SATA, 250GB는 악화했다
PCI Express Gen4 SSD의 가격도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중
현재 다나와 인기순위 기준 상위에 있는 주요 SSD 제품(PCI Express Gen 3 기준)의 1GB당 가격은, 250GB 150~250원, 500GB 100~180원, 1TB 100~170원 선에서 결정되고 있다. 250GB 제품은 가격 대비 용량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며, 판매 제품의 수, 전체 판매량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일부 저가형 본체에 들어가는 것을 제외하면 250GB의 시대는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ATA형 SSD도 NVMe M.2 SSD에 비해 열세다. 그동안은 SATA형 SSD가 같은 용량에서 가격이 더 저렴했는데, 올해 5월부터 둘의 가격이 역전됐다. 성능이 더 빠른 NVMe M.2 SSD가 오히려 평균 단가가 더 저렴해진 것. SATA형 SSD의 수요와 가치는 아직 유지되고 있으나, 외부 인클로저(껍데기)의 존재 때문에 껍데기가 없는 NVMe SSD와의 단가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고 있다.
가격면에서는 PCI Express Gen4 제품들이 눈에 띈다. PCIe 4 SSD의 경우, 500GB(-12.99%), 1TB(-16.57%) 로 가격을 많이 떨궜다. 덕분에 보급이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HDD : 느긋함
속도 경쟁에서 SSD 이길 수 없어, 가격대비 용량 강조. 가용비에서는 여전히 압도적 우세
백업 매체로 주로 사용되어, 속도보다는 제품의 안정성이 평가의 기준이 되는 추세
HDD는 사실상 SSD와의 속도 경쟁을 포기한지 오래다. 그 대신 SSD가 쉽사리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많은 용량을 제공하는 것을 무기로 삼았다. 넉넉한 용량을 이용한 홈/오피스 백업 매체, 또는 CCTV와 NAS에 사용하는 저장장치 용으로 새롭게 포지셔닝 했다.
참고로 HDD 시장은 1TB 제품군을 사실상 정리하는 수순이다. 그 덕분에 최저가 제품이 2TB(5400RPM)가 됐다. 가용비를 한 번에 100% 끌어올렸기 때문에, SSD가 한동안 따라오기 벅찬 상태가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도 점차 HDD에 빠른 속도를 요구하지 않고, 백업 매체로서 인정하는 추세다. 시장에서 5400RPM과 7200RPM 제품 사이에 가격 차이가 딱히 없고, 소비자들도 굳이 우열을 가리지 않는다. 그보다는 가격 대비 용량을 얼마나 더 제공하는지 여부와. 제품의 안정성이 구매에 더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기획, 글 송기윤 iamsong@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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