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다나와 가격동향은 PC, 가전제품 등 소비자들이 다나와에서 주로 검색하고 소비하는 주요 항목의 실제 판매가격, 판매량 동향을 수집하여 분석하는 콘텐츠입니다. 모든 자료는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운영하는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에 수집된 수치를 바탕으로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데이터로 본 2022년은 PC 시장의 가격도, 유통량도 조금씩 침체된 한해다. 벌써 3년 전인 2020년 초에 코로나19가 유행한 뒤로 재택, 온라인수업이 일상화되어, 2020~2021년 사이에 PC와 노트북 소비가 평년보다 훨씬 강했다. 컴퓨터 시장이 향후 1~2년 간의 교체 수요를 미리 당겨서 써버린 셈이다. 때문에 2022년에는 일상 용도로 쓰는 PC는 교체 수요가 평년보다 줄어서. 수요의 감소로 인하여 제품 가격도 함께 내려가는 비수기/불경기형 가격 하락 패턴이 보인다.
2022년은 CPU와 그래픽카드, 메인보드의 세대 교체 시기이기도 했는데, 그래픽카드 가격이 여전히 칩셋 제조사 마진 위주로 고평가 되어 있다는 인식이 강해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관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차세대 CPU와 메인보드는 환율이 연중 가장 높은 시기에 출시되면서 국내 유통 가격이 비싸져 이 또한 신제품 출시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RAM(시스템메모리, 디램)과 SSD(낸드플래시) 이며. 디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 과잉으로 도매 가격이 무너져서 소비자 가격도 많이 하락했다. 출시 초반에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열 받게 했던 DDR5 RAM은 몇 달 사이에 가격이 반토막 이하로 내려갔으며, DDR4 RAM은 역대 최저가 수준이므로 구매/업그레이드를 고민 중이라면 지금 바로 구매해도 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각 카테고리를 참고.
1. 종목 선정 = 2022년 연중 이슈가 될만한 변화가 있거나, 판매량이 높은 종목(제품군)
2. 평균 판매가격 = 해당 기간의 총 판매액 ÷ 해당 기간의 총 판매량 = ASP(Average Selling Price)
3. 다나와리서치에 집계되는 판매액은 실제로 사용자가 상점에 최종 지급한 가격이다.
4. 등락여부 · 등락률(%) 계산은 12개월 간 수치를 기준으로 한다. 제품의 존속기간이 12개월이 안 되는 경우에는 해당 제품의 존속기간 동안에 한정하여 다시 계산한다
인텔 CPU : 다시 찾은 본인의 자리에 편안함을 느끼는 중
강력한 싱글 스레드 성능을 앞세워 게이밍, 범용 PC에 1순위 옵션으로 재등극
환율의 영향을 제외하면 예년과 큰 차이 없는 가격 설정.
2023년 1분기 경쟁사 가격 정책이나 신제품(X3D)의 가성비에 맞춰 대응할 듯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지만, 기분만은 나쁘지 않다. 커뮤니티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인텔의 이야기다.
인텔 프로세서의 가격 변동 추이는 계절마다 달라지는데, 2022년 봄~여름에는 낮아졌고, 가을에는 국내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환율의 여파로 인텔 프로세서도 가격이 올랐다. 이후 13세대가 출시 되어 일부 라인업은 세대 교체.
사무용, 가정용 인터넷 PC로 많이 사용되는 i3-12100은 1월 초 16만 9,406원에서, 10월 20만 2,456원으로 올라, i3 기본형이 20만 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11월 하순부터 환율이 안정되며 가을보다는 가격이 많이 다운 (현재 최저가 : 166,170원). 아직 13세대 보급형 라인업이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이 가격대에서 경쟁사 제품들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밖에 12세대 제품들도 비슷한 패턴으로 가격대가 오르내리다가 2022년 12월에는 2022년 1월과 비슷한 가격에서 정착.
13세대 프로세서들은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가장 높았던 10월에 출시되면서, 출시 초반에 국내 소비자 가격이 너무 높아 초반 판매량이 저조했다. 이후 2개월만에 대부분의 제품 가격이 -20% 가량 하락하며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가격대로 진입. 판매량을 회복하는 중. Non-K 보급형 라인업이 나오면서 판매량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함께 출시한 Z790 칩셋 메인보드들은 가격이 비싸지만, 다행스럽게도 구형 메인보드에 13세대를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에서 논란을 피해가고 있다.
AMD CPU : 메인보드에 웃다가, 메인보드에 울었다
라이젠 7000번대 라파엘 제품군, 불필요한 고스펙/비싼 메인보드 때문에 판매에 타격
CPU 가격 내리며 '가성비' 사수하지만, 신제품 메인보드 가격이 '넘사벽'
메인보드의 가성비, 오랜 사용기간으로 마케팅 해온 AMD 입장에서는 힘든 하반기였다
한때 라이젠 버미어의 강력한 성능으로 프로세서 시장을 휘어잡던 AMD, 하지만 2022년 하반기는 힘들었다. 추측해본 이유는 두 개인데, 우선 인텔이 2019년 6월~2022년 10월까지, 3년 4개월 동안 라인업을 네 번이나 갈아 치우며 *추격해오는 동안 AMD는 2020년 출시한 라이젠 5000번대 라인업을 2022년 3분기 까지 안 바꾸면서 소비자들이 '라인업이 오래됐다'고 인식한 것이 문제였고, 두 번째 이유는 메인보드다.
*해당 기간 동안 인텔은 코어 10, 11, 12, 13세대를 출시했다
2022년으로 돌아가 보면, AMD는 라이젠 버미어 라인업이 노후화하면서 성능보다는 제품의 가성비를 무기로 경쟁사와 승부하고 있었다. 그래프를 보면, 환율이 최악이었던 2022년 가을에도 가격이 별로 오르지 않는다. 이 시기에 AMD가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서 신규 물량 도입은 줄이고 국내 재고 물량을 이용하여 환율 인상분을 흡수한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그 후 새롭게 출시한 라파엘(7000번대, 라이젠 5세대) 라인업은 신제품이기 때문에 출시 시점에 고환율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때문에 출시 초기에 소비자 가격이 비쌌고, 심지어 같이 출시한 X670E, X670, B650E, B650 메인보드들도 너무 비쌌다. 새 메인보드가 비싼 것은 인텔 13세대 Z790 메인보드도 마찬가지였지만 인텔은 구형 메인보드에도 13세대를 장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논란을 피해갈 수 있었는데, 라이젠 라파엘은 AM5 소켓으로 바꾸면서 무조건 새 메인보드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됐다. 소비자 커뮤니티에서는 향후 7000번대 3D 캐시 모델이 나올 때까지는 관망하겠다는 분위기. 물론 라파엘 라인업만 문제이고 버미어 라인업은 좋은 가성비를 무기로 잘 나가고 있다.
그래프와 표를 보면, 가격 면에서는 대부분의 라인업이 1년 사이에 -15~25%씩 하락해서 CPU 제품 자체의 가성비는 꾸준히 개선되어 왔다. AMD도 국내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이야기다. 특히 가격이 급락한 5600G (-45.36%)의 경우, 가성비 내장그래픽 본체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대표 볼륨 모델인 5600X도 1년 사이에 무려 -37.08% 하락. 최근에는 최저가 17~18만 원대에 진입 (현재 최저가 : 172,980원) 구형 메인보드와 조합하면 저렴한 가격에 FHD~QHD 게임용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서 경쟁력이 높다.
가격이 비싸다는 라이젠 7000번대 제품도 출시 2개월만에 -15~20% 가량 하락. 환율 하락을 빠르게 반영하며 정상적인 가격대로 향하는 중. 다만 메인보드는 불필요한 고스펙으로 무장해서 기본 단가가 엄청나게 올라갔기 때문에 당장 가격 인하가 안 된다. 때문에 AMD가 라이젠 라파엘 라인업을 원활하게 판매하려면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메인보드 가격을 낮추도록 설득하거나, 혹은 칩셋은 그대로 두고, 불필요한 고급 옵션을 제거한 저가형 신규 메인보드 출시를 유도하거나, 또는 AMD가 프로세서 제품 가격을 더 내려서 가성비를 맞추거나, 또는 새로 출시하는 X3D 모델이 엄청난 성능과 착한 가격으로 시장을 뒤집어버리거나, 네 가지 중 뭔가를 해내야 한다.
RAM : ☆경축☆ 메모리 역대 최저가 시즌
PC 시장 전체의 불황으로 디램 재고량 증가, 소비자 가격 역대 최저가에 근접
DDR5 벌크 메모리는 1GB 당 4,000원 선까지 진입. 1년 새 -55% 반토막
1분기에 '슈퍼사이클' 이라며 잠깐 오르는 듯하던 디램 가격은 이후 한 번도 우세를 잡지 못하고 수직으로 하락. 특히 슈퍼사이클이 언급되던 시기에는 가격이 오르자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부랴부랴 가격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1년만에 DDR4는 -30~35% 하락하며 평균 단가가 GB당 3,000원 대 초반에 진입. DDR4 메모리 제품들은 현재 역대 최저가 시즌으로 봐도 좋다. 만약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다면 지금 바로 진행해도 좋겠다.
DDR5는 -30~55% 하락했다. 출시 초반에 1GB당 7~9,000 원에 달하며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았지만, 2022년 12월 기준으로는 1GB당 4,000원 대 중반으로 제법 구매할 만한 가격에 도달했다.
디램 가격이 하락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디램 공급 과잉과 시장 침체가 영향을 줬다. 디램엑스체인지 등 국내외 주요 매체들이 '2023년 1분기까지는 디램 가격이 약세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역대 최저가 시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감산하지 않겠다'고 정했다는 루머가 나오는 것도 당분간 최저가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탠다. 감산을 하지 않는다는 루머가 사실이라면 불황기에 메모리 시장의 경쟁사들을 따돌리기 위한 치킨게임 가능성도 있는데, 그러면 메모리 가격은 지금보다 더 하락할 수도 있다. 다만 최저가가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으므로, 공급 과잉이 해소되면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PC 구매나 메모리 업그레이드 시기를 정하는 것이 좋겠다.
메인보드 : 오빤 강남 스타일 (부동산 하락 직격탄을 맞은)
차세대 메인보드들 '고스펙 고가격' 보급형이 25만 원 넘어MSRP가 너무 비싸서 손 쓸 방도가 없다. 허울 뿐인 스펙에 업계와 소비자 모두 불만칩셋은 최신형 + 기타 스펙은 낮춘 가성비 좋은 모델을 출시해야 상황 개선될 수 있어
요즘 커뮤니티에서는 메인보드가 핫한 주제다. AMD의 신형 AM5 소켓을 사용하는 600번대 칩셋 메인보드와, 인텔 Z790 칩셋 메인보드들의 가격이 비싸고 가격 인하의 조짐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이 화났다.
가장 먼저 출시한 AMD X670E는 2022년 12월 기준으로 평균 73만 원대, 제일 싼 모델이 50만 원에 육박하고, 보통이 70만 원, 비싼 것은 100만 원이 넘는다. 메인보드 유통 역사상 평균 단가가 가장 비싼 일반 메인보드 칩셋으로 기록되고 있다. X670 메인보드도 출시 직후 부터 지금까지 평균 45만 원 전후로, 보통 최상급 칩셋 메인보드의 평균 단가가 30만 원대에서 잡히던 예전 세대와 비교하면 평균 단가가 10만 원 가량 더 비싸다. 인텔의 Z790 메인보드도 X670과 비슷한 수준.
가성비 메인스트림 등급에 해당하는 B650E와 B650 메인보드는 B650E 평균 50만 원대. B650 평균 31만 원대에 거래. 참고로 이전 세대의 동급 라인업인 B550 메인보드는 평균 17만 원대로 가격이 두 배 차이 난다.
인텔 메인보드인 Z790 메인보드 또한 평균 단가 47만 원 전후의 비싼 메인보드이지만, 다행히 인텔 13세대 프로세서는 구형 Z690, B660 메인보드에도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부담이 덜하다. 반대로 AMD 라이젠 라파엘(7000번대) 프로세서는 메인보드 교체가 필요해서 골머리를 앓는다.
국내 메인보드 가격 이슈는, 제조사의 MSRP(일종의 권장 소비자 가격) 인상 + 고환율(미국 달러) 문제가 겹쳐서 발생한 문제인데, 환율이 약간 내려오면서 환율로 인한 인상분은 회복되고 있지만, 애초에 MSRP가 오른 것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PCI Express Gen5 등의 최신 기술들이 많이 적용되었고, 전원부 퀄리티도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것이 가격 인상의 근거인데, 파워 유저가 아닌 평범한 소비자들에게는 체감 되지 않는 업그레이드여서 아쉽다. PC 커뮤니티에서는 PCI-E gen3와 gen4를 적절히 조합한 메인보드가 출시 되면 좋겠다는 반응.
NVIDIA 그래픽카드 : 싸졌지만 비싸졌다
코인 광풍 꺼지면서 고점 대비 반토막. 하지만 2년 전 출시 가격이랑 비슷하거나 더 비싸미화 기준, 기존 라인업의 가격 변동 없고, 상위 라인업(RTX 4080~4090)만 추가"그래픽카드 세대가 바뀔 때 가성비가 개선되는 효과 줄었다" PC 커뮤니티 분개
2022년 그래픽카드 가격 동향은 2개로 나눌 수 있다. 코인 광풍을 포함한 것(위 표)과 포함하지 않은 것(아래 표)이다. 1분기는 코인 광풍 시기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그래픽카드 가격이 매우 비정상적이었기 때문. 여기에서는 코인 광풍을 제외한 아래 표를 기준으로 설명한다.
GTX 1650 SUPER는 32만 8,866원(4월) → 24만 9,678원(12월)로 -24%, RTX 3050은 55만 7,192원(4월) → 40만 3,115원(12월)로 -27.65%를 기록. 보급형 제품들의 가격대가 많이 정상화 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고급형의 경우에도 차세대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몸값을 많이 내렸다. RTX 3090과 RTX 3090 Ti는 각각 -24.69%, -33.54% 하락. 금액으로는 58만 원, 93만 원 저렴해졌다.
그런데 코인 거품값은 사라졌지만 아직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 정도는 아닌데, 이유는 두 가지다. 환율이 평균 1100원 대에서 1250~1300원으로 올랐고, 그래픽카드 제조사가 정하는 MSRP 가격대가 전체적으로 올랐다는 것. 예를 들어 RTX 3050은 예전 같으면 메인스트림 등급(중급)에서 가장 막내에 해당해서 150~200 달러 사이가 적당한 포지션인데 엔비디아는 MSRP 249달러로 책정하고 있다.
새로 출시한 RTX 4090, RTX 4080은 최고의 성능을 가졌다. 하지만 기존 라인업의 MSRP를 이어 받지 않고 이전 세대 동급 모델인 RTX 3090, 3080보다 높은 가격에 출시했다. 그래서 차세대 제품이 나왔지만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기존 라인업의 가성비 개선 효과, 가격 인하 효과는 크지 않았다. 가격이 내려간 것처럼 보이지만 코인 때문에 말도 안되게 비싸던 가격 거품이 꺼진 것이었고, 실제로는 2년 전에 매긴 MSRP와 별 차이 없거나 약간 비싸다.
RTX 4090이 '비싸지만 가성비가 좋다'고 여겨지고 있는데, MSRP $1999로 나온 RTX 3090 Ti와 비교하면 맞는 말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내외에서 RTX 3090 Ti는 코인 거품이 팍 꺼지던 시기에 나왔기 때문에, 출시 직후 곧바로 가격이 MSRP보다 수백 달러 이상 내려오며 붕괴됐다. *국내 평균 거래가도 RTX 3090 Ti가 RTX 4090보다 훨씬 낮다. 그러므로 RTX 4090이 '고사양 본체를 위한 대체 불가능한 존재'인 것은 맞지만 '가성비가 엄청나게 좋다'는 말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2022년(4~12월) RTX 3090 Ti 평균 거래가격 : 197만 9,930원
*2022년(10~12월) RTX 4090 평균 거래가격 : 272만 7,501원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이 세대 교체를 최고사양 제품부터 하나씩 천천히 진행하면서 세대 교체 시기를 예전보다 훨씬 길게 가져가고 있는데 소비자들에게 썩 좋은 현상은 아닌 듯하다. 구세대 ↔ 차세대 라인업을 교체하는 기간이 짧으면, 소비자들이 비슷한 가격에 더 성능 좋은 최신 제품을 빨리 구매할 수 있게 되는데, 이제는 최신 하이엔드 제품과 그 이하의 구형 제품이 오랫동안 공존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AMD 그래픽카드 : 좋은 가성비, 너무 미약한 이름값
6600, 6700, 6800, 6900XT 등의 가성비 좋지만 판매량 저조, 이미지 문제
게임 체인저 7900XTX, 7900XT 출시가격은 커뮤니티의 기대값 보다 비쌌다
최소한 MSRP에 맞게 가격이 내려가야 시장에서 가치를 재평가 받을 듯
AMD 라데온 진영도 그렇다. 1분기를 제외하고 2분기 부터 보면 대부분의 라인업이 -20~40% 가량 하락, 특히 라데온 RX 6700 XT는 시장에 남은 재고들이 가성비가 아주 좋다. 경쟁사 비슷한 금액대의 모델에 비해 훨씬 성능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레이트레이싱 기능이나 DLSS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구매를 강력 추천한다.
다만 가성비가 이렇게 좋음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판매량이나 시장 점유율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실적이 안 좋은데, 국내 시장에서 라데온 그래픽카드의 이미지가 최고로 약세이기 때문이다. 전 세대인 RX 6000 시리즈 출시 초반에는 엔비디아 RTX 3000 시리즈와 나름대로 호각을 이루며 브랜드 이미지가 다소 회복되는 듯 했으나, 코인 광풍 시기를 거치며 재고 부족, 가격 급등의 여파로 일반 소비자들이 떨어져 나간 듯.
전 세계 PC 커뮤니티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출시한 라데온 RX 7900 XTX, 7900 XT는 출시 직후 부진에 시달리는데, 제품의 성능이 커뮤니티의 예상보다 약간 낮은 데다가, 국내 출시 가격이 MSRP $999, $899의 환율 환산보다 훨씬 높게 잡히면서 유저들의 초기 반응이 안 좋다. 이후 레퍼런스 모델들은 가격이 -15~20% 가까이 하락했지만 아직 소비자들을 돌려 세우기에는 역부족. 출시 전 기대감을 너무 올렸기 때문에 문제가 된 케이스로 손꼽힐 듯.
SSD : PCIe Gen4는 대세, 가격은 하락세
소비자 "SSD는 최저가 제품보다 신뢰성과 성능이 보장되는 제품을 더욱 선호"
최신 고스펙, 고용량 시장에서 고급형 선호현상 더 강하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도 2분기부터 줄곧 내리막이었다. 그덕에 SSD도 저렴해졌다. 유형별로는 M.2 NVMe SSD들의 가격 내림 폭이 더 컸다. PCI Express Gen3 기반의 SSD는 약 -20%(500GB, 1TB) 저렴해졌고, PCI Express Gen4 기반 제품들도 용량에 따라 -19%(500GB), -14%(1TB) 저렴해졌다.
한때 하이엔드급 제품으로 군림하며 1TB에 30만 원을 훌쩍 넘기던 PCI Express Gen4 1TB SSD들은 이제 고성능 제품도 20만 원 전후에서 구매할 수 있고, 디램리스의 저렴한 제품은 10만 원대 초반에도 구할 수 있다. SATA 방식의 110~120GB 제품을 20만 원씩 주고 사던 시절과 비교하면 천지가 개벽할 정도로 가성비가 개선됐다. 이젠 SSD가 비싸서 못 산다는 말은 하기 어렵겠다.
SATA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인하가 더디다. 2.5인치 SATA 인터페이스, 500GB SSD는 -12.59% 저렴해졌고, 같은 기준 1TB 용량군은 -4.27%에 그쳤다.
한편, SSD 시장에서는 최저가 제품보다는 중급 이상의 스펙을 갖춘 제품들이 더 잘 팔린다. 저장장치는 한 번 고장나면 그동안 모은 자료가 다 날아가거나, PC 부팅이 안 되어서 치명적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저렴한 가격보다는 브랜드/제품의 성능과 신뢰도를 우선하는 양상.
HDD : 백업 포수
'가격 대비 용량' 무기로 내세워 백업용 매체로 포지션 전환
2TB 시대에 들어서고 있는 SSD를 견제하려면 최소 4TB가 대중적인 가격으로 와야
HDD는 SSD와의 속도 경쟁을 포기했다. 그 대신 SSD가 쉽사리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많은 용량을 제공하는 것을 무기로 삼았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넉넉한 용량을 이용한 홈/오피스 백업 매체, 또는 CCTV와 NAS에 사용하는 저장장치 용으로 새롭게 포지셔닝 해왔으며, 시장의 인식 또한 "HDD는 백업 매체"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듯하다.
가격 면에서는 상승 추세. 7200RPM HDD 1~2TB는 1년 새 +19~21% 가격이 올랐다. 5400RPM 4~8TB 제품군도 평균적으로 약 +10% 가량 거래 가격이 상승. 한때 HDD로 채굴하는 코인이 반짝 이슈가 되면서 고용량 제품군이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는데, 고용량 HDD의 유통량이 원래 크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 따라서 HDD가 전체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것은 특정 코인 탓으로 보기는 어렵고 HDD 제조사들이 마진 목표를 조금씩 바꾸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지금 HDD 시장은 1~2TB 제품이 여전히 메인으로 팔리는데, SSD도 가격을 계속 내려서 이제 일반인들도 SSD 1~2TB를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 됐기 때문에 HDD의 경쟁력이 약해졌다. 2022년 HDD 제조사들의 제품 출하량이 30~40% 가량 줄어든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일 듯. 앞으로도 낸드플래시 메모리와 SSD의 가격이 최소 1분기 이상은 약세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HDD가 SSD와 대등하게 경쟁하려면 지금보다 가격 대비 저장공간을 더 많이 제공해야 한다.
기획 글 송기윤 / iamsong@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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