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게임사 중 하나인 넷마블이 자리한 서울특별시 구로구의 G타워에, 게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넷마블게임박물관이 지난 3월 개관했다.
넷마블게임박물관은 983.47㎡(297.50평) 규모로, 상설 전시실과 기획 전시실, 라이브러리, 플레이 컬렉션 등 알찬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박물관에는 게임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주변기기 등 약 2,100점의 소장품이 마련돼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의 유명한 기기나 게임을 만날 수 있고, 다양한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는 점도 큰 강점이다.


직접 넷마블게임박물관을 방문해 관람해 보니, 다양한 전시품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게임이 지닌 다양한 의미를 전달해주는 공간이었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곳으로 기대된다.
박물관 입구로 들어서니, 입구 벽면에는 박물관 로고가 자리하고 있었고, 주변을 감싸고 있는 게임 캐릭터 이미지가 입체적인 도트 그래픽처럼 구성되어 있어 인상적이었다. 또 한편에는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등장하는 거대한 아서스 동상이 설치돼 있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게임 전문 박물관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본격적인 관람은 '인트로시어터'에서 상영되는 약 5분가량의 짧은 영상으로 시작됐다. 영상은 관람자가 게임 속 플레이어가 되어 게임 역사를 체험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다. “놀이는 문화보다 더 오래된 것이다”라는 말처럼, 석기시대부터 시작된 놀이와 게임이 시간이 흐르며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영상에는 스톤에이지, 레이븐,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 넷마블의 다양한 게임과 캐릭터들이 활용된 점도 흥미로웠다.
인트로시어터에서 전시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넷마블문화재단 김성철 대표의 환영 인사가 이어졌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넷마블게임박물관은 '게임 역사', '게임 세상', '게임 문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게임 역사' 공간에서는 국내외 게임 산업의 발전사를 돌아보고, 게임이 시대와 사회에 끼친 영향도 살펴볼 수 있었다. 게임 산업의 전환점을 상징하는 기기들이 마련되어 있었고, 게임이 사회·기술·대중문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전시 공간에는, 컴퓨터가 대형 연구소나 대학 연구실에만 있었던 1958년, 최초의 게임인 '테니스 포 투'를 당시보다 2배 크게 재현해두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1970년대 대중을 만나기 시작한 '컴퓨터 스페이스'나 '퐁' 같은 고전 게임기도 전시되어 있었다. '마그나복스 오디세이', '아타리', '애플2' 등 실제로 보기 힘든 기기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게임기도 다수 전시되어 있었다. 'MSX', '재믹스', '아이큐 2000' 등은 물론, 8비트 게임기인 닌텐도 패밀리 컴퓨터, 16비트 게임인 슈퍼 패미컴, 세가 메가드라이브 등도 함께 전시됐다. 3D 시대를 연 플레이스테이션과 그 이후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2, 엑스박스 등 비교적 최근의 콘솔들도 준비돼 있었다.
흔히 보기 어려운 기기들도 자리했다. 애플과 반다이가 함께 만든 콘솔 게임기 '피핀' 등도 실기 상태로 전시돼 있어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보이는 수장고' 형태로 구성된 전시 공간에서는 제품의 앞면뿐 아니라 뒷면까지 살펴볼 수 있어 색다른 시각을 제공했다. 전시품들 중 상당수는 넷마블 임직원과 일반인들의 기증으로 이뤄졌으며, 현재도 기증을 받고 있다고 한다.




'게임 세상' 공간은 게임이 만들어지는 직업별 과정을 소개하는 '게임 제작 프로세스'로 구성되어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줬다. 특히 넷마블의 '제2의 나라'를 실제 사례로 활용해 몰입감을 높였다.
또한 게임 직업 가이드를 통해 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자신에게 맞는 게임 관련 직업을 알아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나만의 게임 캐릭터를 만들고 직접 플레이해보는 공간과, 게임 사운드의 역사를 들을 수 있는 '게임 사운드트랙'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게임 문화' 공간은 게임 자료를 학습하고, 추억의 게임들을 플레이할 수 있는 연구와 체험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라이브러리'에서는 과거 게임 잡지부터 게임 개발 관련 서적 등 다양한 자료가 비치돼 있었다. 벽면 한편에는 408개에 달하는 패미컴 팩이 장식되어 있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플레이 컬렉션'은 관람객들이 과거의 게임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었다. 특히 에뮬레이터가 아닌, 실제 오락실 기판과 캐비닛을 준비해 당시의 감성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이 공간은 박물관 관람 이후 관람객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장소 중 하나라고 한다. '퐁'을 실제 캐비닛으로 형태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기획 전시 공간에서는 현재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라는 이름으로, 한국 PC 게임의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홍길동전', '폭스레인저'를 시작으로 '그날이 오면', '창세기전2', '귀천도', '악튜러스', '레이디안'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현재 넷마블몬스터 대표를 맡고 있는 김건 대표의 초기작 '토막: 지구를 지켜라'도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게임에 관심이 있는 이용자라면, 가까운 도심에 자리한 넷마블게임박물관을 한번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