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에서 산불이 연중화되는 가운데, AI 기반 드론 기술이 조기 탐지와 신속 대응의 핵심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독일,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 일본 등 각국은 이미 산불 대응에 인공지능과 드론을 결합한 기술을 실전 배치하고 있으며, 한국도 더 이상 이 흐름에서 뒤처져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의 스타트업 오로라테크(OroraTech)는 AI 기반 열 감지 드론을 통해 위성 이미지와 기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 산불의 초기 징후를 기존 시스템보다 수 시간 빠르게 포착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 기술은 유럽 내 산불 다발 지역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도입되어 조기 경보와 신속한 진화 투입에 성공적인 사례를 쌓고 있다.
미국에서는 NASA X-Prize 수상 팀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이 머신러닝 기반의 예측 시스템을 상용화하고 있다. 이 드론은 자율 비행을 하며 풍속, 습도, 식생 밀도 등을 종합적으로 수집하고, AI는 연기와 열 분포를 분석해 고위험 지역을 선제적으로 식별한다. 캘리포니아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이 시스템은 이미 실제 산불 현장에 투입되어 위력을 입증했다.
캐나다 산림청은 AI 스타트업과 협업해 드론 순찰 시스템을 도입, 광활한 산림 지역을 대상으로 자동 경계망을 구축했다. 드론이 촬영한 영상은 클라우드 기반 AI 분석 서버로 전송되며, 의심 징후가 감지되면 담당 인력에 즉각 경보를 발신한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 감시를 넘어, 초동 대응 시간 단축에 기여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군사 기술을 민간에 전환하여 산불 관리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 적외선 감지 센서를 탑재한 AI 드론은 24시간 산림을 순찰하고, 국토방위청과 소방청의 데이터 시스템과 연동되어 즉시 대응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일본 또한 큐슈 지역 산악지대에서 자율비행형 AI 드론을 실증 실험 중이다. 이 드론은 실시간 열지도와 연기 패턴을 분석해 산불 발생 가능 지역을 미리 표시하며, 지역 주민에게도 실시간 알림을 보내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최근 수년간 강원도와 경상북도 등지에서 연례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력 중심의 감시 체계에 의존하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나 CCTV 등 일부 장비가 도입되긴 했지만, 드론과 AI 기반의 통합 솔루션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산불 발생이 점점 예측 불가능하고 급격해지는 현시점에서, AI 드론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국가적 재난 대응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 역시 보다 과감한 투자와 시범 운영을 통해 이 글로벌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시점이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c) 비교하고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