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의 전성기가 돌아왔다. 예스24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1월 1일~4월 10일) 만화책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2023년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촉발된 만화책 붐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장기적인 흐름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특히 만화책을 소비하는 중심층이 1020세대로 확대되며, 디지털 시대에도 종이 만화책의 존재감이 뚜렷해지고 있다.
1020세대는 기존 웹툰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실물 만화책을 구매하며 눈에 띄는 소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스24의 만화/라이트노벨 분야 구매자 분석에 따르면, 2025년 기준 1020세대가 전체 구매자 중 38.6%를 차지하며 5년 전인 2020년의 19.4%에 비해 두 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10대의 비중은 2020년 0.1%에 불과했으나, 2025년 들어 12.6%로 치솟으며 알파세대 중심의 수요 증가를 방증했다.
이러한 흐름은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2025년 예스24 ‘만화/라이트노벨’ 분야 베스트셀러 1위부터 5위까지 도서의 구매자 분석 결과, ‘팬텀 버스터즈 2’, ‘사카모토 데이즈 20·19 트리플 특전판’,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42’는 1020세대 구매 비율이 60%를 상회했다. 30년 가까이 연재된 ‘원피스’와 ‘열혈강호’를 제외하면 대부분 최근 애니메이션 공개와 맞물린 신작들이다.
OTT 플랫폼에서의 노출도 만화책 판매에 강력한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카모토 데이즈’는 2025년 1월 애니메이션이 방영된 이후 대중적 인기를 얻으며 만화책 판매량이 급증했고,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는 2024년 애니메이션 시즌 7의 인기를 발판 삼아 2025년 베스트셀러 5·6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일본 애니메이션의 국내 OTT 공개 시점과 만화책 판매 상승 시점이 일치하는 경향은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 ‘귀멸의 칼날’ 시즌 1이 2021년 OTT에서 인기를 끌자, 원작 만화는 해당 연도 베스트셀러 1위부터 24위까지를 모두 장악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스파이 패밀리’, ‘체인소 맨’, ‘최애의 아이’ 등이 같은 경로를 밟았다.
굿즈 수집 열풍 또한 만화책 시장을 견인하는 요소다. 트리플 특전판, 아크릴 굿즈 한정판 등 한정 수량으로 발매되는 특별판은 예약판매 개시와 동시에 ‘오픈런’을 유발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책갈피’, ‘포토 카드’, ‘키링’, ‘아크릴 스탠드’ 등 다양한 형태의 굿즈가 만화책과 함께 제공되며, 2025년 상위 10위권 도서 모두가 첫날 판매량이 가장 높았던 점은 이러한 경향을 방증한다.
한편, SNS에서 ‘밈’으로 회자된 작품들도 판매량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와야마 야마 작가의 ‘빠졌어, 너에게’다. 해당 작품은 X(구 트위터)에서 57만 회 이상 조회된 장면으로 유명세를 타며 팬층을 확보했고, 이후 출간된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上’과 ‘여학교의 별 3’도 종합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했다. 최근 예약판매가 시작된 ‘여학교의 별 4’는 출간 직후 2025년 4월 2주차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오르며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예스24 권문경 만화/라이트노벨 PD는 “최근 만화 시장의 베스트셀러는 콘텐츠의 최전선에 있는 1020세대의 손에서 탄생한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전까지는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만화가 일상적인 콘텐츠로 변화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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