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2가 공개되자 게임엔진 업계도 바빠졌다.
지난 4월 2일, 닌텐도가 닌텐도 다이렉트를 통해 차세대 콘솔 ‘스위치2’를 전격 공개했다. 스위치2는 7.9형의 큰 디스플레이, 256GB의 본체 저장 메모리, 1920x1080px과 HDR을 대응하는 등 이전 모델 대비 향상된 성능을 보여주는 기기다.

현재 스위치2는 내수용과 글로벌 출시 버전 간의 큰 가격 차이, 기존 이용자들이 사용하던 메모리의 지원 중단 및 microSD Express 카드만을 지원하는 정책 등으로 여러 논란에 휩싸여 있지만,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로빈 주가 스위치2 출시 초기 물량만으로도 600만~800만 대의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전망할 만큼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게임 엔진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개발자 및 게임 스튜디오들을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스위치2와의 호환성 강화 및 기술 지원 확대에 나서고, 스위치2 게임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니티(Unity)는 닌텐도 스위치2 발표 당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스위치2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유니티는 차세대 플랫폼에 최적화된 렌더링 기술과 성능 개선 기능은 물론, 멀티플레이어 시스템과 개발자 편의성을 대폭 강화한 지원책을 내놨다.

특히 유니버설 렌더 파이프라인(URP), 시공간적 후처리(STP), GPU 상주 드로어 등 다양한 기술을 통해 그래픽 품질을 높이고 콘솔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고, 기존 스위치보다 한층 개선된 멀티플레이어 기능과 함께 스위치2 전용 개발 문서도 제공해 빌드와 최적화 과정을 더욱 수월하게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 유니티6의 새로운 입력 시스템, 빌드 프로파일, 증분 빌드 파이프라인과의 완벽한 호환을 통해 기존 스위치 게임을 스위치2로 손쉽게 이식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눈에 띈다.
이와 함께 유니티는 스위치2 전용 게임 개발에도 직접 뛰어들었다. 닌텐도 스위치2 공개 직후, 코나미와 협력해 스위치2 독점 신작 ‘서바이벌 키즈(Survival Kids)’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한 것.

서바이벌 어드벤처인 ‘서바이벌 키즈’는 유니티6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된 첫 게임으로, 유니버설 렌더 파이프라인(URP), 넷코드를 포함한 엔진 핵심 기능은 물론, 로비(Lobby), 릴레이(Relay) 등의 라이브 플레이 서비스까지 적극 활용됐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니티 엔진 제품 관리 부사장 아담 스미스는 “코나미와의 협력을 통해 유니티의 기술을 실전에 적용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는 앞으로 엔진의 품질을 더욱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에픽게임즈도 언리얼 엔진을 통해 본격 대응에 나섰다. 에픽은 스위치2 대응을 위해 언리얼 엔진 4와 5 모두에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기능 업데이트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언리얼 엔진의 최신 기술인 ‘나나이트(Nanite)’와 ‘루멘(Lumen)’을 스위치2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나이트는 고해상도 메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렌더링하는 가상화 지오메트리 시스템으로, 사실적인 디테일을 실시간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루멘은 실시간 글로벌 일루미네이션과 반사 기능(빛이 반사되는 것까지 구현해, 어두운 그림자도 반사광으로 밝아지는 표현)을 제공해 사실적인 빛 표현을 가능하게 한다.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한 개발자는 “스위치2 사양 정도면 언리얼 엔진의 최신 기술도 활용 가능할 듯하다. 언리얼 엔진은 다플랫폼 지원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 개발자 입장에선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에픽게임즈는 자사의 간판 게임인 포트나이트를 스위치2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게임 엔진 시장을 유니티와 언리언 엔진이 상당수 점하고 있긴 하지만, 게임메이커(GameMaker)와 같은 소규모 엔진도 스위치2 지원 소식을 알렸다. 참고로 게임메이커는 ‘언더테일’, ‘델타룬’, ‘카타나 제로’, ‘피자타워’ 등에 활용된 무료 게임 엔진이다.
지난 2일 게임메이커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닌텐도와 협력하여 게임메이커에서 제작한 게임을 스위치2로 바로 내보낼 수 있도록 기능을 마련해 뒀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능은 스위치가 출시되는 첫날부터 이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게임메이커의 대표인 러셀 케이는 “이번 스위치2 지원을 통해 게임메이커의 다채로운 게임들을 차세대 콘솔 이용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