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와 제네시스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이상엽 부사장이 최근 뉴욕 오토쇼 현장에서 진행된 Motor1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대차 디자인 철학을 공개했다. 이 부사장은 "디자이너는 제품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될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며,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 기능성과 사용성을 중시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자인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햅틱 버튼은 멋있어 보일 수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좋은 기능이라 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2026년형 팰리세이드 실내에는 이러한 철학이 구체적으로 반영됐다. 차량에는 터치 스크린 기반의 2차 공조 기능이 적용됐지만, 온도 조절은 물리적인 노브를 사용하며, 인포테인먼트와 주행 모드 변경을 위한 별도의 물리 버튼도 마련돼 있다. 스티어링 휠과 사이드 미러 조작 역시 실질적인 버튼을 통해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센터 콘솔 앞단은 운전자가 손을 편하게 얹고 조작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운전 중 어깨를 들썩이거나 시선을 돌리지 않고 설정을 변경할 수 있으며, 도로를 주시한 상태로도 조작이 가능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팰리세이드는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을 대시보드 트림 아래에 배치해 눈부심을 줄였다. 단순한 시각적 배치가 아니라, 실질적인 운전 편의성과 안전성을 고려한 설계다.
이상엽 부사장은 팰리세이드를 '가족을 위한 차'로 정의했다.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가고, 다양한 활동을 소화하는 고객들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복잡하지 않고 쉽게 운전할 수 있도록 설계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외관 디자인에서도 실용성이 고려됐다. 팰리세이드는 실내 공간 확보에 유리한 전통적 투박스 SUV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창문의 곡률(텀블홈)을 세밀하게 조정해 머리 공간을 더욱 확보했다. 언뜻 보기에 눈에 띄지 않지만, 실사용자에게 분명한 차이를 느끼게 하는 디테일이다.
이 부사장은 과거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의 대화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주지아로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작품이 무엇인지 질문했으며, 화려한 스포츠카가 아니라 초대형 소형차인 피아트 판다를 꼽았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사람들의 일상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디자인이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팰리세이드를 통해 보여준 디자인 접근은 단순히 외관이나 기술의 진보에 머물지 않는다. 대형 SUV 시장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한 세그먼트로, 실내 공간성, 사용 편의성, 안전성이 구매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팰리세이드는 이러한 본질적 요구를 충족시키려는 방향으로 설계되었으며, 이는 현대차가 향후 글로벌 SUV 시장에서 브랜드 신뢰도와 제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과도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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