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지역의 평범한 횡단보도에서 기묘한 현상이 포착됐다. 보행자들이 버튼을 누르면 들려야 할 안내 음성 대신,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의 목소리를 흉내 낸 AI 음성이 흘러나온 것이다. 누군가가 공공 시스템을 해킹해 첨단 기술로 장난을 친 셈이다.
이 해프닝은 팔로알토, 멘로파크, 레드우드시티 등지에서 동시에 발생했다. 시민들이 버튼을 누르자 “사이버트럭은 횡단보도도 자율 주행할 수 있어요” 같은 농담이 들렸고, 어떤 버튼에서는 "이 횡단보도는 이제 메타버스의 일부입니다"라는 식의 풍자 메시지가 나왔다. 목소리는 AI 기반 딥페이크 기술로 생성된 것으로 분석되며, 실제로는 머스크나 저커버그 본인의 목소리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은 소규모 도시의 스마트 시티 시범 사업 중 하나로, 음성 기반 보행자 알림 기능을 실험적으로 탑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보안이 허술했던 탓에 외부 침입자가 시스템에 접근해 AI 음성을 삽입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문제의 횡단보도 안내 시스템을 즉시 비활성화했고, 현재 보안 강화를 위한 점검을 실시 중이다. FBI와 주 정부 사이버 보안 담당 부서가 공동 조사를 진행 중이며, 아직 구체적인 해커의 정체나 침입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무섭다, 웃기다, 허탈하다”를 오가는 감정을 표현하며 SNS에 해당 장면을 공유했고, 일부는 AI 기술이 공공 시스템에 너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AI 오용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공공 인프라에 AI 기술을 적용할 때는 철저한 보안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난이었기에 다행이지만, 이와 같은 사건은 향후 더 정교하고 위험한 공격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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