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 브랜드가 이번 서울모빌리티 쇼에서 컨버터블 제네시스 X 그란 쿠페와 컨버터블을 공개했습니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처음으로 컨버터블 콘셉트 카를 공개했던 게 2년 2개월 전이었던 2023년 2월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더 양산형에 가까워진 제네시스 그란 쿠페와 컨버터블이 등장했습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그란 쿠페와 컨버터블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G90을 바탕으로 했다고 합니다. 그 이전에 대형 차체를 가진 쿠페의 콘셉트 카로써 X 쿠페 콘셉트와 X 스피디움 쿠페 콘셉트를 내놨었고, 2년 전에 X 컨버터블 콘셉트를 내놨었습니다.

대체로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는 일종의 상징처럼 모두 2도어 쿠페와 컨버터블 차량을 가지고 있어서 쿠페나 컨버터블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필수 차종이라고 이야기됩니다.

쿠페나 컨버터블은 국내 시장에서는 수요가 극히 적지만, 이건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2도어 쿠페와 컨버터블의 수요는 많지 않지만, 그 대신 얼마나 개성 있고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차량이기 때문에, 프리미엄 브랜드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아직 제네시스 브랜드에는 양산형 쿠페나 컨버터블이 없고4도어 세단과 5도어 SUV 등의 실용 모델만 있어서 글로벌 관점의 고급 브랜드라는 위상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X 시리즈로 쿠페와 컨버터블 콘셉트 모델을 내놓기 시작했고, 이번에 좀 더 양산형의 느낌의 컨버터블이 공개된 것입니다.

제네시스 X그란 컨버터블은 지붕이 접히는 구조이기는 하지만, 열린 상태로만 전시돼서 닫혔을 때의 컨버터블 지붕의 재질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긴 합니다.
2년 전의 컨버터블 콘셉트에서는 하드탑 컨버터블로 공개했었습니다. 즉 철제(로 보이는) 재료로 만들어진 지붕이어서 닫힌 상태에서도 매끈한 지붕 실루엣을 보여줬었습니다.

대체로 직물로 만들어진 컨버터블 지붕은 직물 아래에 있는 철 구조물 프레임 등으로 지붕 면 자체에도 굴곡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더러는 이음매 부분이 밀착되지 않아서 고속에서 풍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하드탑 컨버터블 차량이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건 아니기도 합니다. 커다란 지붕 구조물이 무거운 데다가 그걸 모터로 작동시키는 메커니즘이 복잡하고, 그런 구조물과 커다란 지붕 패널의 수납 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트렁크 공간이 거의 없어서 실용성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튼 이번에 공개된 제네시스 X 그란 컨버터블은 쿠페와 함께 공개됐고, 또 실내의 구성이나 만듦새가 양산형 차량의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G90의 쿠페와 컨버터블 버전으로 나올 것처럼 보입니다.

차량에 적용된 휠과 타이어는 265R30/22크기입니다. 벤츠 마이바흐 세단도 20인치 휠이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가장 큰 휠이고, 그 이상의 크기는 딜러 옵션이기에 제네시스 그란 쿠페와 컨버터블이 22인치 규격으로 양산된다면 아마도 양산 차량의 기본 휠로는 가장 큰 게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해 봅니다.
물론 22인치에 편평비가30규격의 타이어는 시각적으로 건장한 인상을 주지만, 승차감을 얼마간 양보해야 하는 건 있을 것입니다.

제네시스 X 그란 컨버터블의 실내에서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현재의 G90과 매우 비슷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뒷좌석은 센터 터널을 기준으로 둘로 나뉘어 있어서 전체의 좌석 구성은 2+2입니다.
앞 좌석은 좌석 벨트 일체형의 설계로 보이며, 뒷좌석 승객을 위한 모니터도 설치돼 있습니다. 그리고 뒷좌석 이후의 데크와 차체 트렁크 리드와의 연결부분은 매끄러운 내장재 커버로 연결돼 있습니다. 물론 이 구조는2년 전에 공개됐던 콘셉트 카와 거의 같습니다.

제네시스 X그란 쿠페와 컨버터블의 앞 모습은 기존의 G90세단의 앞 모습을 슬림하게 바꾼 인상입니다. 2년 전의 콘셉트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이미지로 재해석한 주간주행등을 보여줬었습니다. 그렇지만 범퍼의 이미지 구성은 2년 전의 콘셉트카 형태를 거의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X컨버터블 콘셉트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양산형에서는 그 감각을 이어받는 디자인 전개 방법인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최초의 자동차는 마차를 이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1920년대까지는 대부분의 차량이 고정된 지붕이 없는 컨버터블 구조였습니다. 이후 대량생산 시대가 되면서 차량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들기 위해 단순한 구조의 철제 지붕을 가지게 됐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컨버터블 차량은 사실상 경제성이나 효율성보다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목적으로 만드는 일종의 기호품(嗜好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고급 제품인 것입니다. 한편으로 고급 제품의 또 다른 특징은 그것을 만드는 브랜드의 위상에 따라 그 평가가 좌우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그 브랜드 자체만이 아니라, 그 브랜드가 속한 국가의 위상과도 크게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선진국의 브랜드만이 고급 제품으로 인정받는 게 보통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최근의 현대자동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위상이나 평가가 글로벌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건 물론 현대자동차의 품질 향상과 기술개발이 바탕이 된 것이겠지만, 그 이면에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바탕이 돼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가 맞이하는 2025년의 새 봄이 우리 국민 모두와 한국, 그리고 한국 자동차의 봄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며, 이 봄기운이 더욱 발전해 나가는 발판이 되기를 바래 봅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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