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1일, 비가 추적이는 상하이 푸둥 신구. 습하고 무거운 공기 속에서도 BMW 익스피리언스 상하이에는 수백 명의 취재진들이 모여들었다. 이날 BMW는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고성능 시험 차량, 'BMW 비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행사는 45,000m²(약 13,613평)에 달하는 대규모 공간에서 진행됐다.
입장 절차를 거쳐 손목에 붉은 띠를 착용한 참석자들은 먼저 BMW 3시리즈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클래식 모델 7대와, 중국 전용 롱휠베이스 X3 모델을 관람했다. 한편, BMW 아트카 월드 투어에 사용된 클래식 아트카 20종의 대형 사진도 전시돼 시선을 끌었다.

행사장 중심부에는 트랙과 초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었으며, 스크린은 BMW 노이어 클라쎄에 적용될 중앙 터치스크린 디자인을 본떠 제작됐다. 메인 컬러로 사용된 보라색 조명은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스탠드를 중심으로 펼쳐진 퍼포먼스는 시작부터 압도적이었다. 짧은 영상이 끝나자, BMW M4와 M2 모델, 그리고 이날의 주인공인 'BMW 비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토타입이 등장해 역동적인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펼쳤다. 타이어가 트랙을 갈아내는 소리와 고무 타는 냄새가 현장을 가득 메웠다. 특히 비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는 드리프트를 하며 등장,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후 고속 주행, 차선 변경, 급경사로 오르기, 고속 코너링 등의 퍼포먼스가 이어졌으며, 기능이 하나씩 소개될 때마다 관객들은 큰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BMW 비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는 곧 출시될 BMW 노이어 클라쎄의 기술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시험 차량이다. 양산 모델은 일부 디테일이 수정될 예정이지만, 큰 틀에서는 이번 프로토타입의 특징을 유지할 전망이다.

가장 큰 특징은 초고속 중앙 제어 컴퓨터 'Heart of Joy'의 탑재다. Heart of Joy는 구동, 제동, 회생 제동, 일부 조향 기능까지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기존 대비 10배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자랑한다. 이 시스템은 차량 주행 중 발생하는 다양한 물리적 변수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개별 바퀴의 브레이크와 모터 출력을 즉각 조정해 주행 안정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또한 회생 제동 비율은 약 98%에 달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부드럽게 감속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기존 아키텍처 대비 25% 향상된 에너지 효율을 실현했다.
디자인 면에서도 미래지향적 요소가 강조됐다. 차량 외관은 특별한 자체 발광 특수 도료로 마감되어, 어두운 공간에서는 녹색과 노란색 계열의 빛을 발산하고, 밝은 곳에서는 흰색과 핑크빛으로 변한다. 차량의 키드니 그릴은 한층 길고 얇게 디자인됐으며, 헤드라이트는 사실상 전면 범퍼와 통합된 형태다. 후면부에는 자외선에 반응하는 '매직 필름'이 적용되어, 주행 중에도 빛의 그라데이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BMW 비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의 성능은 현장에서 직접 확인됐다. 전문 드라이버 옌스 클링만은 경사로 아래에서 출발해 55도의 급경사를 단번에 오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도 차량은 안정적인 접지력을 유지했으며, Heart of Joy 시스템이 모터 출력을 상황에 맞춰 조정해 경사를 매끄럽게 통과했다.

차량의 최대 토크는 18,000Nm(약 1,835kg·m)로, 이는 F1 경주차 수준에 필적하는 수치다. 능동형 공기역학 시스템을 통해 최대 1.2톤의 다운포스를 발생시키며, 최대 3g의 횡가속력을 견딜 수 있다. 이는 일반 도로 주행 차량에 요구되는 성능을 크게 초월하는 수준이다.

BMW 그룹의 요한 골러 부회장은 "BMW 그룹 역사상 가장 강력한 프로토타입"이라고 평가했으며, 숀 그린 BMW 차이나 CEO는 "BMW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감정적인 경험을 창출한다"고 강조했다. 옌스 클링만 드라이버는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힘이 폭발했다"며, "BMW의 독창적인 주행 시스템과 미래 모델의 역동성을 완벽히 증명했다"고 밝혔다.

비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는 양산되지 않지만, BMW 노이어 클라쎄 전기차 라인업에 적용될 주행 기술과 디자인 언어를 미리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가 됐다.
결국 이번 상하이 공개는 BMW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을 통해 전기차 시대에도 '운전의 즐거움'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준 자리였다. 상하이오토쇼 개막에 앞서 열린 이 프라이빗 행사에서 BMW는 미래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기술력과 브랜드 철학을 강하게 각인시켰다.
사진 : 한국자동차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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