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23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 챔피언 에인절 인(미국)이 1라운드 티오프 3분 전에 고용한 현지 캐디의 도움을 받아 우승한 사실이 화제다.
인의 전담 캐디 미셸 심프슨은 인과 함께 태국에 왔지만 1라운드 시작 전에 갑자기 몸이 아파서 도저히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다급해진 인은 매니저한테 캐디를 맡기려 했지만 금세 포기했다.
여성 매니저는 인의 캐디백을 들어보려다 쓰러지고 말았다.
인은 "내 캐디백이 유난히 무겁다. 캐디백 무게가 매니저 몸무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인은 급히 현지 캐디를 물색한 끝에 샥차이 시리마야에게 백을 맡겼다.
인은 우승 기자 회견에서 "절박했다. 정말 1라운드 티오프 3분 전이었다"고 당시 다급했던 사정을 설명했다.
샥차이가 일본 시니어 투어와 아시안투어에서 선수들의 백을 멨던 경력을 지녔다고 소개하자 당장 계약했다.
막상 경기에 나서자 샥차이는 더할 나위 없이 노련하게 인을 보좌했다.
인은 "정말 노련했다. 상황을 잘 파악했다. 코스도 정말 잘 알더라. 그보다 더 훌륭한 임시 캐디는 없을 것"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인은 "그런 훌륭한 캐디를 갑자기 구할 순 없는 것 아니냐"며 자신이 샥차이를 만난 건 큰 행운이었다고 밝혔다.
대회 최소타 기록(28언더파 260타)을 세운 건 샥차이의 도움이 큰 몫을 했다는 자평이다.
인은 과거 인터뷰에서 "그린을 읽는 게 서툰 편이라서 캐디의 도움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가 언제나 최고의 캐디와 함께한 이유다.
주니어 시절에는 어머니 미셸 류가 캐디를 맡아줬지만 프로가 되어서는 매슈 갤러웨이, 션 클루스, 크리스 매키, 마커스 젝먼 등 노련한 캐디를 주로 고용했다.
지금 전담 캐디인 심프슨은 브리트니 린시컴(미국)의 캐디였다가 린시컴이 은퇴하자 인과 계약했다.
엡손 투어에서 뛰었던 선수 출신 심프슨은 선수 때 경험을 토대로 인을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정작 이번에 우승할 때는 힘을 보태지 못했다.
인이 받은 우승 상금은 22만5천 달러(약 3억2천206만원)인데 임시 캐디 샥챠이에 캐디피로 얼마나 지급한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전담 캐디였다면 인은 정해진 기본급 말고도 3천만원이 넘는 보너스를 지급했을 것으로 보인다.
kh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