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의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가 2024년 11월 21일 미국 파산법(챕터 11) 보호를 신청했다. 중국산 저가 배터리와의 경쟁에서 밀린 데다 자체 공장의 대량 생산 체제 구축 지연으로 현금 흐름이 악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럽이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 자체 배터리 제조업체를 육성하려던 계획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챕터 11 신청은 텍사스주 미국 파산 법원에 제출됐다. 본사는 스웨덴에 있지만, 노스볼트는 미국에 자회사와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법적 요건을 충족했다. 회사는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재건하기 위해 챕터 11 절차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노스볼트는 앞으로 모금된 1억 4,500만 달러를 사업 재건에 사용할 계획이다. 같은 날, 스웨덴 상용차 업체 스카니아는 회생 중인 기업에 운전자금을 지원하는 DIP 파이낸싱 형태로 노스볼트에 1억 달러를 출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톰 존스턴 노스볼트 회장은 "고객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사업 재건을 위한 자발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기존 스웨덴 북부 스켈레프테오의 배터리 공장과 연구소 운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스볼트는 2016년 테슬라 전직 임원들이 설립한 회사로, 폭스바겐, BMW,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등이 투자한 프로젝트였다. 이 회사는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중국산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응하고자 했지만, 양산 체제 구축에 어려움을 겪었다.
16GWh의 생산 능력을 목표로 했던 스켈레프테오 공장은 수율 문제로 인해 생산량이 1GWh 안팎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유럽 전기차 시장의 판매 부진도 실적 악화를 부추겼다. 지난 6월, 투자자였던 BMW는 약 20억 유로에 달하는 배터리 주문을 취소하기도 했다.
노스볼트는 9월 말 전체 인력의 23%인 1,6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으며, 스켈레프테오 공장 확장과 배터리 소재 공장 건설 계획도 동결했다. 이 기간 동안 투자자 및 금융 기관과 자발적 구조조정 가능성을 논의했지만, 스웨덴 정부와 주요 고객사인 볼보자동차 등이 재정 지원을 꺼리면서 결국 챕터 11 신청에 이르게 됐다.
노스볼트의 위기는 유럽 배터리 산업이 직면한 현실적인 도전과 중국산 배터리 공세에 대한 대응 부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