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보 ES90에 대한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땐 EX90의 세단형 모델일 뿐,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는 차량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두 번째 티저가 공개되면서 이런 예측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볼보는 ES90이 새로운 전기차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 면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ES90의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700km에 달한다. WLTP 수치가 국내 주행거리 측정 기준보다 길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WLTP 기준으로 EX90 SUV가 614km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개선이다. 그러나 ES90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주행거리 증가가 아니다.

볼보는 ES90에 800V 전기 아키텍처를 적용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대부분의 전기차는 400V 시스템을 사용하지만, 포르쉐 타이칸, 테슬라 사이버트럭, 루시드 에어, 현대·기아·제네시스 전기차(코나 및 니로 제외)와 같은 일부 모델만이 800V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800V 시스템은 더 높은 충전 속도를 제공하면서도 과도한 전류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전선이 두꺼워질 필요가 없다. 이 덕분에 차량의 무게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충전 속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800V 전기차는 10~80% 충전 시간을 20분 이내로 단축하고 있다.

볼보는 ES90이 최대 350kW의 충전 속도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800V 시스템을 사용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보통 225kW 수준에서 충전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다만, 볼보가 발표한 10~80% 충전 시간은 20분으로, 현대·기아·제네시스 차량보다 소폭 느릴 것으로 보인다.
800V 시스템의 또 다른 장점은 차량 경량화다. 전압이 높아지면 전류량을 줄일 수 있어 전선을 더 가늘게 만들 수 있고, 전기 모터의 무게도 줄일 수 있다. 또한 발열 손실이 줄어들어 전체적인 효율성도 증가한다. 다만, ES90의 배터리 용량과 지역에 따른 주행거리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볼보가 실제로 얼마나 큰 기술적 발전을 이루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볼보는 EX90이 출시 지연과 품질 문제로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한 가운데, ES30의 저가형 모델마저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 100% 관세 부과 정책으로 인해 출시가 무산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세단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ES90은 볼보가 전기차 기술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S90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둘지는 3월 3일 공식 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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