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시장조사회사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는 2025년 3월 26일 발표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자동차 수입 관세 인상 조치가 본격 시행될 경우 미국 내 신차 가격이 최대 2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망이 관세로 인한 비용을 흡수하지 못할 경우 소비자 가격에 직접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콕스는 2025년 미국 신차 판매 전망치를 기존 대비 4% 낮춘 1,56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번 전망은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발표한 수입차 25% 고정 관세 부과 방침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트럼프는 오는 4월 3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대해 25%의 고정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며, 해당 조치에는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인 멕시코와 캐나다도 예외 없이 포함된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나단 스모크는 “관세는 단순한 가격 인상을 넘어 북미 자동차 생산에 직접적인 차질을 빚고, 이는 심각한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 10곳의 연간 추가 부담은 약 5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이미 부과된 기존 관세를 포함한 수치다. 특히 제너럴모터스(GM)의 관세 부담은 약 133억 달러로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들여오는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만 해도 약 280억 달러에 달하며, 여기에 부품 관세까지 포함될 경우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관세 조치는 공급망 전반에 걸쳐 파급력을 가질 뿐만 아니라, 주요 수출국으로부터의 보복 관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기준,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 가운데 일본산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8.3%에 달한다. 따라서 일본 제조사들의 가격 경쟁력 약화와 함께 미국 내 점유율 하락도 우려된다. 한국산 제품도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기 때문에, 현대자동차그룹의 대응 전략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미국 시장을 겨냥해 약 21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으나,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한국산 차량에 대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투자 효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중장기 대응 전략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편, 신차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미국 중고차 시장은 되레 호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2025년 2월 미국 내 중고차 판매량이 전월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고 밝혔다. 관세 부담이 없는 중고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단기적으로 시장의 중심이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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