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차와 일정거리 유지 자동주행 가능
전방장애물 나타나면 속도 줄여
차량 앞부분에 레이더 장착해야
가다서다 반복 도심구간서 유용
자동차에 전자기술이 빠르게 접목되면서 기존 자동차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능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장(電裝) 기술이라고 흔히 얘기하는데, 여기서 전장은 `전자장치'의 줄임말입니다.
그동안 벤츠, BMW 등 해외 고급 자동차 메이커에서만 양산차에 적용해왔던 첨단 전장기술들이 현대,기아차 등 국내 메이커가 조만간 양산할 고급 차량에도 속속 채택될 예정입니다. 그 가운데 현대차가 올 연말쯤 출시할 예정인 고급 세단 `제네시스'에 채택될 예정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Adaptive Cruise Control)이라는 기술에 대해 미리 살펴보겠습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란 가= 이 기능은 해외 고급차 모델 상당수에 적용돼 있는 기술인데요. 메이커에 따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등의 명칭으로 불리며, 모두 같은 기술입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설명하기에 앞서 우선 `크루즈 컨트롤'이라는 기술을 먼저 이해해야 하는데요.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가 엑셀 페달을 밟지 않아도 일정 속도로 계속 주행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입니다. 이는 자동차 엔진을 제어하는 아주 작은 컴퓨터(ECU;Electronic Control Unit)가 운전자가 누르는 버튼의 전자신호를 받으면 일정 속도의 엔진 작동을 위한 연료주입과 공기흡입량 등을 알아서 조절해주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그러나 크루즈 컨트롤은 무조건 일정속도로만 달리기 때문에 운전자가 주의를 게을리 하면 사고가 날 수 있겠죠. 이에 반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일정 속도로 달리다가 전방에 다른 차량 등 장애물이 나타나면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앞 차량과 일정거리를 유지하면서 자동 주행케 하는 기술이어서 더욱 진보된 기술이라 하겠습니다.
또 크루즈 컨트롤은 일정 속도로 계속 직진만 하지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앞차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좌우 약 15도 범위 내에서 좌우로 움직이는 앞차를 따라 방향을 바꾸며 자동주행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앞차가 서면 따라 서고, 앞차가 빨리 달리면 따라서 빨리 달리기 때문에 운전자는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 편안히 앉아만 있으면 되는 것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급한 커브길이나 언덕길에서도 작동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운전자는 전방을 예의 주시해야 합니다.
크루즈 컨트롤은 1958년 미국 크라이슬러가 처음 도입한 기술인데, 직선도로가 많고 장거리 운전이 일반화돼 있는 미국 땅에서 아주 유용한 기술이겠습니다만, 국내 도로사정에는 다소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경우,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구간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썩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겠습니다.
◇기본 원리=크루즈 컨트롤은 주로 엔진 제어장치(ECU)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엔진 ECU를 비롯해 조향 ECU, 제동 ECU 등 각 ECU와 이를 제어하는 중앙 ECU 등과 긴밀히 신호를 주고받으며 기술을 구현하게 됩니다.
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술을 구현하려면 차량 앞부분에 레이더를 장착해야 하는데요. 이는 앞차와 일정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레이더로 전방 차량의 거리와 위치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 레이더는 레이저를 쏘아 앞차에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재서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과 전자파를 쏘아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레이더에서 측정된 앞차와의 거리가 가까우면, 자동차는 스스로 제동 ECU에 신호를 보내 브레이크를 작동하라는 지시를 내리게 됩니다. 또 앞차가 오른쪽 차선으로 변경하면, 레이더가 이를 감지해 조향 ECU에 신호를 보내 스티어링휠을 오른쪽으로 틀라는 지시를 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또 앞차가 가속을 하면 엔진 ECU에 신호를 보내서 엔진 작동을 더욱 빠르게 하도록 하는 것이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술은 특히 자동차 안전기술로도 각광을 받을 전망인데요. 예를 들어 갑작스런 앞차의 제동에도 차가 스스로 빠르게 브레이크를 작동시키기 때문에 사고 위험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타임스 김승룡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