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유저라면 누구나 쾌적한 상태에서 게임을 즐기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쾌적한 상태에서 게임을 한다는 것은 추상적인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게임을 위해 최적화된 PC와 네트워크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MMORPG가 다시금 유저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바로 ‘패스트핑’이다.

이미 코어 유저들 사이에서 ‘패스트핑’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프로그램의 하나가 됐다. 특히 최근에는 유저들이 PC방 업주들에게 ‘패스트핑’ 설치를 요구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PC방 업주들은 검증되지 않은 프로그램을 설치하기에는 꺼림칙하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패스트핑’이란 과연 어떤 프로그램인지 이번 시간을 통해 알아볼까 한다.
▲ MMORPG 코어 유저들이 주로 사용하는 '패스트핑' (설치과정 캡쳐 사진)
게임 반응 속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
유저들 사이에서 ‘패스트핑’이 각광받는 이유는 바로 MMORPG 장르에서 효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초라는 시간 동안 정상적인 시스템에서 1회의 스킬만 사용할 수 있다면 ‘패스트핑’을 이용할 경우 캐릭터의 모션이 짧아지면서 2회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패스트핑’이 스킬 재사용 시간을 줄여주는 이유는 레지스트리 값을 수정해 Windows의 네트워크 환경을 게임 이용에 최적화시켜주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면 Windows의 인터넷 패킷 응답속도를 보다 빨리 대응하도록 수정해 결과적으로 RPG의 스킬 시전 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패스트핑’ 외에도 ‘옵티마이저’ 등 2~3가지의 프로그램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레지스트리 정보를 수정한다는 공통점이 가지고 있는데, 코어 유저들은 직접 레지스트리 정보를 수정하기도 한다.
현재 ‘패스트핑’을 이용해 스킬 시전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MMORPG는 3~4개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스트핑’이 PC에 미치는 영향은?
PC방 업주들에게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패스트핑’이 PC와 네트워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는 것이다. 실제 ‘패스트핑’을 설치한 이후 네트워크가 전반적으로 느려졌다는 업주들도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컴퓨터 유지ㆍ보수 업체의 한 관계자는 “‘패스트핑’이 MMORPG에서 효과가 있는 것은 이미 유저들이 직접 검증했기 때문에 확실하다. 하지만 같은 네트워크 내에서 사용자가 많아질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100대의 PC를 보유한 PC방에서 100대 모두 ‘패스트핑’을 이용하면 대역폭에 과부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네트워크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100대의 PC가 모두 ‘패스트핑’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대역폭이 낮으면 과부화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PC방에서 ‘패스트핑’을 이용하는 고객이 100%가 될 수 없고, 대역폭 역시 안정적이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PC방에서 ‘패스트핑’을 설치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패스트핑’을 둘러싼 게임 ‘핵’ 논란
‘패스트핑’은 PC방 업주들 뿐 아니라 일반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도 ‘핵 프로그램’ 논란에 휩싸여 있다. 각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게임사가 불법으로 규정했다는 말들이 번지고 있으며, ‘핵 프로그램’이라는 의견과 아니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상태다.
‘핵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본다는 게임 유저들은 게임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을 하고 있으며, 반대파 유저들은 Windows의 자체 기능에서 지원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게임사가 제재를 가할 명분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패스트핑’이 이용되고 있는 한 게임사의 관계자는 “현재 ‘패스트핑’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앞으로 게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지켜보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공식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다.
‘패스트핑’, 설치해야 하는 것인가?
현재 자동 복구 프로그램을 사용 중인 PC방에서는 ‘패스트핑’을 사용할 수 없다. PC를 재부팅해야 Windows에 수정된 설정이 적용되지만, 자동 복구 프로그램으로 인해 재부팅을 하면 초기 설정으로 복원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고객들이 PC방 업주들에게 ‘패스트핑’을 설치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PC방 업주들은 아직 불안요소가 남아있다고 판단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가 힘든 상태다.
그러나 아직은 ‘패스트핑’으로 인해 큰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례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PC방을 전문으로 관리하는 컴퓨터 유지ㆍ보수 업체의 관계자들도 PC방 업주의 요구가 있을 경우 ‘패스트핑’을 담은 원본 하드를 제작해 주고 있다.
각 PC방 업주들은 매장의 상황과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패스트핑’을 설치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컴퓨터 유지ㆍ보수 업체 등 전문가의 견해를 듣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이러브PC방 이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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