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발표와 동시에 수많은 화제거리를 낳았던 애플의 새 아이팟 터치. 과연 얼마만큼 달라졌을까?
국내에는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만큼 그 변화를 직접 체감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해외의 분해·수리 전문 사이트 'ifixit.com'에 의해 새 아이팟 터치의 속살이 드러나 사용자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http://www.ifixit.com/Teardown/iPod-touch-3rd-Generation/1158/1)
'ifixit'은 총 16단계에 걸쳐 새 아이팟 터치를 낱낱이 분해했다. 숙련된 이가 아니면 분해 시 파손될 우려가 있으니 따라하지 않기를 바란다. (고장난 아이팟 터치가 있다면 말리지 않겠다)
먼저, 인터넷 속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새 아이팟 터치는 브로드컴 BCM4329 칩셋을 장착했으며 이 칩셋은 802.11n 무선랜을 지원한다고 한다. 이것이 새 아이팟 터치의 가장 획기적인 변화인데, 아이폰 3GS는 BCM4325를 채용해 802.11n 무선랜을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802.11a/b/g만 지원) 아직 802.11n이 소프트웨어 상 지원됐는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하드웨어적으로는 지원 가능하다.
블루투스는 2세대에서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뤄졌던 것과 달리 기본 지원되며 버전은 블루투스 2.1+EDR이다. 또한 FM 라디오 리시버와 트랜스미터가 추가돼 이론적으로는 새 아이팟 터치의 음악을 차량용 스피커를 통해 즐길 수 있을지 모른다.

< 사진 출처:www.ifixit.com >
32GB와 64GB 상단에는 카메라를 위한 공간으로 추정되는 빈 공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브로드컴 칩셋과 무선 안테나 사이에 위치한 빈 공간 크기는 W6×H6×D3mm이며, 아이폰의 AF 카메라 삽입 공간만큼 깊지 않다. 하지만 아이팟 나노 5세대에 사용된 카메라를 내장하기에는 충분한 공간이다.

< 사진 출처:www.ifixit.com >
LCD는 매우 유사하지만 아이팟 터치 2세대와 똑같지 않다. 디스플레이와 연결된 커넥터가 약간 더 넓어졌다.
새 아이팟 터치의 배터리 용량은 2.92Whr이다. 이를 환산하면 789mAh로, 아이팟 터치 2세대의 890mAh보다 줄어들었다.

< 사진 출처:www.ifixit.com >
아이팟 터치 2세대 로직 보드와 새 32GB 로직 보드의 기본 디자인은 같지만 새 아이팟 터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가 두 개로 쪼개져 있어 내부에 여분의 공간이 굉장히 적다.
사용된 ARM 프로세서는 '339S0075ARM', 'K4X2G303PE-SGC8', 'YNE069AC 0928', 'APL2298'이며, 아이팟 터치 2세대에 쓰인 프로세서 라벨에는 '339S0048ARM'이라 쓰여 있었다. 아이폰 3GS에는 '339S0073ARM'이라 쓰여 있었으니 새 아이팟 터치가 좀 더 빨라졌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사진 속에는 삼성의 128기가비트 낸드 플래시 메모리가 두 개 사용되었다. 이를 환산하면 32기가바이트의 MLC 낸드 플래시 메모리인 셈이다(분해에 사용한 아이팟 터치는 신형 32B다).

< 사진 출처:www.ifixit.com >
'ifixit'의 분해기를 통해 추론할 수 있는 것은, 인터넷 속도, 용량 등이 향상되었고 더 향상될 여지(FM 트랜스미터, 카메라 등)를 남겨두었다는 점이다. 블루투스+FM 트랜스미터 기능을 활용해 승용차와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굉장히 편리할 듯하다.
소문으로 무성했던 카메라 기능이 누락됐지만 카메라를 위한 공간을 확보해두고 있는 것으로 보아 차후에는 카메라를 장착한 모델이 발매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아마도 아이팟 나노 5세대와 같은 성능의 카메라를 넣을 수는 있지만 아이폰 3GS의 카메라를 집어넣을 만큼의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CCD 크기를 더 작게 만들지 못해 일단 생략한 채 출시한 것으로 여겨진다. 배터리 용량이 줄어든 것도 공간 확보를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애플 측에서 아이팟 터치의 판매량이 이전만큼 늘지 않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삼성·마이크로소프트·크리에이티브 등이 강력한 라이벌들을 들고 나온 것을 경계하기 위해 미완의 제품을 서둘러 출시한 것일 수도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새 아이팟 터치는 3세대가 아니고 2.5세대라 부를 만하며 오래지 않아 진정한 3세대 아이팟 터치가 공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아이팟이 갓 공개된 시점에서 그 다음 버전이 기대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다나와 이상훈 기자 tearhunter@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