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를 소재로 한 만화를 시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여러 가지가 있긴 한데, 처음 시도하는 장르라는 것에서 의미가 있었고, 특히 내가 잘 아는 분야니까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덧붙이자면 나 역시 고등학교 때 실제 무면허였고, 누구하나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어쩌면 지금 아이들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일부러 초반에도 호흡이 늘어지는 걸 감수하면서도 첨부 글이라든지 주석을 단 것도 그 때문이다.
주인공을 고등학생으로 설정한데는 이유가 있었나 아무래도 성인부터 시작하게 되면 어떤 문제나 잘못된 점을 지적할 수 있는 통로가 전혀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또 성인의 경우 이미 면허를 따고 모든 점을 흡수한 이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등학생이 적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만화 속 주인공이 타고있는 바이크가 대림의 VJF-i이고, 시티백, 택트 등 국산 바이크들이 주가 되고 있다. 특별한 선정 기준이 있었나 아무래도 주위에서 자주 접하는 기종으로 선택해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거기에다 내가 어릴 적부터 살고 있는 파주에서는 VF가 제일 좋은 기종이기도 했고. 그 만큼 만화를 보게 되는 곳이 서울만이 아닌 전국, 지방 모두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가장 눈에 익은 바이크를 토대로 삼자는 기준이었다. 또 당연히 한국 사람이라면 한국바이크가 주가되어야 되지 않겠는가.
만화를 보다보면 원동기 면허, 네이키드 등 대화 속 용어들 구석구석에 주석이 달려져 있다 처음부터 생각한 것이 최대한 쉬운 것부터 시작하려고 했다. 특히 나 나름대로도 용어에 대한 조사를 거쳐가며 설명을 해주고 싶었다. 특히 기획하고 있는 것 중에 바이크 상식 편을 담아 번외편을 생각하기도 했으나 나를 너무 혹사시키는 것 같아 늘 생각만 하고 있다.
또 등장하는 바이크에 특별한 사연이 있는지 초반 부에 소개된 두카티의 스포르트 1000기종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바이크이기도 했고, 만화 속 챔피언이 꼭 그 기종을 타는 것으로 그리고 싶었다. 앞으로도 아프릴리아의 RS125를 비롯해 125㏄ 기종들은 전반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극중의 캐릭터들마다 부여한 특징은 어떻게 잡았나 경태와 이든이의 경우는 기본적인 성향은 아주 평범한 학생들로 잡았지만, 그런 학생들도 바이크를 좋아하면 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성훈이는 전형적인 불량학생의 콘셉트이지만 바이크를 탈 때만큼은 진지함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잡고 싶었다.
스토리는 이미 머릿속에 다 잡혀있나 이게 생각보다 긴 장편이 아닌데, 사람들이 오해하는 이유가 올바른 이미지를 잡기위해서 초반을 너무 길게 잡았던 탓인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하는 부분이었으니까. 나중에 마지막 회가 100페이지가 된다거나 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지.
말미에 붙는 ‘헬멧은 생명입니다. 안전운전하세요.’ 라는 마지막 멘트가 인상적이다. 작가로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것인지 참, 그런 분이 있었다. 그 문구에 토를 다는 분이었는데, 헬멧을 써도 목이 부러질 수도 있다고. 바이크를 타면서 이것도 중요하고, 저 것도 중요하듯 안전장구가 다 중요하겠지만, 내게는 헬멧이 좀 특별했다. 헬멧 미착용으로 인해 내 주위의 사람 3명을 잃었다. 사촌, 앞 집사는 형, 학교 후배… 그래서 꼭 그 멘트를 넣고 싶었다. 또 처음 연재가 아니라 웹툰이 어느 정도 파급효과가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 걸로 인해 바이크 문화에도 하나의 도움이 되고 싶었다.
옥에 티가 종종 보인다 라이딩 자세는 완벽하게 그릴 수 없는 것이고, 진짜 완전한 사진이 있어서 딱 그 기종에, 그 자세에, 그 포즈를 취하지 않고서는 완벽하기가 힘들다. 서있는 바이크들이야 보고 그리면 되는데, 포즈는 어려우니까. 그러다보면 스텝 위치 달라질 때도 있고. 한 번은 대림 시티 백을 그렸는데, 고등학교 때 타 본 이후로 잘 기억이 나질 않아서 왼쪽 그립에 레버를 넣어버렸다. 사진을 안 보고 버릇처럼 그렸는데, 실수한 걸 알았을 때는 이미 올린 다음이라 때는 이미 늦었었다. 독자들이 실수는 칼 같이 지적하더라.
본지 편집장님의 주행신과 거의 흡사한 결과물을 편집장님께서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행 컷의 경우 각도에 따른 동작들을 상상만으로는 그리기가 힘들다. 그런 면에서 참고를 했었는데, 웹상에서 확인했던 사진이라 대림자동차의 홍보사진인 줄 알았다. 그게 편집장님이시라니! 멋진 라이딩 자세를 보여주셔서 그런 것이니 양해를….
파주에 살고 있는데, 지역사랑이 만화에도 스며들어 있더라 내가 파주에 살아서 그런 게 아니고, 주인공이 살고 있는 지역이 서울 은평구이기 때문에 외부로 갈려면 어쩔 수 없이 파주로 설정할 수밖에 없었다.
파주에 좋은 라이딩 코스는 어디인가 직선으로 드래그 주행을 할 수 있는 400m가 훨씬 넘는 국도가 있다. 아무래도 사람들은 모르는 곳이라, 비밀의 아우토반이라고 해야 할까? 진짜 아우토반 같다. 근데 사람들은 잘 모른다. 파주에서도 되게 안쪽인데, 북한과 직선거리 2km 정도 되나?
<행-오프, 전속력을 내라> 제목은 어떻게 지었나, 염두에 두어 두었던 다른 제목들도 있었는지 후보가 딱 하나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후보라고 할 수 없는 게 가제였었다. ‘스로틀을 당겨라’였는데 그건 그냥 미련이 없었다. 당연히 바꿀 거였기 때문에 단지 형식상 1회 원고를 보여주기 위한 제목이었다. 기술 중에서 가장 화려하면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 기술이라 행 오프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전속력을 내라’를 추가한 이유는 피디님의 조언이 있었는데, ‘너무 어렵다. 나도 남잔데, 바이크를 잘 모르는 보통남자가 듣기에도 어려움이 있는데, 만화 보는 일반 친구들은 더 어려울 거다.’라고 하셨다. 그리고 제목만 들었을 때도 어떤 장르의 만화인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문구를 추가했다.
스포일러성이긴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방향은, 한이든과 강준희의 러브라인도 염두에 두어두고 있는지 물론 있다. 하지만 부각되지는 않을 것 같다. 슬며시 가는 느낌으로 다룰 것이고, 준희의 라이딩 장면, 레이스 장면 등 다양한 볼거리들을 담을 예정이다.
주 2회 연재이지만, ‘주 3회로 늘려 달라’는 등 댓글을 보면 더 빠른 전개를 원하는 댓글들을 많이 보았는데,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가 한마디로 지옥이다. 나라고 빨리 그리고 싶지 않겠나? 진짜로 아쉬운 건 작가다. 호흡이 길수록 반응이 좋은데, 그러지 못하는 작가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특히 나 같은 경우 미대를 나온 것이 아니라서 미대, 그림 관련과 사람들이나 작가들이 주변에 하나도 없다. 점 하나 찍어줄 사람 없으니 나 좀 살려 달라!
미대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그림을 잘 그리나 나 같은 경우는 순수미술을 전혀 공부하지 않았고, 전공도 대학에서 사학과를 나왔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림은 노력보다는 소질이 큰 것 같다.
당신의 1주일은 콘티를 짜고 스케치, 펜 터치, 컬러링 그다음에 배경작업을 따로 해서 배경을 갖다 붙이는 작업을 반복하는데, 주2회 연재이기 때문에 꾸준히 그리되, 연재일인 월, 수요일 전 날은 완전히 밤을 샌다. 특히 월요일에 연재가 된다고 치면 일요일부터는 잠을 1시간도 안자고 안 씻고 물도 안 마신다. 물을 마시면 화장실에 가야되니까. 밥도 일요일 저녁까지만 먹고 그 외의 시간은 모두 그리는 데만 집중한다. 아무래도 주 2회다 보니 수요일 원고를 넘기고서 제대로 한 번 잘 뿐 그외의 날은 모두 쉴 틈이 없다. 정말 죽을 만큼 노력하고 있다. 클릭 좀!
만화를 그리면서 본인에게 영향력을 끼친 것들은 살아온 삶이 순탄치가 않아서, 정말 굴곡이 엄청 심한 삶이라 나 스스로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 만화 속에서 다뤄지는 ‘9초대 인간’도 사실 내가 실생활에서 받은 느낌을 담은 것이다. 행오프 때부터는 그런 점들을 많이 주입을 시키려고 하고 있다.
긍정적인 반응이 꽤 많다 보통 웹 툰의 경우 사람들의 호응이 좋으면 즉각적으로 반응이 오는데, 전작의 경우는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 행오프의 경우 현재까지는 생각한 것 이상의 반응이다. 다음에서도 예상치 못한 반응이라 꽤 놀라는 눈치다.
조회 수는 얼마나 조회 수를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실제 내가 작업하고 있는 다음과 N사의 조회 수는 거의 차이가 없다. 다만 N사의 경우 가입자 수가 많기 때문에 자연히 댓글이 많다. 보통 업데이트 일과 다음날까지의 조회 수만 합치더라도 몇 십만 클릭이다.
댓글들도 꽤 되던데 사실 거의 모든 작가들이 댓글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N사와 다음의 방식에 조금 차이는 있지만, 다음은 조회 수만을 가지고 판단하기 때문에 리플이 하나가 달리든 두 개가 달리는 소용은 없다. 조회 수가 적고 리플이 1,000개 달린 것과 리플은 적지만 조회 수가 많은 것을 비교하자면 무조건 조회 수가 많은 것이 좋다는 거다.
그래도 댓글은 읽어보지 않나 물론 하다가 실수한 것이 없나 확인을 한다. 실수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헬멧을 그릴 때 덕트 같은 것도 사실 쉽게 보이지만, 오히려 사람, 바이크보다 덕트 하나 그리는 것이 더 어렵다. 유선형이기 때문에 어디에다 대고 그릴 수도 없고, 굉장히 힘든 부분 중의 하나다. 그래서 가끔씩은 각도에 따라서 과감히 덕트를 생략해버릴 때도 있다. 어떤 분은 예고편만 나갔는데, ‘아니 이사람 덕트도 안 그리고 뭐 모르는 거 아니냐? 하는 분도 있었다.표현되는 과정에서 강조와 생략되는 것이 많다는 걸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으시니까.
블로그를 통한 팬들과의 교류도 활발한 것 같다. 블로그를 보니 ‘서로 이웃’ 신청을 해달라고하는 글을 봤다 블로그로 소통하는 걸보니 재밌을 것 같아서 나도 함께 연동하고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만화 소개에 보면 분명히 블로그 버튼이 있는데, 보는 독자들은 그걸 잘 모르더라. 설마 그걸 모르고 안 들어올까 싶어 연재물 하단에 ‘블로그에 놀러오세요’라고 주소를 같이 표기했더니 그 날만 몇 천 명이 들어오더라. 근데 또 그렇게 표기를 안 하면 또 안 들어온다. 그래서가끔 이웃이 필요할 때면 그 방법을 쓴다. 참, 나미 기자 얼굴도 이미 다른 이웃 블로그에서 알아버렸다. 아까 내가 횡단보도에서 누군지 알 것 같다며 통화했지 않는가?
참 다음에서 연재하는데, 블로그는 N사다. 괜찮은가 예전부터 이용하던 블로그가 N사라 그렇게 연동을 한 것인데, 다음에서 터치는 전혀 없다.
아무래도 N사와 다음의 비교가 많이 될 것 같은데, 차이점은 어떤 것이 있나 웹 툰을 시작하기 전에 원고료 책정 부분이 조금 다르다. 다음은 들어가기 전에 회당으로 미리 원고료가 책정이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다. 하지만 N사의 경우 기본 급여가 있고, 조회 수, 댓글, 그림을 블로그로 퍼가는 것 까지 계산이 복잡한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정해진 마감기한을 어길 경우 늦으면 가차 없이 삭감되는 것도 있고. 그래서 네이버는 조회 수 이외에도 많은 부분들이 적용되지만,현재로서 다음은 무조건 조회 수로 책정이 된다. (다들 클릭 좀!)
웹툰 입문이 늦다고 했는데 이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3년 정도 게임회사에서 캐릭터 원화 디자인을 했었다. 그림으로 발을 들인 뒤의 목표는 만화가였지만, 스토리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림으로 경험을 많이 쌓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생각했을 때 웹툰 쪽으로 전향하게 되었다.
웹툰으로의 시작이 어렵지는 않았나 웹툰 계에서 나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보통의 경우 다음의 ‘나도만화가’ 등의 만화페이지를 통해 등장하거나 원래 직업이 만화가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나 같은 경우는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디서 갑자기 뚝 떨어졌다는 거다. ‘이 사람 낙하산 아니냐?’, ‘다음하고 뭐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들이 대다수였으니까. 특히 게시판이나 댓글은 작가 지망생들이나 마니아들이 많이 활동하는 곳이라 시기와 질투가 심했었다.
그럼 당신의 경로는 어떠했나 통로를 뚫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나의 경우는 직접 그냥 뚫었다. ‘나도 만화가’ 페이지를 통하지 않고 바로 다음 쪽에 기획서와 원고를 보냈다. 그쪽에서 OK사인을 보내와 연재를 시작했다. 보통 사람들 입장에서는 내가 뚝 떨어진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었을 거다. 사실 데뷔가 힘들지 한 번 입문을 하고나면 기회를 넓게 주는 편이다. 흔히들 착각하는 것이 단순히 그림과 스토리가 좋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에서는 연재 력도무시하지 못한다. 주마다 이어지는 스토리를 맺고 끊는 포인트를 잡아주며 계획된 회를 짜임새 있게 꾸며가는 연재 력도 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웹 툰으로 생업을 이어가는 데에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는지 사람마다 차이가 극과 극이다. 주 1회 신인들은 어려움이 많을 거다. 하지만 나의 경우도 그렇고 주2회 정도 연재라면 어렵지는 않은 수준이다.
당신의 레벨은 어느 정도인가, 상위권인가 중간 정도의 선인 것 같다. 10단계로 하자면 5단계 정도?
웹 툰의 수익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대략 A급 작가가 1회당 100만 원 선이다. 그렇게 주 2회를 연재하면 주당 200만 원 선이겠지?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고정적인 수입이 아니기 때문에 조절해가며 아껴 써야 한다.
실제로도 예전에 바이크를 탔었다고 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타기 시작했다. 아시는 분이 택트를 주셔서 탔는데 너무 재미가 있는 거다. 그러고서 친구의 시티백을 타보니 클러치가 있는 기어변속 바이크가 타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VF를 구입했었다.
집에서 반대는 없었나 부모님이 워낙에 자유분방하셔서 반대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바이크를 사라고 돈을 주셨으니까.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는 게, 어머니와 나 모두 면허를 따야 하는지를 몰랐다는 사실이다. 지금이야 인터넷이 있고 해서 원동기면허 등의 취득방법 절차들이 다 나오지만, 그 때만 해도 몰랐으니까(나이가 생각보다 많다). 거기에다 헬멧을 쓰지 않는 것도 전혀 불법인 줄 몰랐을 정도로.
재밌었던 일은 없었나 파주에 살았었는데, 아주 시골이라 웬만하면 다 아는 사람이었다. 당시 VF를 타면서 난 검은 모자를 즐겨 쓰고 다녔는데, 밤에 친구 녀석을 데려다 준다고잠시 나갔다 들어왔고 다음날 학교에 가보니 여자 아이들이 어젯밤에 바이크 탄 검은 모자 남학생이 그렇게 멋있었다며 난리가 난거다. 그래서 난 괜히 겸연쩍어 아닌척하고있었는데, 친구가 그거 철현이었다고 했더니 애들이 ‘에이 설마, 철현이가?’하며 안 믿는눈치들이더라. 특히나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동창이었던 한 여 학우는 깜짝 놀라며 전혀믿지 않았다. 내심 속으로 기분은 좋더라.
만화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지 않았나 아무래도 자연스레 경험담이 스며들 수밖에 없더라.
그렇다면, 설…마 한이든(주인공)이 본인인가 음…노코멘트!
또 다른 경험들은 없었나 바이크를 가지고 이런 저런 연습을 하며 달리던 때였는데, 그 날따라 공사 때문에 덤프트럭에서 뿌려진 모래들이 바닥에 많았던 거다. 그래서 그 모래에 미끄러지며 중앙선을 넘어섰다. 다행히도 마주하는 차가 없었던 탓에 괜찮았지만, 그 때 이후로 살짝 겁이 나기 시작하더라.
현재는 바이크를 타고 있지 않나 하나에 빠지면 그 것에만 몰두하는 스타일이라, 20대 이후가 되어서는 만화 등 다른 일들 때문에 바이크를 조금 멀리하게 된 것 같다. 항상 생각은 하고 있다. 탄다면 스포르트 1000?
차기작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는지 뭔가 기획이나 설정 같은 건 불현듯 떠오르기 마련이라 행 오프 마감을 마치고 머리를 감고 있는데 생각이 갑자기 나는 거다. 또 한 번에 생각이 나면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이 날 때가 있다. 그래서 ‘아! 이거다’ 해서 이건 반드시 해야겠다라고 결정한 것들이 있다. 행 오프의 다음은 아마도 스포츠 만화가 될 것 같다.
<행오프>가 끝났을 때 독자들에게 어떤 점들이 남게 되기를 바라나 전하고 싶은 건 사실 간단하다. 하나는 진짜 안전이 중요하다는 것과 바이크가 위험하다고들 생각하는데, 진짜 이상한 짓(!)만 안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까지 바이크만화가 국내에서는 없었다. 개인적으로 그리는 사람은 있는 걸로 아는데, 어딘가에 연재를 한다든지 하는 결과물은 없기도 하고. 사실 일본 바이크 만화는 꽤 있는데, 대부분이 다 폭주를 뛰거나 아니면 불량학생이 바이크를 탄다거나 하는 식이 전부다. 그리고 이니셜D같은 경우는 진짜 주행 법에 관련해서 ‘이렇게 해서 이렇게 이긴다.’라고 말하지만, 바이크 만화는 ‘혼을 넣어라! 혼을 불살라라! 바람에 녹아라!’는 등 늘 이런 식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주행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려고 노력했다. 다행히도 많은 인터넷 카페에서도 아주 반가워하며 ‘이거, 제대로다!’ 하는 반응들이라 진행하고 있는 지금도 두 어깨가 무겁다.
추후에도 바이크 만화 컨셉으로의 작품의 진행예정은 처음에 시작할 땐 이 스토리도 생각나고 저 스토리도 생각이 나서, 취미 위주의 정비, 튜닝을 다루려고도 했는데 사실 그 쪽은 내가 잘 모르기 때문에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너무 올바른 것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싫어할 걸 알면서도 고등학생이 바이크를 타는 쪽으로 스토리를 전개해나갔다. 바이크란 게 거리감이 있기 때문에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하고 진행했다. 나중에는 만화 <오 나의 여신님>처럼 주인공이 바이크를 분해하고 정비하고 하는 그런 판타지 같은 쪽도 지식을 쌓아서 도전해보고 싶다.
sNs 독자들에게 한 마디 이미 바이크를 타는 성인라이더 분들은 너무 잘 타셔서 굳이 말한다는 것이 조금 쑥스럽고… 만화 밑, 첨부 글에도 썼는데, 50㏄ 스쿠터의 경우 번호판을 등록 안 해도 되기 때문에 면허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 그게 아니라는 걸 꼭 명심하셨으면 좋겠고, 아무리 스쿠터를 타더라고 사고가 나면 많이 다치니까 보호 장비를 꼭 하셨으면 좋겠다. 너무 교과서적인가? 아무튼 재미있게 타셨으면 좋겠다. 또 이건 꼭 하고 싶은 말인데, 일본은 5~6살 꼬마들이 자그마한 미니 바이크를 타고 행오프를 하면서 서킷을 타는데, 아직 우리와는 인식자체가 너무 차이나는 것 같다. 우리도 모터사이클이 하나의 취미로서 대중문화 속의 선택의 대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될 날을 그려본다.
당신의 꿈은 계속 그림을 그릴 거다. 이미 그림에 대한 꿈은 이뤘으니 그 꿈을 잘 끌고나가는 것만 남았다.
*기사 작성 중 김철현 작가의 갑작스런 부친상 소식을 접했습니다. 독자들의 애도가 담긴 따뜻한 댓글들을 보았습니다. 슬픔을 달래고 다시금 팬들의 곁으로 돌아와 열심히 질주해주시길 바래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