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한 지 10일이 넘었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여전히 종편(종합편성) 채널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모르고 있다. 종합편성 채널은 공중파 방송이 아닌 탓에 케이블 TV나 IPTV 같은 유료 방송 채널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종편채널은 15~20번, 지역마다 약간씩 틀려

종편채널은 15번~20번 사이의 빈 채널을 활용해 JTBC(중앙일보)는 15번, MBN(매일경제)는 16번, 채널A(동아일보)는 18번, TV조선(조선일보)은 19번으로 확정됐다. 그렇지만 일부 가입자의 유료 방송 채널 사정에 따라 다른 채널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어 자동 채널 설정을 통해 정확한 채널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종편채널이 추가된다 하더라도 기존 채널은 변동이 없다.

▲ 지역에 따라 채널이 다소 다르므로 셋톱박스 전원을 끄고
다시 연결하거나 채널검색을 새로 해 채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종편채널은 케이블 TV와 공중파 TV의 중간적인 성향을 갖는다. 케이블 TV는 24시간 방송할 수 있는 반면 공중파 채널은 24시간 방송이 불가능하다. 대신 케이블 TV는 방송 중간 광고 삽입이 허용되지만 공용성이 강한 공중파 방송 채널에서는 중간 광고를 할 수 없다. 또 공중파 방송 채널은 모든 종류의 방송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지만 케이블 TV는 한 가지 장르에 방송 시간 대부분을 할애해야만 한다. 그런데 종편채널은 24시간 방송이 가능하고, 중간 광고 삽입도 가능하며, 이름 그대로 여러 장르의 프로그램(뉴스, 드라마, 교양, 오락, 스포츠 등)을 모두 다룰 수 있다.

종편다운 다양한 장르 편성

종편채널은 여러 장르를 모두 방송할 수 있지만 사업자(신문사)의 특성이 일부 반영돼 저마다의 색깔을 주장하고 있다. JTBC는 과거 TBC 방송국을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오락과 재미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인력을 확보, 사극부터 드라마까지 아우르는 다양성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공부의 신', '바람의 화원' 같은 히트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 '드라마하우스'를 보유한 점이 높게 평가 받고 있다.

▲ JTBC의 주요 프로그램

이 밖에도 JTBC는 MBC의 여운혁 PD(꿀단지, 위대한 탄생), 임정아 PD(위대한 탄생), 성치경 PD(추억이 빛나는 밤에)를, 그리고 KBS에서도 이동희 PD, 윤현준 PD(승승장구), 신효정 PD(1박 2일) 등 PD들을 대거 영입해 추후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MBN도 시트콤과 코미디 프로그램에 주력해 젊은 시청자를 대거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거대 프로그램에 모험하기보다는 안전하게 시청자를 확보해 나가며 독자적으로 팬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미니시리즈, 음악 프로그램, 토크쇼, 퀴즈쇼 등을 더해 젊은 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따라서 뉴스 비중은 30~40% 정도로 낮추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 MBN의 주요 프로그램

▲채널A의 주요 프로그램

채널A는 다른 종편채널보다 상대적으로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렇지만 지상파와 경쟁하려 하기보다는 사업자인 동아일보의 인력을 활용, 뉴스에서 강점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지상파와 뉴스 편성 시간대를 달리하며 시청자를 늘리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TV조선은 JTBC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간주되고 있다. 사업자가 조선일보인 만큼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에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짜고 있다. 국내 최대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신문사라는 경쟁력을 활용하는 것. 특히 방송에 300여 명에 이르는 전문가 집단이 뉴스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며 시사 토크쇼와 시사 교양 프로그램의 비중이 제법 크다.

▲ TV조선의 주요 프로그램

이 밖에 드라마에는 '천일의 약속'의 김수현 작가가, 예능 프로그램에는 tvN에서 '열광'이라는 시사 소재 예능 토크쇼를 만든 김일중 작가가 TV조선에 합류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저조한 시청률, 자리매김까지 긴 시간 소요될 듯

한편 종편채널은 방송을 시작한 지 아직 보름이 채 안 됐지만 볼거리 없는 프로그램, 수준 낮은 편집 및 촬영, 각종 방송사고를 터뜨리며 생각보다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조차 전국 시청률 1% 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종편채널은 유명 작가, 유명 연예인 등을 구성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프로그램 제작 전문 인력이 크게 부족하거나 경력이 적은 인력이 대거 포함된 상태다. 프로그램 기획 의도와 달리 완성도는 공중파 프로그램에 못 미친다는 의견도 분분하다. 항간에서는 종편채널이 제 자리를 잡기까지 최소한 6개월은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잇 이상훈 기자 hifidelity@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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