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계속해서 성장을 했지만 그 안을 보면 좋지 않다. 앞으로 10년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실험을 거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지원 넥슨 신임 대표와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신임 대표는 27일 판교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4 (Nexon Developers Conference 2014, 이하 NDC 14)’를 통해 앞으로 다양한 시도로 과거 황금기 시절 넥슨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 김정주 회장과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 박지원 넥슨 대표(왼쪽부터)
김정주 엔엑스씨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두 대표는 김정주 회장의 당황스러운 질문에 거침없는 대답과 당당히 포부를 밝히며, 향후 10년 더 나아가 20년까지 발전할 넥슨의 청사진을 얘기했다.
우선 넥슨의 문제점에 대해 짚고 넘어갔다. 김정주 회장은 현재 넥슨에 다양한 신작들을 개발하고 있지만 과거 황금기 시절에 나온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등을 제외하고 10년간 성공을 거둔 신작 게임이 없다고 꼬집었다.
자신의 회사 단점에 대해 직접 얘기한 것인데, 그는 내부적인 성장을 해오긴 했지만 외형적 성장인 인수합병으로만 성장한 것이냐는 날카로운 질문을 신임 대표에게 건냈다.
▲ 박지원 넥슨 대표
이에 박지원 넥슨 대표는 “외형적 성장이 맞다. 그래서 최근 10년 인수합병으로 성장을 이끌었는데, 이에 경영진 교체로 내부 개발 프로덕트를 다시 뒤돌아 봤다”면서 “현재 PC 온라인 자회사가 신규 프로덕트 6개를 개발하고 있고, 모바일은 20개가 넘는 신작을 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최근 부진한 모바일 시장과 관련해 “2012년 늦게 넥슨이 모바일 시장에 들어갔는데, 늦었고 많이 조급했었다”며 “성공하는 장르를 분석하고 다시 만들다 보니 시장이 변화됐고, 다시 개발을 하면서 방향성이 전환되는 등 그동안 넥슨은 쫓아가는 방식만을 취했다. 이로 인해 넥슨이 가진 PC온라인 시장에서 발휘했던 창의력 있는 게임을 만드는데 약화됐다”고 반성했다.
특히 그는 넥슨의 성장을 위해 과거의 게임을 만들었던 시기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예전에 우리가 잘 할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했다”며 “10년을 되돌아보면 외형적인 성장을 뒷받침 할 내부 프로덕트들이 없었고, 기존 라이브 게임 중심을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이면서 게임 트래픽과 매출에 얽메였다. 상장을 하면서 시장에서 양날의 검이 된 셈인데, 넥슨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 잘했던 것을 보면서 여러가지 시도를 계속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정상원 넥슨 부사장
과거를 찾기 위한 맥락에서 넥슨을 잠시 떠났던 정상원 전 넥슨 대표가 다시 띵소프트를 거쳐 넥슨 개발 부사장으로 온 것은 재미있는 게임 개발을 위한 것이다.
이날 발표회 자리에 참석한 정상원 넥슨 개발 부사장은 “과거 넥슨은 돈을 벌어야 하겠다고 생각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지 않았다. 당시 개발은 돈이 얼마 들어갈지 고려하지 않았고, 아이디어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었다”면서 “현재는 매출이 커지면서 기획 방향이 달라졌다. 던파의 경우 돈을 너무 잘 버니까 잘될 것 같은 게임에 집중하는 경향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며칠 전에 공개된 메이플스토리2와 듀랑고는 넥슨에서 만들지 않았던 장르를 시도하는 것이다. 특히 메이플은 후속작 답습이 아니라 새로운 장르를 꾀했고, 듀량고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서바이벌 RPG를 처음으로 만들었다”며 “넥슨의 과거로의 변화는 두 개 신작으로 다양하고 독특하게 향후 개발에 좋은 기운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
과거의 참신한 게임 개발에 대해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신임 대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넥슨만이 아니라 게임산업 전체가 지난 5년 어려움이 많았다. 서구쪽은 콘솔 개발자들이 그래픽에만 몰두했고, 페북 소셜 모바일에서는 히트작을 복사해 내놓는 상황으로 차별화되고 오리지널한 개발사가 없어졌다”면서 “과거 문명, 이브온라인, 마인크래프트, 심즈 등 참신한 게임들 처럼 참신한 게임이 넥슨의 미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음악 영화는 일방적 스토리텔링이지만, 게임은 스스로 스토리텔링을 만들 수 있다. 특히 멋진 예술 게임들은 10년 후에도 회자가 되고 있다”면서 “넥슨 내에는 차별화된 게임을 만들 인재가 많다고 생각한다. 차별화된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하고,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철현 기자 pch@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