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잇 노동균] 삼성전자가 사내 및 계열사, 협력사 문서 작성 프로그램으로 사용해온 ‘정음 글로벌’을 20년 만에 놓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워드(Word)’로 전환한다.
30일 삼성전자는 글로벌 협업을 강화하고, 스마트한 업무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내년부터 MS 워드를 전사적으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2년 PC용 문서 작성 프로그램 ‘훈민정음’을 개발하고, 1994년부터 사내 표준 문서 작성 프로그램으로 사용해왔다. 이후 2007년 훈민정음은 업무 환경의 변화를 고려해 정음 글로벌로 변경됐다.
20년간 사용해온 사내 문서 작성 프로그램의 대대적인 교체의 배경으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면서 다양한 사무기기 운영체제를 아우르는 스마트한 업무 환경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특히 글로벌 협력사를 상대로 한 대외 업무를 비롯해 엑셀, 파워포인트 등 연계되는 다른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을 고려해 MS 워드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정음 글로벌은 ‘.gul’이라는 독자적인 확장자의 문서 포맷을 갖추고 있어 삼성전자 사내를 비롯해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계열사, 협력사에서만 문서를 공유할 수 있었다. 심지어 기존 훈민정음과 정음 글로벌 간에도 호환이 되지 않아 내부적으로도 업무 혼란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도 있다.
때문에 최근까지도 삼성전자는 내부 보고 등에는 정음 글로벌을 사용하되, 홍보 등 외부 업무를 위해서는 MS 워드 등 다른 프로그램을 병행해 사용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PC 외에도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업무 지원을 위해 삼성전자로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향후 3개월간 정음 글로벌과 MS 워드를 함께 운용하는 완충 기간을 두고 내년 1월 1일부터 MS 워드를 본격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음 글로벌을 사용해온 외부 고객들에 대해서는 오는 2019년 말까지 전담 고객센터를 운영해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일반 개인사용자의 경우 자유롭게 영구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노동균 기자 yesno@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