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잇 박상훈] 토종 웹 사용자인터페이스(UI) 업체들이 잇달아 HTML5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드 솔루션 분야가 가장 활발한데 실제 데이터를 직접 주고받지 않고도 필요한 정보를 분석, 가공할 수 있어 최근의 개인정보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일부는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지만, 기반이 될 안정적인 성장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유지보수료 현실화 등 국내 시장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테크 등 토종 업체들, HTML5 솔루션 잇달아 출시

RIA(Rich Internet Application) 컴포넌트 개발업체인 리아모어소프트(대표 심재홍)는 웹 화면 개발 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표현할 수 있는 HTML5 기반 데이터 그리드인 ‘알메이트 그리드(rMate Grid)’를 최근 출시했다. 웹에서 엑셀과 같은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컴포넌트로, 액티브 X 없이 웹 표준 기술로 구현했다. 한번 개발한 콘텐츠는 모바일 기기는 물론 다양한 운영체제와 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이에 앞서 UI 플랫폼 전문업체인 인스웨이브시스템즈(대표 어세룡)는 지난 3월 HTML5 기반 웹 UI 플랫폼 ‘웹스퀘어5’를 출시했다. 이번 버전에서는 다양한 기기별 해상도에 맞춰 최적화된 화면을 보여주는 반응형 웹 기술이 추가됐다. 또 다른 토종 웹 UI 전문업체 투비소프트(대표 김형곤)도 올 상반기에 HTML5 기반의 통합 프레임워크인 '넥사크로플랫폼(nexacro platform)’을 선보이고 올해 내에 이 제품 매출을 35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 주요 웹 UI 업체들이 HTML5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화면=투비소프트)

이밖에 UI 컴포넌트 전문업체인 우리테크인터내셔날(대표 나현호)은 HTML5 웹 그리드 컴포넌트 신제품 '리얼그리드JS(RealGridJS)’ 개발을 완료하고 이르면 내달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이미 상당한 사용자를 확보한 그리드 컴포넌트인 '리얼그리드+(RealGrid+)'의 HTML5 버전으로, 데이터는 원본 그대로 메모리에 적재하고 화면에 보이는 부분만 렌더링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처리 속도를 높였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기술력도 이미 외산 제품과 대등한 수준

이처럼 주요 업체들이 HTML5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웹 UI의 중요성에 대한 기업이 인식이 바뀌고 있고, 특히 개인정보보호 관련 제도가 점점 강력해지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기존에는 필요한 정보를 원천 데이터 형태로 주고 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원천 데이터를 직접 보내지 않고도 필요한 데이터를 원격에서 분석, 가공하는 대안으로 그리드 컴포넌트에 주목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리드 컴포넌트를 이용하면 일정하게 권한이 부여된 이용자 ID와 비밀번호를 이용해 허용된 데이터에 접속해 필요한 자료를 분석, 추출한 후 개인정보를 제외한 정보를 내려 받아 업무에 사용할 수 있다. 액티브 X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지면서 PC에 프로그램을 추가로 설치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도 웹 UI 분야에 HTML5가 속속 접목되는 이유 중 하나다.

▲ ‘리얼그리드’ 같은 제품을 이용하면 웹 화면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화면=우리테크인터내셔날)

토종 업체의 기술력도 상당 수준까지 올라왔다. 웹 UI와 그리드 분야에서 주요 기능은 외산 제품과 거의 차이가 없고, 한글에 대한 지원 등은 오히려 국산 솔루션의 장점이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가 ‘모바일 단말기의 그리드 출력 장치 및 방법’으로 미국 특허를 획득한 것을 비롯해 우리테크인터내셔날의 '리얼그리드JS’는 그동안 그리드 컴포넌트의 한계로 지적되던 데이터 처리량을 수십만 건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영세한 시장규모, 낮은 유지보수비는 한계

반면 시장의 규모가 영세한 것은 토종 웹 UI 업체의 가장 큰 숙제다. 국내 시장에서는 사용자를 더 확대하고 국외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투비소프트는 수년째 일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고, 우리테크인터내셔날도 중국, 일본 시장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나현호 우리테크인터내셔날 대표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국내 시장은 많이 잡아도 5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기술 개발의 난이도를 고려하면 국내 시장만 보고 사업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진출을 위한 신규 투자를 위해서는 기업을 안정 궤도로 올려놓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유지보수료 현실화 등 국내 시장 관행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훈 기자 nanugi@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