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은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5인승 모델입니다. 오토기어에서는 이미 그랜드 C4 피카소 7인승 모델의 상세 시승기를 제공해 드린바 있기 때문에 이번 시간에는 장거리 주행에 따른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의 연비 부분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유일한 디젤 7인승 MPV라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끈바 있습니다. 하지만 실용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3열 시트 구조상 7인승 모델보다는 5인승 모델이 체급에 어울리는 구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승모델은 작년말 새롭게 출시된 5인승 모델로, 3열 시트가 제거되어 있으며 차체 사이즈 및 세부 구성 역시 5인승에 맞게 다듬어져 있습니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7인승 모델의 경우 인텐시브(Intensive)와 인텐시브 플러스(Intensive Plus), 익스클루시브(Exclusive) 세 가지 트림으로 출시돼 있습니다. 가격은 각각 4,390만원과 4,820만원, 5,090만원입니다. 2014년형 모델에서 새롭게 익스클루시브(Exclusive) 트림이 추가됐고 인텐시브, 인텐시브 플러스의 가격이 약 100만원 정도 인상됐습니다. 익스클루시브 트림에는 바이 제논 헤드램프, 마사지 기능의 전동 가죽 시트, 360 비전 시스템 등 고급 편의 장치가 추가돼 있습니다.
2015년형 모델에 5인승 모델이 새롭게 추가되었는데, 5인승 모델은 엔트리급에 해당하는 인텐시브(Intensive) 단일 트림으로만 출시되었으며 판매 가격은 4,190만원입니다. 7인승 모델 대비 가격이 큰 폭으로 낮아졌지만, 글래스 루프, 버튼형 시동키 등 기본적인 편의 장치를 갖추고 있고 7인승 엔트리 트림에 제외된 내비게이션과 가죽 시트 등이 기본 포함돼 있어 3열 시트 구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분들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합니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유럽시장에서 1.6리터 가솔린 엔진과 1.6리터 디젤 엔진, 2리터 디젤 엔진 등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는 2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한 단일 모델만 출시되어 있습니다. 그랜드 C4 피카소에 탑재된 2리터 디젤 터보 엔진은 최고 150 마력을 4,000rpm에서 내고 최대 37.8kg.m의 토크를 2,000rpm에서 발휘합니다. 공인 연비는 7인승 모델이 복합 기준 리터당 14km(도심 13km/l, 고속 15.6km/l)이고 5인승 모델이 리터당 14.4km(도심 13.2km/l, 고속 16.2km/l)입니다. 여기에 6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 정지 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필요한 시간은 10.2초이고 최고 속도는 205km/h입니다.
그랜드 C4 피카소의 차체 사이즈는 7인승의 경우 길이 4,600mm, 폭 1,825mm, 높이 1,638mm, 휠베이스 2,840mm이며 공차 무게는 1,685kg로 국내 분류법으로 '준중형'에 해당합니다. 반면 5인승 모델은 길이 4,430mm, 폭 1,825mm, 높이 1,610mm, 휠베이스 2,785mm, 공차 중량은 1,625kg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7인승 모델에서 좌석 두 개만 걷어낸 모델이 아닌, 길이, 높이, 휠베이스 등 세부적인 부분들이 5인승에 맞게 세밀하게 변경된 모델이라는 점에 주목할만합니다.
보통 7인승 모델과 5인승 모델의 차이는 좌석수 외에 특별히 다른 부분이 없는게 일반적인데, 그랜드 C4 피카소는 좌석수만 다른게 아니라 차체 길이, 높이를 비롯해 설계 자체를 바꿔야 변경이 가능한 휠베이스까지 5인승에 맞게 재조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작 방식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경우인데,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단순히 좌석수의 차이만 두드러지겠지만 공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그랜드 C4 피카소 7인승 모델과 5인승 모델은 베이스가 다른 개별 모델이라고 볼 수 있을만큼 차이가 큽니다.
앞선 시승기에도 언급해 드렸듯이 그랜드 C4 피카소는 푸조시트로엥 그룹이 새롭게 선보인 이피션트 모듈러 플랫폼2 (EMP2 : Efficient Modular Platform)를 기반으로 설계된 최초의 모델입니다. EMP2는 GM과 푸조 시트로엥이 GM과 함께 2012년부터 2조 4천억을 들여 공동 개발한 플랫폼으로 D2XX, 델타 3로도 불립니다. EMP2 플랫폼은 푸조, 시트로엥 쉐보레, 오펠, 복스홀, 뷰익, 캐딜락, 홀덴 등 다양한 브랜드에 적용될 계획이며 총 250만대 이상이 EMP2 기반으로 생산될 예정입니다.
EMP2 플랫폼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끄는 이유는 '세그먼트를 넘나드는 유연성' 때문입니다. EMP2 플랫폼은 실내, 트렁크 공간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어 B 세그먼트에서 D 세그먼트 차종까지 폭넓게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세단, 쿠페, SUV, 크로스오버, 해치백 등 다양한 차종을 EMP2 플랫폼으로 생산해 낼 수 있습니다.
하나의 플랫폼을 활용해 최대한 많은 차종을 생산하게 되면 당연히 개발 비용 절감, 시간 단축이라는 이득을 취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제품의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상품성이 향상됩니다. 또 단일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차종을 생산할 수 있으려면 기본 뼈대를 이루는 플랫폼의 완성도가 매우 높아야 합니다. 때문에 EMP2 플랫폼에는 등급이 높은 강철, 알루미늄, 복합 합금 등의 신소재가 사용돼 있으며 다양한 형태로 변형해도 문제 없을만큼의 강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연함과 강성을 두루 갖춘데다 대량 생산 체계를 바탕으로 경제성까지 확보할 수 있으니, 모듈러 플랫폼 개발은 곧 현대 자동차 제조사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하겠습니다.
7인승 모델에서 3열 좌석만 걷어낸 변형 모델이라고 보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의외로 7인승 모델과 5인승 모델은 외형 디자인에서도 적잖은 차이가 발견됩니다. 우선 전면부 A 필러 하단이 7인승은 꺾여 있으나 5인승은 직선 형태로 마감돼 있고 7인승 모델은 루프에서 C 필러로 몰딩이 둘러져 있는 형태이지만 5인승은 이 부분이 일반적인 프레임 형태로 마감돼 있습니다.
트렁크 라인 역시 5인승은 최신 해치백 스타일로 완만한데 비해 7인승 모델은 3열 좌석 공간 및 트렁크 확보를 위해 박스 타입에 더 가까운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도어 하단 역시 5인승 모델에 날카로운 엣지를 넣어 포인트를 준 반면 7인승 모델은 무난한 형태로 마감돼 있고 후륜 오버행 역시 5인승 모델이 더 짧습니다.
후면부 디자인 역시 적잖은 차이가 있습니다. 7인승 모델의 차고가 좀 더 높기 때문에 5인승 모델이 좌우로 좀 더 넓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며 후미등 역시 7인승은 ㄷ자 형태이지만, 5인승은 일반적인 직사각형 타입으로 디자인돼 있습니다. 해치 도어 하단의 형태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면부 디자인에서도 차이가 발견됩니다. 얇은 2중 라디에이터 그릴을 따라 LED 주간 주행등이 배치된 형태는 동일하지만, 하단 공기 흡입구 디자인과 안개등, 범퍼 하단 마감 등에서 적잖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7인승 모델과 5인승 모델은 엄밀히 말해 수치적으로 다른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데, EMP2와 같은 모듈러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효율적인 생산 방식인지를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듈러 플랫폼 적용에 따른 장점은 사이즈 대비 넓은 실내 공간입니다. 그랜드 C4 피카소의 차체 길이는 4,600mm로 '준중형' 사이즈에 해당합니다. 반면 휠베이스는 전장 4,800mm 대의 중형 세단에 해당하는 2,840mm입니다. 휠베이스(전륜과 후륜 사이의 길이)가 길다는 것은 그만큼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무엇보다 전면으로 길게 뻗어 있는 A 필러와 윗 부분으로 높게 당겨져 있는 윈드 실드 프레임, 뛰어난 개방감을 선사하는 글라스 루프 등이 적용돼 있어 개방감에 있어서는 대형 SUV 이상입니다.
기본적인 구성은 7인승 모델과 큰 차이가 없으나 실내 시트 구성이 7인승에서 5인승으로 변경된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1열 시트의 모습입니다. 7인승 모델 기준, 하위 트림에 해당함에도 직물 시트가 아닌 가죽 시트가 기본 적용돼 있습니다. 시트 쿠션은 단단한 편이고 가죽 질감은 평균적인 수준이나 시트 디자인만큼은 훌륭합니다. ㄱ자 형태의 스티치 3줄을 넣어 장기간 착석시 가죽 늘어짐 현상이 도드라지 않도록 했으며 투톤 컬러 구성도 좋습니다. 모든 시트는 수동 조작 방식입니다.
2열 시트 역시 7인승 모델과 마찬가지로 3개의 독립식 좌석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앙 부분에 돌출부가 없고 각각의 시트가 개별적으로 조절되기 때문에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6:4 폴딩 방식 대비 다양한 배치가 가능합니다.
평소 시승자(181cm, 86kg)가 운전하는 위치로 1열 시트를 맞춘 다음 2열 시트에 앉아본 결과 사진에서처럼 약 12cm 정도의 무릎 공간이 확보되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시트 하단이 층이 져 있어서 체감되는 무릎 공간은 약 7-8cm 정도입니다.
사진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 것처럼 그랜드 C4 피카소의 실내는 뛰어난 개방감을 선사합니다. 2열 탑승자를 위한 에이컨디셔너 통풍구 및 조절 장치는 B 필러 중앙 부분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좌우 독립식으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2열 시트 등받이에는 위와 같이 간이 식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받침대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편의 장치입니다.
5인승 모델에는 트렁크 전면부에 팝업식으로 배치되어 있던 3열 좌석이 제외되어 있습니다. 차체 사이즈를 감안하면 5인승 시트 배치가 훨씬 자연스럽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7인승 모델의 3열 공간은 머리 공간, 좌우폭은 충분했지만 협소한 무릎 공간으로 성인 남성이 탑승할 수 있을만큼의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는데, 이 부분을 트렁크로 온전히 활용해 한층 여유로워 보이는군요.
7인승 모델과 마찬가지로 트렁크 벽면의 전등은 위와 같이 분리되는 방식으로 유사시 렌턴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푸조 차량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인데, 아이디어는 좋지만 렌턴 디자인을 좀 더 고급스럽게 바꾸고 전구도 LED로 바꿨으면 합니다.
2열 시트를 펴고 접는 과정은 7인승과 같습니다. 시트 포지션에 따른 활용성은 좋으나 접고 펴는 과정이 꽤 불편합니다. 등받이 조절은 위와 같이 작은 레버를 당겨야 하는데, 노약자는 조작이 어려울 정도로 작동감이 타이트합니다. 2열 시트를 앞뒤로 움직이는 과정도 그리 편하지 않은데, 보다 쉬운 방식으로 개선을 필요로 합니다.
2열 좌석을 접으면 위와 같은 트렁크 공간이 넓게 확장됩니다. 대부분의 SUV, 해치백, MPV 등에서 공통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입니다만, 그랜드 C4 피카소의 경우 3개의 좌석이 각각 독립적으로 접히기 때문에 활용도 면에서 좀 더 유리합니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1.6 디젤 터보 엔진, 1.6 가솔린 터보 엔진(일본 전용 모델), 2리터 디젤 터보 엔진을 탑재한 모델 등 총 6종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국내 출시 모델에는 2리터 BlueHDi 디젤 엔진 단일 구성입니다. 1997cc 배기량, 터보 차저 방식으로 최고 150마력을 4,000rpm에서 내며, 최대 37.7kg.m의 토크를 2,000rpm에서 냅니다. 변속기는 토크컨버터 방식의 6단 자동 방식입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은 10.2초이며 최고 속도는 205km/h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동력 성능 부분은 7인승 모델과 큰 차이가 없으며 이전 시승기에서 동력 성능 부분을 충분히 다뤄드린바 있기 때문에 자세한 언급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리터당 14.4km(도심 13.2km/l, 고속 16.1km/l)입니다. 최근 리터당 18km 이상의 효율을 내는 소형 디젤 CUV에 비교할바는 못되지만, 일단 공차 무게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에 해당합니다.
이번 시승기는 장거리 운행 조건을 상정해 주행 테스트가 이뤄졌습니다. 시승 기간동안 주행한 거리는 정확히 1,000km였고 이 가운데 고속도로가 800km, 일반 시내 주행이 200km 비중으로 이뤄졌습니다. 고속도로 주행시 연비 운전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급가속, 급정거 등을 편하게 사용하면서 주행을 했으며 구간별로 차량 성능의 최대치를 사용해 보기도 했습니다. 시내 주행 조건은 흐름이 원활한 편인 중소 도심 위주로 진행되었습니다.
우선 출발시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운 상태에서 시승 거리의 절반에 해당하는 516km 주행 이후 재주유를 했습니다. 516km 주행(고속도로 400km 내외, 도심 110km 내외) 시 평속은 75km/h, 평균 누적 연비는 리터당 13.5km 정도를 기록했습니다. 연료 게이지를 보면 1/4 이 좀 더 남아 있음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주유된 디젤은 38.2 리터로 주행 거리당 소비된 디젤을 기준으로 환산해 보니 트립 컴퓨터와 큰 차이 없는 13.49km/l의 누적 연비를 기록했습니다.
이제 서울로 다시 복귀한 이후 정확히 1,000km의 주행 거리를 채운 상태에서 누적 연비를 체크해 봤습니다. 연료 게이지는 약 2/5 정도의 잔량이 남아 있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1,000km 주행 역시 고속도로 400km 내외, 시내 100km 내외의 조건으로 이뤄졌고 평속은 70km/h를 유지했으며 누적 연비는 공인 연비에 근접한 리터당 14km를 나타냈습니다.
시승시 일반 운전자의 환경보다 급가속, 급정거, 초고속 주행 빈도가 높았음을 감안하면 그랜드 C4 피카소의 일상적인 실연비는 만족할만한 수준이라 할 수 있으며 주행 여건, 연비 주행 여부에 따라 공인 연비를 크게 상회하는 결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7인승의 3열 시트를 제거해 5인승으로 변경한 모델이기 때문에 외형 디자인, 성능 부분은 7인승 모델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따라서 그랜드 C4 피카소의 외형, 주행 성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유니크한 7인승 MPV -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외형편) http://www.autogear.co.kr/xe/board_bjfW68/107820
유니크한 7인승 MPV -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성능편) http://www.autogear.co.kr/xe/board_bjfW68/107999
총평
지난 그랜드 C4 피카소 7인승 모델 시승기에서 시승자는 12인치의 넓은 LCD 계기반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 스티어링휠의 리모트 버튼이 산만해 조작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점, 국내 시장에서 가격 조건이 애매하다는 점 등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한바 있습니다.
5인승 모델 역시 LCD 계기반 활용성, 리모트 버튼 조작성 저하, 변속 레버와 트렁크 렌턴 방식의 조명 재질감 등 세부 항목들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나, 가격 경쟁력 부분에서는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그랜드 C4 피카소 5인승 모델의 판매 가격은 4,190만원 단일 트림 구성인데, 이는 7인승 모델의 엔트리 트림인 '인텐시브' 보다 200만원 더 저렴한 조건입니다. 그럼에도 7인승 인텐시브 트림에 제외된 내비게이션과 가죽 시트를 기본 장착하고 있어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5인승 모델의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기 보다는 7인승 모델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습니다만)
물론 그랜드 C4 피카소의 상품성은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4,190만원이라는 가격표가 7인승 모델 대비 경쟁력 있어보이기는 하지만, 국산 MPV 또는 SUV를 기준으로 보면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국산 미니밴인 카니발의 경우 최상위 모델에 풀옵션을 적용해도 3,970만원(노블레스 3,630만원 선택 옵션 340만원)이고 7인승 대형 SUV인 현대 맥스크루즈 역시 2.2리터 사륜 구동 최상위 모델이 4,010만원으로 그랜드 C4 피카소보다 저렴합니다.
5인승 구조에 동일한 EMP2 (Efficient Modular Platform 2)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푸조 308의 경우 3,390만원~3,74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도 큰 부담입니다. 그랜드 C4 피카소 5인승 모델이 푸조 308 대비 차체 사이즈가 좀 더 크고 휠베이스 역시 넓어 실내 거주성이 좋으며 편의 장치도 좀 더 잘 갖춰져 있기는 하지만 자동차의 기본이 되는 엔진과 변속기 구성이 같고 하체 구성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비슷한 주행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랜드 C4 피카소 5인승 모델의 가격 경쟁력이 푸조 308 대비 떨어져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 어떤 모델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유니크한 외형 디자인에 사이즈 대비 넓은 실내 거주성, 프랑스차 특유의 민첩한 핸들링을 갖춘 독특한 MPV인만큼 판매 가격을 3,000만원대 후반으로 설정했다면 '자신만의 개성 표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소비층'의 반응을 어느 정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차량일까?
'동급 유일의 7인승 MPV'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엄밀히 말해 그랜드 C4 피카소는 '5인승에 적합한 MPV를 7인승으로 늘린 변형 모델'입니다. 단순히 7개의 좌석을 갖추었다는 의미에서 7인승이라면 모를까, 7명이 탑승해서 장시간 운행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라면 7인승이라는 표현이 그리 적합하지는 않습니다. 마치 포르쉐 911과 같은 고성능 스포츠카의 좌석이 4개이지만, 누구도 '4인승 스포츠카'라고 인지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그랜드 C4 피카소의 3열 좌석이 쓸모 없지는 않습니다. 신장 160cm를 넘지 않는 어린이나 체구가 작은 여성의 경우라면 그랜드 C4 피카소의 3열 좌석을 이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기는 합니다. 또 성인 남성의 경우 정자세로 앉기 보다는 두 개의 좌석을 가로 방향으로 사용해 다리를 펴고 앉을 경우 생각보다 편안한 자세가 나오기도 합니다.(안전 문제를 감안해야겠습니다만) 쇼핑백이나 장바구니와 같은 짐을 3열 좌석에 놓을 경우 트렁크에 넣는 것보다 안정감 있으며 미들 사이즈의 애완견을 3열 좌석에 동승하기에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용도가 크게 필요치 않는 분들이라면 그랜드 C4 피카소 5인승 모델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차체 사이즈에 걸맞는 자연스러운 시트 배치와 7인승 모델 대비 낮은 가격 조건, 5인승 구조에 걸맞는 개성 있는 디자인 및 디젤 특유의 경제성이 잘 어우러진 수입 MPV라는 점에 매력을 느끼는 분들이라면 그랜드 C4 피카소 5인승 모델에 관심을 가져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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