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와 구글의 투자를 받은 3D 프린터 업계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을 넘는 기업) 카본(Carbon)이 최근 3종류의 플라스틱 소재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3D 프린팅 대중화를 위해서다.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이제는 옷과 음식, 집까지 만든다. 드론은 플라스틱 몸체와 내부 부품까지 모두 갖춰진 상태로 나온다. 복잡한 디자인을 더 아름답게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지만 사출 성형 제조 공정 대비 값비싼 재료가 대중화의 걸림돌이다.
카본은 'RPU70(경질폴리 우레탄)' 가격을 리터당 250달러에서 150달러로 인하했다. 쿠션과 밀봉에 사용되는 가볍고 견고하며 탁월한 탄성력을 갖는 'EPU 41(탄성 폴리 우레탄)'와 전기 커넥터용 'EPX 82(에폭시 수지)'도 리터당 300달러에서 150달러로 50% 내렸다.
조 데시모네 카본 CEO는 "사출 성형 방식의 전통적인 제조 공정은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비용이 감소하지만, 3D 프린팅은 1개를 만들던 1000개 만들던 비용이 동일하다."면서 "원단 가격 인하로 3D 프린팅 도입 장벽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3D 프린팅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프린팅 속도가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낼 만큼 빨라졌다. 카본은 '퓨처 크래프트(The Futurecraft) 4D'라는 아디다스의 3D 프린터 스니커즈화 미드솔 제작을 담당한다. 아디다스는 올해 10만 켤레의 신발을 3D 프린터로 제작,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아디다스에서 신발 밑창에 해당하는 미드솔 기본 디자인을 하면 카본의 리퀴드 액체 인터페이스(Continuous Liquid Interface) 공정이 기존 3D 프린터보다 1000배 이상 빠르게 제작한다. 고객들의 취향과 몸무게, 운동 습관 등을 고려한 푹신한 정도, 형태 등을 다르게 프린팅하는 게 핵심이다. 기존 사출 성형 방식의 제조보다 견고하고 유연한 제품이 나온다.
2016년 기준 세계 제조업 시장 규모는 약 12조 4000억 달러(약 14,036조 원)에 이른다. 여기서 차지하는 3D 프린팅의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하지만 플라스틱, 합성수지뿐 아니라 금속도 3D 프린팅 소재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프린터로 찍어낼 수 있는 제품 종류가 훨씬 더 다양해진다는 의미다. 카본은 원재료비 절감과 용도 확대를 통해 3000억 달러(약 333조 원)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레드우드 시티에 위치한 카본은 3D 프린터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다. 글로벌 투자사 피델리티와 세콰이아, GV, GE 벤처 등에서 총 4억 2200만 달러(약 4777억 원)을 유치했고, 기업가치는 17억 달러(약 1조 900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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