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e-트론은 극한 상황에서도 EV SUV로써의 장점을 갖도록 하기 위해 미국 파이크스 피크,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소금 평원, 베를린의 고전압 테스트 베이까지 다양한 곳을 주행했다. 그리고 양산형으로 등장한 이 특별한 EV SUV는 이제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험준하다고 알려진 스키 슬로프를 정복하기 위해 나섰다.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지만, 아우디는 이를 위해 e-트론에 특별한 개조를 더했다.
아우디가 도전에 나선 스키 슬로프는 오스트리아 키츠뷔엘(Kitzb?hel)에 있는 하넨캄(Hahnenkamm) 산에 있다. 이 곳은 천연의 스키 슬로프가 만들어져 있는데, 하넨캄 레이스라고 하면 세계에서도 험난하기로 유명한 스키 경기이다. 그 중에서도 아우디가 공략하는 부분은 마우스팔레(Mausefalle)인데, 독일어로 ‘쥐덫’이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경사도 85%의 코스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공략이 불가능해 보였다.
아우디는 도전을 위해 e-트론을 개량했다. 본래 양산형 e-트론은 두 개의 전기 모터를 사용하지만, 이번에는 공략을 위해 뒤 차축에 두 개의 모터를 장착해 총 세 개의 모터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로써 합산 출력 370 kW(503 마력), 휠 토크 8,920 Nm(909.6kg-m)을 발휘하도록 했다. 오르막에 맞추어 토크 및 구동 분배와 관련된 소프트웨어도 수정했다. 타이어 역시 특별히 개발한 스파이크 타이어를 장착했으며, 19인치 휠을 적용했다.
운전대는 월드 랠리크로스 챔피언이자 DTM에서 두 번이나 챔피언을 차지한 마티아스 엑스트롬(Mattias Ekstr?m)이 잡았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차체에는 롤케이지와 6점식 하네스를 장착한 버킷시트를 적용했다. 코스 공략 시에는 안전을 위한 케이블을 달고 있었지만 견인 능력은 없었으며, 오르는 것은 순수하게 차량의 출력과 타이어로만 수행했다. 코스 공략을 위해서 음료 회사인 ‘레드불’이 협찬했다.
아우디는 오래 전에도 차량의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아우디 100을 이용해 스키 슬로프를 올라간 적이 있다. 이번에는 더 험준한 경사로에서 전기 모터를 탑재한 e-트론을 이용해 올라감으로써 과거를 재현한 것은 물론 EV SUV의 능력도 검증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