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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프레소는 어떻게 바리스타를 가정으로 옮겼을까?

2021.04.09. 10:38:00
조회 수
 390
 3

피플지(People.com)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골든글로브상 5회, 아카데미상 2회를 수상한 남자. 할리우드의 대표 미남 배우 조지 클루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What else?(뭐가 더 필요해?)

(한국에 인간맥심 안성기가 있다면, 글로벌에는 인간네스프레소 조지 클루니가 있다)

누구나 한 번쯤 봤을 이 장면은 조지 클루니가 등장하는 ‘네스프레소(Nespresso)’ 광고의 모습입니다. 매력적인 그의 모습만큼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온 네스프레소는 어느새 우리의 공간 곳곳에 자리 잡았습니다. 커피는 여러 과정이 있어야만 맛있게 내려 마실 수 있다는 통념을 깨버린 브랜드, 각 가정과 사무실에 있던 인스턴트커피를 몰아낸 브랜드로 캡슐커피라는 장르를 연 네스프레소는 어떻게 우리의 공간에 함께 하게 되었을까요? 

오늘 마시즘은 대중들의 요구와 라이프 스타일을 간파한 혁신적인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그라인더, 드립 없이 
커피를 내리는 게 가능해?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었던 네스프레소 캡슐커피 머신)

네스프레소 캡슐커피의 시작은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네스카페(Nescafe)로 인스턴트 커피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네슬레(Nestle)는 원두커피 시장에도 관심을 갖게 됩니다. 

 불편함 없이 제대로 된 커피를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으로 기술 개발에 착수합니다. 그 결과 5g의 분쇄커피를 담은 캡슐 용기에 압력을 가해 40ml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혁신적인 기술로 캡슐커피를 만들어냅니다.

(고풍스러운 초기 네스프레소 커피머신과 캡슐)

기존의 인스턴트커피 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비즈니스 모델로 캡슐커피에 높은 기대를 했던 네슬레는 초반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그렇게 10년을 보내고 1986년 정식으로 네스프레소(Nespresso)라는 브랜드를 런칭했지만 여전히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1989년 ‘네스프레소 클럽(Nespresso Club)’ 런칭 이후 시장에서 호응을 얻게 됩니다. 그 후, 계속되는 혁신과 노력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네스프레소가 세계 1위 캡슐커피로 자리 잡게 된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이는 크게 4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단순함, 고객 관계, 락인 효과, 고급화 전략’이 바로 그것입니다.


커피의 역사는 단순화의 역사다 
‘단순함’을 만든 혁신 기술

(드래곤볼의 호이포이 캡슐 같은 것이죠(아니다))

네스프레소(Nespresso)는 간단하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핵심은 ‘단순함’이었습니다. 복잡한 과정 없이, 누구나 쉽게 숙련된 바리스타처럼 “완벽한 커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를 실현할 구체적 방법으로 캡슐커피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커피의 역사는 ‘단순화의 역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핸드드립 기구, 그라인더, 에어로프레스 등 셀 수 없이 많은 다양한 커피 기기들의 목표는 단 하나! 어떻게 하면 맛있는 커피를 간편하게 마실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입니다. 캡슐커피는 그 질문에 해답을 내놓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네스프레소를 통해 에스프레소 머신 없이도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습니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해 커피 원두를 갈고 꾹꾹 눌러 담는 과정 등의 수고로움을 버튼 하나로 단순화한 것입니다. 단 몇 초 만에 ‘완벽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된 것이죠. 그 방법 또한 무척 단순합니다. 그저 버튼 하나만 눌러 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입니다.


‘친밀한 특별함’으로 
고객을 확보하다

(네스프레소는 네스프레소 클럽 전후로 나뉜다)

네스프레소는 처음 런칭과 함께 ‘오피스 시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비즈니스 공간에서 좀 더 양질의 커피를 찾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오피스 시장의 반응은 썩 좋지 못했습니다. 매출은 오르지 않았고 고가의 캡슐커피 머신들은 재고로 쌓여만 갔습니다. 

그렇게 위기에 빠진 네스프레소에 1988년 새로운 CEO 장 폴 게일라드(Jean-Paul Gaillard))가 부임합니다. 그 직후 반전에 성공합니다. 게일라드는 먼저 ‘오피스 시장’ 중심에서 ‘고소득 가정’ 중심으로 마케팅 타깃을 바꿉니다. 그리고 1989년 ‘네스프레소 클럽(Nespresso Club)’이라는 새로운 컨셉의 고객 서비스를 통해 고객 중심의 네스프레소로 다시 태어나게 합니다. 

네스프레소 클럽의 핵심은 고객과의 친밀함을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네스프레소 클럽의 전화 주문(지금은 인터넷 주문 포함)을 통해 신선한 캡슐커피를 빠른 시간 안에 받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네소프레소 클럽 회원들에게만 특별 한정판 커피를 제공하거나 커피 전문 잡지를 제공하는 등 수준 높은 커피 관련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했고, 거품 제조기, 특별 접시 등 다양한 액세서리들을 제시하며 고객들의 흥미를 이끌어 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머신 고장 시 무료로 머신을 대여해주고 필터 세척 등을 위한 청소 키트 등도 제공하였습니다.

(한정판 네스프레소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함)

이런 높은 수준의 서비스는 자연스레 네스프레소 클럽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고 입소문을 타게 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네스프레소 클럽에 가입하게 됩니다. 덕분에 네스프레소는 고객들의 특성과 커피 선호 경향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네스프레소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적용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네스프레소 고객들의 여러 의견들을 취합하는 공간으로까지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네스프레소 클럽은 고객들과의 친밀한 관계 맺기를 이뤄냈을 뿐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죠.


고객을 만드는 
‘락인 효과’와 ‘고급화 전략’

(소비의 시작이 되는 마법의 기기들, 플레이스테이션과 아마존 킨들)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과 ‘엑스박스(X-BOX)’로 대표되는 비디오 게임기기, ‘아마존 킨들(AMAZON KINDLE)’과 ‘리디북스 페이퍼(RIDI PAPER)’와 같은 전자책 리더기들과 ‘네스프레소 머신’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충성고객은 자발적인 것인가, 강제되는 것인가”는 질문에 그 답이 숨어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디오 게임기기는 손해를 보고 판다고 합니다. 이는 비디오 게임기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비디오 게임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게임기기 자체에서는 손해를 보더라도 다양한 게임을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얻게 되는 구조인 것이죠. 중요한 것은 플레이스테이션 기기를 선택하는 순간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만 구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엑스박스를 구입하면 엑스박스 게임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아마존 킨들과 리디북스 페이퍼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이렇듯 하나의 플랫폼에 소비자를 묶어 놓는 전략이라 해서 ‘락인(Lock-in)’전략이라 합니다. 충성고객을 뺏기지 않고 상대적으로 지키기 용이한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네스프레소 머신 역시 그렇습니다. 적지 않은 돈을 주고 네스프레소 머신을 사는 순간, 사람들은 그 머신을 이용하기 위해 네스프레소 캡슐커피를 계속해서 사게 됩니다. 캡슐커피가 없는 네스프레소 머신은 쓸모가 없습니다. 따라서 커피머신을 샀을 뿐인데 캡슐커피를 사게 되는 마법이 벌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고급화의 네스프레소와 가성비의 돌체구스토)

최근에는 네스프레소 캡슐커피의 특허기간 종료에 따른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커피들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캡슐커피들은 다른 캡슐커피 머신이 아닌 네스프레소 커피머신이 가장 호환성이 높은 기기라는 것으로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네스프레소 커피머신의 판매량을 높여주게 되는 것이고 네스프레소의 브랜드를 강화시켜주게 되는 것입니다.

캡슐커피의 특허가 끝나면서 여기저기서 캡슐커피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같은 네슬레에서도 돌체구스토(Dolce-Gusto)라는 캡슐커피가 등장했는데요. 여기서 네스프레소가 취한 전략은 바로 고급화 전략입니다. 

돌체구스토는 가격 대비 성능비를 강조한 보급형 머신으로, 반면에 네스프레소는  커피 전용 캡슐 머신으로 ‘오리지널’과 ‘버츄오’ 네스프레소 2개의 머신 전략을 취하게 됩니다. 실제 네스프레소는 항공사 1등석 손님에게 제공하거나 파리의 유명 백화점에 머신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고급 머신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고급스러운 장소의 ‘네스프레소 부티크(Nespresso boutique)’도 이러한 전략 중에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네스프레소를 다시 봐야 하는 이유, 
사회적 책임을 다하다

(환경을 생각한 네스프레소의 활동들)

네스프레소의 여러 성공 전략보다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네스프레소의 매력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네스프레소의 모습입니다. 

스위스 로잔(Lausanne)에 본사를 두고 있는 네스프레소는 전 세계 50여 개국에 7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도덕성, 정직, 존경, 공정한 거래 및 법률 준수’를 핵심 가치로 삼으며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직원들이 근무하는 네스프레소는 그만큼 다양성을 중시합니다. 그리고 네스프레소는 캡슐커피가 중심에 있는 만큼 특히 2가지 측면에서 사회적 책임에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첫 번째, 지역공동체로서의 커피 농가에 대한 지원입니다. 네스프레소는 농촌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산림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1987년 설립된 단체인 ‘레인포레스트 연맹(Rainforest Alliance, 현재 약 76개국 약 130만여 개 이상의 농가와 협력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음)’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6만 2000여명의 농부들과 지속적인 관리와 커피 품질  및 수확량 향상을 통해 그들의 수입이 증대되도록 적극 협력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환경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입니다. 네스프레소는 지구를 살리는 ‘탄소 중립화’를 2022년까지 실현하겠다고 밝히며, ‘나무 심기, 탄소 배출량 저감, 탄소 상쇄 프로젝트 지원’ 등 적극적으로 환경 혁신을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적 성과를 구체적으로 내기 위해 일반화 및 직관적 설명을 넘어 지속 가능한 측정 방법과 수치로 환경 문제 혁신을 이뤄나가고 있는데요. 예컨대, ‘탄소 배출량’이라는 정량적인 지표를 중심으로 측정치의 증감 여부를 추적, 관리하면서 환경적 가치를 실천합니다. 

네스프레소의 40ml 에스프레소에 대한 1년 동안의 가치를 제품의 생명주기에 따라, ‘원재료, 생산, 공급 및 아웃소싱, 유통, 수명 종료’ 등으로 구분하여 추적하고 있으며 잠재적으로 환경을 고려한 대체적 모델 탐구의 기준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이며 구체적인 방법으로 실천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수거된 네스프레소 캡슐로 프레임을 만든 자전거)

또한 네스프레소는 재활용이 가능한 알루미늄 캡슐을 사용하는데, 재활용 프로그램을 통해 수거된 알루미늄 캡슐은 생활용품, 자동차 부품 등으로 활용되고 커피 가루는 농장의 거름으로 다시 쓰게 됩니다. 그 밖의 여러 ‘업사이클링(Upcycling)’ 프로젝트를 통해 ‘리:사이클(RE:CYCLE) 자전거 제작’ 등 적극적인 재활용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편리미엄’ 그리고 ‘홈카페’ 
우리 곁에 네스프레소

재료를 받아 데우기만 하는 간편식이나 즉석조리식품(RTC·Ready to Cook) 등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결합한 용어인 ‘편리미엄’은 소비자들이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는 편리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호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는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완벽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하겠다’는 네스프레소의 철학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확산은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을 늘렸고, 홈카페 문화라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적 상황은 국내 캡슐커피 시장을 키운 기폭제가 됐습니다. 

지난해 캡슐커피 머신 판매량은 주요 온라인 마켓을 통해 100% 이상 급증했고, 캡슐커피 판매량도 50% 안팎 늘었다고 합니다. 미국 가정의 40% 이상, 영국 가정의 30% 이상이 캡슐커피를 마시는 시대, 국내 캡슐커피 수입량도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평균 15% 이상 증가했으며, 캡슐커피 기기의 세계 판매량은 2008년 180만 대에서 2018년 2070만 대로 급증했습니다. 이제는 캡슐커피 없던 때를 상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네스프레소가 있습니다.

지역공동체를 살피고 환경 혁신에 힘쓰는 ‘멋짐 폭발’은 이제는 우리 공간에서 빠질 수 없는 네스프레소 머신과 캡슐커피를 돋보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혁신적인 기술력과 수려한 디자인 이상으로 우리 공간을 아름답게 메꿔주는 것은 그 브랜드의 철학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해당 원고는 매거진 칸에 기고한 마시즘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매거진 칸’은 대한민국의 주택 문화를 이끄는 대원 칸타빌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입니다.
  • 참고문헌
  • 계수미(2021.2.10), <네스프레소 “농부-환경-미래까지 생각해야 좋은 커피”>, 동아일보
  • 김보라(2021.3.4), <캡슐커피, 어떤 커피든 카피>, 한국경제
  • 인터비즈(2017.7.24), <1987년 파산 위기에 빠졌던 네슬레는 어떻게 죽어가던 비즈니스를 살렸나?>, 네이버포스트
  • 임소라(2019.12.17), <네스프레소 호환캡슐 전쟁… 세계적인 회사들 앞 다퉈 국내 출시>, 아시아경제
  • 조원진(2018.5.27), <네스프레소 캡슐커피 입문 – 캡슐커피의 역사>, 브런치
  • 최중석(2019), <사회적경제학>, 좋은땅
  • A3about coffee(2018.12.13), <네스프레소 트렌드 연구>, 블로그
  • WLDO(2019.10.14), <WLDO_조지클루니가 네스프레소만 찾는 이유>, 유튜브
  • Nestle-nespresso(2021), Nestle-nespresso Homepage

네스프레소는 어떻게 바리스타를 가정으로 옮겼을까? 마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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