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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 망했는데... 쌍용차 이모션 사실분?

다키포스트
2021.06.25. 10: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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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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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탄금(對牛彈琴), 어리석은 사람에겐 깊은 이치를 말하여 주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쌍용자동차의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표현으로 이보다 더 적합한 것이 있을까.


지난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간 쌍용자동차의 첫 전기자동차 ‘코란도 이모션’은 이와 같은 답답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옛 명성의 부활, 정통 SUV로의 회귀, 뉴트로 트렌드 적용 등, 소비자들이 수십년간 쌍용자동차에게 던진 여러 조언은 결국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오래전부터 쌍용자동차를 응원해온 골수 마니아층은 이런 현실에 그저 속이 탈뿐이고, 에디터 역시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번 콘텐츠는 조금 삐딱한 시선으로 코란도와 쌍용자동차의 미래를 점쳐보고자 한다.


쌍용자동차는 니치 브랜드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렉스턴 스포츠’, 프리미엄 SUV 시장의 개척자라 할 수 있는 ‘렉스턴’ 등이 대표적인 니치 전략의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즉, 독창적인 이미지로 시장의 빈틈을 공략하는 것이 쌍용자동차의 브랜드 정체성이다.



하지만, 티볼리를 기점으로 쌍용자동차는 니치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잊어버렸다. ‘소형 SUV’라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성공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소형 SUV가 대중화되자 쌍용자동차는 경쟁브랜드에게 치이기 시작했다. 니치 브랜드에서 평범한 SUV 브랜드가 되어버린 셈이다.


그런데 쌍용자동차는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지 못했다. 티볼리로 쏘아올린 ‘성공 경험’에 지나치게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과거 쌍용자동차를 상징하던 마초스러운 요소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모든 라인업이 티볼리처럼 바뀌기 시작했다. 코란도가 ‘티볼리 대짜’라는 부끄러운 별명을 가지게 된 시점도 이때부터다.


여기에 쌍용자동차의 모순적인 판매전략과 애매한 포지셔닝이 겹치면서, 코란도는 소비자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무엇보다 경쟁모델 대비 크기도 애매하고 옵션도 부족한데, 실용적인 SUV를 원하는 가족 단위의 소비자를 공략하는 오판을 범했다. 게다가 경쟁모델이었던 투싼과 스포티지가 세대교체를 이루면서, 코란도의 경쟁력은 더더욱 떨어졌다.

이처럼 그저 명색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던 코란도의 정체성은 결국 전기차 모델인 ‘코란도 이모션’이 나오면서 완전히 소멸되었다.



전면부에 미약하게나마 남아있던 강인함은 전기차 특유의 답답한 그릴로 뒤덮여 버렸고, 파란색으로 마감된 범퍼와 커버가 씌워진 휠은 한 세대 이전의 전기차처럼 촌스럽기 그지없다. 오랜 시간 뜸을 들인 결과물이 고작 이것이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국내 첫 준중형 SUV 전기차’라는 타이틀 역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에는 이미 우수한 전기 SUV가 차고 넘친다. 차라리 체어맨을 전기차로 부활시켜 G80e와 경쟁했다면 모를까, 매력없는 모델을 전기차로 만든 것은 애당초부터 잘못된 기획이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코란도 이모션은 늦어도 한참 늦었다. 6년 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했었던 전기 SUV ‘티볼리 EVR’에서 조금도 발전하지 못했다. 디자인만 따지자면 오히려 퇴보한 수준이다. 더군다나, 그 누가 전용 플랫폼을 갖춘 완벽한 전기자동차 대신 내연기관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되다 만 전기자동차를 구매할까? 


코란도 이모션이 절망적인 면을 보여주었다면, 함께 공개된 ‘J100’은 희망의 빛을 선사했다. 스케치 이미지에서부터 풍겨오는 강렬한 마초스러움은 정통 SUV에 목말라 있던 마니아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켜주기에 충분했다.



J100은 쌍용자동차 마니아들이 그렇게나 원하던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쌍용자동차의 헤리티지라 할 수 있는 ‘강인하고 안전한 SUV’라는 본질을 바탕으로 다듬어진 덕분에, J100은 타 브랜드의 SUV에서는 볼 수 없는 쌍용자동차만의 유니크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니치 브랜드 특유의 개성을 되찾은 것이다.


또한 J100은 그동안 빈자리로 남아있던 쌍용자동차의 중형 SUV 라인업을 채워주는 모델이기도 하다. 과거 쌍용자동차의 중형 SUV였던 ‘무쏘’와 ‘카이런’의 정신적인 후속 모델인 셈이다. J100이 별다른 문제없이 출시만 된다면 쌍용자동차는 이른바 ‘SUV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J100의 출시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코란도를 부활시킨 이전 사례를 감안하면 무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무쏘’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네임벨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무쏘의 후속모델이었던 카이런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전기 파워트레인이 마련된다는 점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렇게나 매력적인 전기 SUV를 싫어할 사람은 없다.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해외 브랜드의 전기 SUV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아직 정확한 스펙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디자인 하나만큼은 세계 시장을 겨냥하기에 차고 넘친다.


쌍용자동차는 그동안 격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생존과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끝이 보이지 않는 노사갈등, 갈피를 잡지 못하는 마케팅, 갈수록 후퇴하는 상품 경쟁력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는커녕 돌파 의지조차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개된 ‘코란도 이모션’과 ‘J100’은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꿈은 높은데 현실이 녹록치 않다. 최악의 경우 J100이 미처 등장하기도 전에, 코란도 이모션이 쌍용자동차의 마지막 생명줄을 끊어버릴 수도 있다.


지난 10년간 수익 악화로 이미 두 차례나 취소된 쌍용자동차의 중형 SUV 프로젝트가 이번에는 실현될 수 있을까? 2022년까지 앞으로 1년, 쌍용자동차가 J100을 통해 보여준 변화의 의지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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