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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초보를 위한 위스키 전용 잔 5

2021.09.16. 08: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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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치위스키, 아이리시 위스키, 버번위스키, 싱글몰트위스키, 블렌디드 위스키까지 산지와 생산 방식에 따라 여러 종류의 위스키가 존재한다.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유명 브랜드도 좋지만, 직접 시음을 통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위스키를 찾는 것은 매우 큰 즐거움이다. 

위스키를 잘 고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위스키 잔(Glass)을 잘 고르는 것. 세상의 모든 술이 그렇듯 위스키 역시 주종에 알맞은 글라스와 함께할 때 본연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공식’은 아니지만, 브랜드와 품종에 맞는 잔을 선택하면 더욱 품위 있고 고급스럽게 위스키를 즐길 수 있다. 생각 이상으로 다양한 위스키 잔의 종류와, 마시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위스키 시음의 시작은 ‘알맞은 잔’을 고르는 것

위스키 잔의 역할과 기능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먼저 시각적 효과. 깨끗하고 아름다운 유리, 그리고 적당히 차가운 온도의 잔은 위스키를 더욱 매력 있게 만들어 준다. 두 번째는 용량. 어떠한 위스키 음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잔의 용량과 크기가 달라지게 된다. 마지막 세 번째는 맛의 극대화. 모히또를 만드는 데 와인잔을 쓸 수 없듯이 위스키 칵테일 제조 등에 어울리는 용도에 맞는 잔들이 있다. 이처럼 위스키를 마시는 즐거움을 더해주는 위스키 글라스의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1. 올드 패션드 글라스(Old Fashioned Glass)

굴러갈 듯한 원통 모양의 단단한 잔은 ‘올드 패션드 글라스’라고 불린다. 위스키 바에 가면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잔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록스(Rocks), 온더락 글라스(On the Rocks Glass), 혹은 이런 모습의 잔들을 통칭하여 텀블러(Tumbler)라 부르기도 한다.

올드 패션드 글라스의 이름은 ‘코냑, 소다, 얼음’을 넣어 만드는 위스키 칵테일 ‘올드 패션드’에서 따온 것이다. 하지만 칵테일 외에도 얼음을 넣어 마시기 좋은 잔이다. 일반적으로 글라스 자체는 얇지만, 바닥이 두껍고 견고하여 쉽게 넘어가지 않는 특징이 있다. 다만 입구가 넓어 향을 모아주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올드 패션드 글라스는 일반 마트나 다이소 등 소품 숍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을 만큼 매우 대중적인 잔이다. 입구의 지름이 지나치게 넓지 않고 몸체가 단단한 제품을 고르면 어떤 종류의 위스키든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2. 글렌캐런(Glencairn)

위스키 잔의 역사는 ‘글렌캐런’이라는 브랜드와 함께 시작한다. 원래 위스키는 아무 잔에나 편하게 담아 마시는 술이었다. 하지만 2001년 스코틀랜드의 프리미엄 크리스털 글라스 웨어 브랜드 글렌캐넌 크리스털의 창립자 레이먼드 데이비슨(Raymond Davidson)이 최초로 위스키만을 위한 잔 ‘글렌캐런’을 개발하면서 다양한 디자인의 위스키 글라스들이 만들어졌다. 

글렌캐런은 보라색 엉겅퀴 꽃을 본떠 만들었다. 작은 램프 모양의, 위로 좁아지는 볼록한 볼이 특징. 유려한 곡선을 지니고 있지만 몸체가 매우 단단해 잘 깨지지 않는다. 또한 넓은 베이스 부분은 술이 담기는 순간 아로마(향)가 잘 펼쳐질 수 있게 도와주며,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입구는 잔 안에 퍼진 향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모아줘  풍부한 느낌을 준다.

올드 패션드의 단점을 보완한 잔이라고 할 수 있는 글렌캐런은 위스키 고유의 향을 가장 잘 표현해 주어 싱글몰트위스키를 마실 때 적합하며, 세계적인 위스키 테이스팅 행사인 ‘위스키 라이브’의 공식 글라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잔 끝에 입술을 댈 때 아랫입술이 달라붙게 되고 잔을 기울이면 위스키가 혀끝과 처음 만나 천천히 목구멍으로 넘어가 위스키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3. 코피타(Copita)

ⓒGlencairn Crystal Studio

코피타는 글렌캐런 스튜디오가 탄생시킨 또 다른 위스키 전용잔이다. 튤립 모양을 닮아 ‘튤립(Tulip)’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와인잔과 비슷하게 생긴 외형 때문에 때로 와인 시음에 사용되는 잔을 일컫는 용어인 카타비노(Catavino)로 불리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둥그스름하고 기다란 모양의 코피타 글라스는 향을 잡아두기에 매우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잔 아래로 달린 다리 덕분에 잔을 손으로 잡아도 위스키의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브랜디 전용 글라스인 스니프터(Snifter)와 유사하기 때문에 브랜디 글라스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코피타는 스니프터보다 크기가 작고 몸체 또한 좁다는 점에서 다른 종류의 잔으로 구분된다.

앞서 소개한 글렌캐런과 코피타처럼 향을 잘 맡을 수 있게 해주는 이러한 잔을 노징 글라스(Nosing Glass)라고 한다. 위스키 고유의 향을 음미하는 데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테이스팅에 주로 사용되기도 한다. 

4. 샷(Shot)

서부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봤을 이 잔. 바로 위스키를 생각하면 가장 떠오르는 잔 중에 하나인 ‘샷 글라스’다. 스트레이트 잔으로 불리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양주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샷 글라스의 크기는 보통 30~35ml이 기준이다. 이는 샷 잔인 유래와 연결되는데, 18~19세기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에 총알 하나와 바꿀 수 있는 용량이었다는 설. 그래서 잔 이름도 총알을 의미하는 ‘샷(Shot) 글라스’가 되었다고 흔히 알려져있다. 뭐랄까 서부시대의 역사가 묻어있는 표현이라고 할까?

샷 글라스는 올드 패션드 글라스와 마찬가지로 어디에서든지 구할 수 있는 잔이다. 다른 잔들에 비해 가격대도 저렴한 편. 특히 최근에는 디자인과 용량 또한 굉장히 다양한 편인데, 가장 멋스러운 것은 역시 클래식한 느낌의 민무늬 유리잔이다. 

5. 하이볼 글라스(Highball Glass)

마지막으로 소개할 잔은 바로 하이볼 글라스다.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가는 혼합주를 위한 글라스이기 때문에 키가 큰 잔(High Ball)이다. 앞서 얘기했던 ‘텀블러’의 한 종류라고도 볼 수 있다. 큰 키 덕분에 톨 글라스(Tall Glass), 혹은 굴뚝을 닮았다고 해서 침니 글라스(Chimmney Glass)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이볼 글라스는 위스키 하이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칵테일을 담는 잔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길쭉하고 시원한 디자인 덕분에 카페 음료 혹은 일반 음료만 담아도 멋스러운 느낌을 준다. 얇고 심플한 일반적인 디자인부터 밑동이 화려한 디자인 등 다양한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더 좋은 위스키’를 위한,
글라스 별 위스키 음용법 세 가지

스코틀랜드에는 “세상에 나쁜 위스키는 없다. 좋은 위스키와, 더 좋은 위스키가 있을 뿐”이라는 오랜 속담이 있다. 위스키를 마시는 ‘완벽한’ 방법은 없다는 것. 다만 같은 소주도 긴 맥주잔보다는 소주잔에 따라 홀짝일 때 더 달콤한 것처럼, 위스키도 오직 ‘그 술’만을 위해 존재하는 글라스와 레시피에 따라 마시면 짧은 목 넘김의 순간이 더 흡족해진다. 이 글을 읽고 난 뒤 정말 오랜만에 찬장 속 묵혀둔 위스키 보틀을 꺼낼 당신에게 선물하는,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위스키 음용법 세 가지.

1. 스트레이트

위스키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방법.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위스키의 원액 그대로를 마시는 방식으로 ‘스트레이트(Straight)’ 혹은 ‘니트(neat)’라고도 한다. 

주로 샷 잔이라 불리는 스트레이트 잔을 사용해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 밖에도 스트레이트 잔의 두 배 크기인 더블 스트레이트(약 60ml), 즉 짧은 텀블러 잔들이나, 글랜케런과 코피타, 스니프터 등을 사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위스키 그대로의 풍미를 느끼며 마실 수 있다. 다만 위스키가 40도 이상의 도수이기 때문에 더블 스트레이트 방식으로 즐기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하자.

개인적으로 모든 위스키는 스트레이트로 마시기에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스트레이트로 마시기 좋은 품종으로는 장기 숙성된 블렌디드 위스키나 싱글몰트위스키들을 추천한다. ‘로얄샬루트 32년’ 같은 장기 숙성된 블렌디드 위스키는 물과 얼음을 더하지 않아도 부드러운 맛과 향을 자랑한다. ‘글렌피딕’같은 싱글 몰트위스키도 스트레이트로 느낄 때 충분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2. 온더락

‘온더락(On the rock)’은 말 그대로 얼음 위에 위스키를 따라 마시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40도 이상의 도수가 부담스럽거나 처음 위스키를 접하는 사람에게 추천되는 방법. 

온더락 글라스에 얼음을 넣고 그 위에 위스키를 따르는 것이 기본이지만,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얼음의 형태에 따라 조금씩 방법이 달라진다. 기본적인 것은 온더락 글라스를 꽉 채울만한 바위 같은 얼음 한 조각 ‘아이스 볼’을 채워 마시는 것. 하지만 아이스 볼을 일반 가정집에서 만들기란 어렵다. 때문에 흔한 얼음 형태인 ‘아이스큐브’를 이용하거나, 더 나아가 얼음을 잘게 부숴서 위스키 도수를 낮추고 부드럽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 

온더락으로 마실 때는 버번위스키가 잘 어울린다. 대중적인 프리미엄 버번위스키인 ‘메이커스 마크’나 ‘버팔로 트레이스’를 추천한다. 버번위스키 특유의 바닐라, 캐러멜 향이 얼음을 만나 더욱 풍성해진다. 혹은 거친 느낌의 ‘잭 다니엘’과 같은 테네시 위스키도 온더락으로 마시기 좋다.

3. 하이볼

‘하이볼’은 하이볼 글라스에 얼음을 넣고 위스키와 함께 탄산수(소다)나 탄산음료, 레몬즙 등을 섞어 마시는 방법이다. 위스키 본연의 맛보다는 위스키가 첨가된 혼합주, 즉 칵테일로 즐기는 음용법이라 할 수 있다. 

하이볼은 온더락 방식으로도 마시기 어려워하는 사람에게 위스키를 조금 더 순하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레몬이나 라임 제스트와 시럽, 다양한 재료와 함께 위스키의 맛과 향이 섞이며 완성되는 상큼하고 청량한 맛이 특징.

하이볼에 잘 어울리는 위스키로 추천하는 브랜드는 싱글몰트위스키 ‘탈리스커 10년’이다. 스모키 한 맛이 매력적인 제품으로, 하이볼로 만들어 마시면 탄산수의 시원함과 레몬의 상큼함이 더해져 훨씬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칵테일 특유의 달달한 맛을 좋아한다면 ‘몽키숄더’를 활용해보자. 바닐라의 스윗함이 특징인 위스키로, 하이볼로 만들면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달콤하고 상큼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해당 원고는 매거진 칸에 기고한 마시즘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매거진 칸’은 대한민국의 주택 문화를 이끄는 대원 칸타빌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입니다.

위스키 초보를 위한 위스키 전용 잔 5 마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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