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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조사들의 전동화 전략, 속도보단 유연성

글로벌오토뉴스
2021.09.27. 10: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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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곳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수많은 숙제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각 국 정부나 단체들이 추진하는 정책들은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원하던 목표에 도달하고, 때로는 실패하기도 한다. 유럽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을 세우는데 익숙한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이 지금까지의 실적과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 경우라면, 유럽은 거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과정을 고민하는 모습을 다양한 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적어도 10년 후, 20년 후를 내다보는 환경 보호 정책 등 에서 유럽과 한국의 다른 분위기를 느끼곤 한다.





2050년에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것이 유럽위원회 (EU)가 추진하고 있는 거대한 목표이며, 한국 정부 또한 탄소중립 선언을 하며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30년 후 먼 미래를 위한 목표이기도 하고, 현재의 정치인들이 책임을 지는 일도 없기 때문에 일단 목표만 설정해두거나, 환경 보호 단체와의 충돌을 꺼리기 위한 속마음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내년의 상황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향후 20년 내에 전 세계 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그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획기적인 기술이 탄생하고, 의외로 순조롭게 탄소중립을 위한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고, 수년에 달성하기 어려운 규제 및 법규가 완화 될지도 모른다. 탄소중립과 관련된 각 국의 정책들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반드시’ 목표 달성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교적 가까운 미래를 목표로 하고 있는, 특히 유럽위원회가 2021년 7월 발표한 기후 변화 정책 ' Fit for 55’는 자동차 산업에 큰 충격을 가져오고 있다.




Fit for 55에 규정된 목표는 2030년 온실 가스 배출량을 1990 대비 55 % 줄인다는 내용으로, 기존의 온실가스 저감 정책보다 더욱 까다롭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 충격을 가져온 것은 2035년을 목표로 탄소 배출을 0%로 한다는 것이다.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가 아니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목표이다.


물론, 신재생 에너지 기반의 새로운 동력원을 통한 해결책도 연구되고 있는 만큼 Fit for 55도 대체 연료 인프라에 대한 지침이 개정되고 있다. 그만큼 내연 기관의 실질적인 금지는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유럽 자동차 공업회 역시 이러한 내용에 대해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e-FUEL (신재생 에너지 기반의액체 연료) 등은 아직까지 생산 및 판매 비용이 높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 전력은 전기차에 우선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만큼 당장에는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기업들은 모두 나름의 전동화 전략을 선언하고 추진 중이다. Fit for 55이전부터 판매 차종을 100% 전기차 또는 배출가스가 없는 차량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자동차 제조사는 볼보, 재규어, 아우디, GM 등이 있다. 다른 제조사들 역시 7월 유럽위원회의 발표 이후 이전보다 더 야심찬 전략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면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목표는 같지만, 자세히 보면 추진방법에는 제각각의 형태를 보이고 기업간에 온도차도 확인할 수 있다. 왜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폭스바겐 그룹이다. 디젤게이트 이후 발빠르게 전기차 전환을 진행하고 있는 폭스바겐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MQB를 통해 다양한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국내에서도 폭스바겐의 전기차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 전환으로 인해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바로 구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생산 공정이 단순화 되고 전동화 전략 추진을 위한 막대한 투자가 진행되면서 일자리를 잃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폭스바겐의 경우 전기차 생산을 위해 작업 기술에 대한 교육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었다고 한다. 전기차 생산으로 인해 작업 공정이 30% 가까이 줄어들게 되는 만큼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지고 이를 위한 반발을 억제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었다고 한다.


유럽 자동차 제조 산업 협회 (EAMA)에 따르면 EU 노동 인구의 약 7%에 해당하는 1460 만명이 자동차 산업에 고용되어 있지만, 전기차 전환으로 인해 대량 해고가 발생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토요타의 토요타 아키오 사장도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2050년을 목표로 탄소중립을 추진한다면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약 550만명 중 100 만명은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차 역시 발빠르게 전동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매년 정년퇴직 인원만큼 공정을 대폭 없애는 작업이다. 회사는 이를 ‘공정개선’이라 부른다. 지난해 ‘개선’ 대상은 1041개 공정으로 모두 1572명분이다. 같은 해 정년퇴직 인원 1436명을 조금 넘는다. 1970명이 정년퇴직하는 올해는 1712명분의 공정이 없어질 전망이다. 정규직 생산직 비중이 높은 현대차•기아의 생산 물량을 대폭 줄이는 계획은 조만간 본격화될 공산이 크다. 신규 채용을 사실상 ‘0’으로 둔 현재 계획대로라면 2030년에는 생산직의 40%만 회사에 남게 된다.

그 외에도 유럽 제조사들이 발표한 전략을 보면 의구심을 드는 부분도 보인다. 르노처럼2030 년에는 자사 제품의 90%를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기업도 있다. 기존의 내연기관 개발 부문을 완전히 없애는 기업은 찾기 힘들고, 규모를 축소해 내연기관 개발 역시 지속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장기적으로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기업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발생 가능한 미래 시나리오를 여러가지 준비하고 계획을 가다듬는 '시나리오 플래닝'이라는 기법이 사용되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생각하고 여러 가지 전략을 준비하려면 체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다른 기업들과 손을 잡으며 연합을 늘려가는 산업 전체의 재편이 일어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미래를 위한 유연성을 키우기 위한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실용화가 명확히 보이는 시기는 불과 ‘5년’ 전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미래 예측은 어렵고, 그래서 2035년을 위한 각 기업들의 전략에 '온도차' 이다. 어쨌든, 전동화 전략과 관련해서는 “궤도 수정은 있어도, 일단 진행되면 되돌릴 길은 없다”는 것이 오늘날의 모습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미래의 모습이 뚜렷해 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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