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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식 칼럼] 빨라진 탄소중립 시나리오 "전기차 없는 브랜드" 퇴출 위기

2021.10.19. 16: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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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을 확정했다. 18일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최종안은 지난 8월 나온 3개 안 가운데 가장 완화한 1안을 제외하고 2안과 3안을 중심으로 상향 조정된 것이 특징이다. 윤순진 탄중위 민간위원장은 이날 발표에서 "에너지 전환에 명확한 신호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2050년 시나리오 최종안을 예정대로 시행하면 2050년 이전 국내 석탄발전을 전면 중단하는 에너지 전환, 산업, 수송, 건물, 농축 수산 분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NDC)가 크게 높아진다. 최종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수송 분야는 비상이 걸렸다.

탄중위 최종안에 따르면 수송 분야는 2018년 탄소 배출량을 9800만1000t으로 잡고 2030년 37.8%를 줄인 6100만t을 달성해야 한다. 정부는 수송 분야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크게 교통 수요 관리, 친환경차 보급 확대로 방향을 잡았다. 우선 교통 수요를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철도 중심으로 이동 수단 체계를 바꿀 계획이다.

대중교통 중심으로 교통 수요를 관리해 오는 2030년 자동차 평균 주행 거리를 4.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핵심은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는 일이다. 정부는 2030년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와 같은 완전 무공해 차 450만대 보급을 목표로 정했다. 이를 통해 2970만 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수송 분야 감축 목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친환경차 보급으로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사업용 차량 50만대 이상을 무공해차로 전환하는 데 우선 집중하고 노후차 조기 교체로 친환경차 보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국내에 등록된 자동차 2700만대 가운데 전기차 362만대, 수소 전기차 88만대, 하이브리드카 400만대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경유 바이오 디젤 혼합율도 현재 3%에서 8%로 높인다.

연간 신차 판매량이 160만대 수준인 내수 규모로 보면 앞으로 남은 9년 동안 매년 45만대 정도를 순수 전기 동력 사용 무공해차로 전환해야 한다. 자동차 업계는 급격한 친환경차 전환 정책에 우려하고 있지만 내수 점유율이 높은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 신차를 계속 투입하고 있어 가능하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는 있다.

문제는 친환경 라인업이 부재한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다. 현대차와 기아는 차종을 가리지 않고 순수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모델을 구축해 놨지만 지엠(GM)과 쌍용차, 르노삼성차는 매우 불안하다. 지엠은 연내 목표로 했던 신형 전기차 볼트 EV와 볼트 EUV 출시가 배터리 문제로 어렵게 됐다.

르노삼성차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XM3 하이브리드를 내수용으로 투입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수출 물량도 부족한 상황에서 르노 본사와 협의가 매끄럽지 않은 눈치다. 유럽 시장에서 영국 수요가 절대적인 쌍용차도 전기차를 수출용으로 우선 공급해야 한다. 당장 내년부터 전체 판매 대수에서 친환경차 비중을 따져 계획량에 미치지 못하면 엄청난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마이너 3사 처지가 매우 곤란해졌다. 

이런 사정은 수입차 몇 곳도 다르지 않다. 최근 공격적으로 전기 신차를 투입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등 여유가 있지만 전기차 라인이 전무한 곳들이 제법 있다. 또 구색을 갖춰 놨지만 판매가 전무한 브랜드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량이 많은 대배기량, 디젤 위주로 라인업을 갖춘 곳도 여전하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이들에 대한 규제와 부담이 앞으로 더 강화할 것이고 따라서 팔면 팔수록 기업에 부담이 되는 일도 벌어지게 된다.

앞서 자동차 업계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을 우려스럽게 봤던 이유를 살펴보면 전기차 라인이 부재한 업체가 왜 곤혹스러운지를 알 수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오는 2030년 국내 친환경차 누적 생산 능력을 300만대로 보고 있다.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450만대에서 150만대가 부족하다.

국내에 제조 시설을 가진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는 2025년 이후 국내 전기차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해마다 목표를 채우려면 본사가 해외에서 조립한 전기차를 수입해 팔아야 한다. 업계는 전기차에 소홀했거나 여전히 내연기관 의존도가 높은 몇몇 수입사가 국내 시장에서 판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아니 어디서도 사업을 하기 어렵게 된다. 우리나라 말고도 EU, 영국, 미국, 일본 등 주요 시장도 NDC 상향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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