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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 1번지] (1) AI 개발자, 되기도 구하기도 어렵다고?

2021.10.22. 17: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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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차주경 기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개발자 구인. 오로지 실력만 봄. 초봉 5,000만 원 이상.”“AI 개발 및 기획자 채용. 나이와 성별 무관. 사택 및 복지비 지급.”“비전 AI 인재 모집. 업계 최고 대우 보장. 학력 무관, 포트폴리오 및 프로젝트 경험 필수.”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AI 개발자’를 검색하면 수천 건이 넘는 채용 공고가 나온다. 그만큼 AI 개발자의 수요가 많다는 증거다. 한편, 채용 공고 대부분은 전공이나 학력, 성별과 나이를 따지지 않고 오로지 실력만 보고 채용한다고,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과 복지 혜택을 보장한다고 강조한다. AI 개발자를 채용하기 어려우니 경쟁사보다 좋은 조건을 내세워 우대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수요가 많고 채용하기 어렵다. 이 채용 공고들을 잘 보면 우리나라 AI 업계가 풀어야 할 문제가 드러난다. 인력과 기업 사이 미스매칭(Missmatching), ‘부조화’다.

AI 개발자가 아닌, 실력과 실무 경험 갖춘 ‘AI 인재’ 돼라

AI는 우리 삶의 양상을 송두리째 바꿨다. 기업은 앞다퉈 자사 상품, 서비스에 AI를 적용하려고 나선다. 자연스레 AI 개발자의 인기와 수요는 급격히 늘었다.

많은 연봉과 풍부한 복지, 밝은 산업 전망과 늘어날 수요, 실력만 있으면 인정을 받는 유연한 업계 문화까지. AI 개발자 직군은 대학교 졸업 예정자와 취업 지망생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하다.

AI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AI 개발자 수요도 늘고 있다. 출처 = AICA

실제로 대학교 AI 학과의 입학 경쟁률은 높다. 2021년 대학교 정시 모집 전체 경쟁률은 5.02대 1이었다. 한양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학과의 경쟁률은 8대 1, 중앙대학교 AI학과의 경쟁률은 7.9대 1, 인하대학교 인공지능학과의 경쟁률은 7.3대 1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대학교 AI 학과 졸업이 반드시 AI 개발자로의 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업계는 AI 개발자가 되려면 학력이나 전공보다 ‘실력, 실무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학교에서 배우는 AI 이론은 기본이다. 이론을 토대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 ‘실력’, 이론을 산업계 적재적소에 응용해 성과를 내는 ‘실무 경험’을 갖춰야 업계가 원하는 AI 개발자, 아니 ‘AI 인재’가 될 수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조사한 ‘2020 인공지능 산업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한국 AI 관련 기업 933곳 가운데 32.1%는 AI 인력 채용 시 ‘경력, 경험’을, 30%는 ‘보유 기술’을 1순위로 들었다.

AI 개발자를 꿈꾸는 비 전공자나 경력 단절자, 직업 전환을 시도하려는 이들도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실력과 실무 경험을 함께 쌓는 것은 아주 어렵다. AI 이론을 배우려 대학교를 다시 들어가려면 까다로운 입학 과정을 거친 후 비싼 등록금과 4년의 시간까지 투자해야 한다. AI 교육 학원을 다니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 곳에서 배우는 내용은 실무 경험과 거리가 다소 멀다.

기업은 실력과 실무 경험을 가진 AI 인재를 원한다. 출처 = 셔터스톡

기업도 AI 인재를 채용하기 원하지만, 쉽지 않다. 실력, 실무 경험을 모두 갖춘 AI 인재는 극소수다. 신입 AI 개발자는 실력, 실무 경험이 없거나, 있어도 이를 발휘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20 인공지능 산업실태조사에 참가한 AI 기업 가운데 40.3%가 ‘AI 인력 부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스타트업이나 중소 기업이 AI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취업 포털 사이트의 채용 공고에서 볼 수 있듯, AI 인재를 채용하려면 많은 연봉과 풍부한 복지를 우선 보장해야 한다. 신입 AI 개발자를 채용해 함께 성장하는 것도 요원한 이야기다. 스타트업이나 중소 기업은 연봉과 복지를 줄 자금도, AI 개발자와 함께 성장할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공급과 수요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우리나라가 AI 강국으로 발돋움하려면 반드시 AI 인재와 기업의 부조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AI 인재를 육성하고, 이들이 기업에서 제 역할을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풀기 어려운 문제지만, 실마리는 있다.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와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rtificial Intelligence Cluster Agency, AICA)이 함께 찾은 실마리는 ‘AI 융합 인재’다.

AICA “시설과 육성 프로그램으로 AI 융합 인재 키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광주광역시, AICA는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에 국가 AI 융복합단지를 조성했다. 한국 최대 규모의 데이터 센터와 실증 시설, AI 기업과 개발자를 키우고 살찌울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 곳에 마련된다. 물론, AI 인재 육성책도 포함한다.

AICA 캐릭터. 출처 = AICA

곽재도 AICA 본부장은 “AI 기업에게 꼭 필요한 것이 두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경험을 갖춘 AI 인재다”라고 말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잘 꿰어야 보배가 된다. 데이터와 사업 아이디어가 구슬이라면, 이를 잘 꿰어서 보배로 만드는 것은 AI 인재의 몫이다.

광주광역시는 앞서 다양한 AI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중 ‘인공지능사관학교’를 주목할 만하다. 학력과 전공, 성적과 거주지 제약 없이 AI를 배우려는 만 18세~39세 국민 누구나 인공지능사관학교에서 AI 교육을 받고 프로젝트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교육생들은 알고리즘과 딥러닝, 빅데이터 분석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등 중·고급 과정을 480시간, 지역 특화 산업과 공공 분야를 주제로 한 실전 프로젝트 실습 과정을 480시간 거친다.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 2기 입교식. 출처 = 광주광역시

인테리어 플랫폼 ‘스페이스플래닝’ 창업을 준비 중인 정현우 대표는 인공지능사관학교 1기의 졸업생이다. 그는 “이곳에서 데이터가 얼마나 귀중한지, 기존 산업에 어떻게 AI를 대입할지 배웠다. AI를 산업에 적용할 때 필요한 알고리즘과 통찰도 배웠다. 창업 후 인공지능사관학교 2기 졸업생을 채용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개선할 점도 있다. 먼저 교육 기간을 늘려야 한다. 배운 것을 활용할 시간, 특히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교육생이 서로 지식과 의견을 나눌 시간을 늘려야 한다. 교육 종료 후 AI 기업으로의 취업이나 창업 연계 프로그램도 더 내실 있게 운영했으면 한다”라고도 말했다.

AICA는 이 경험을 토대로 AI 융합 대학과 AI 직무 전환 교육을 2022년부터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한다. 맞춤형 AI 인재를 가르쳐 적재적소에 투입하려는 목적이다. AI 융합 대학은 산학이 힘을 모아 대학생에게 AI 융합 교육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특정 산업의 구직자, 재직자는 AI 직무 전환 교육을 통해 AI 개발자가 될 때까지 체계적인 지원과 프로젝트 경험을 받는다.

단계별 맞춤형 지원 패키지를 마련해 AI 기업 창업도 돕는다. 기업 예비 창업 단계에서는 창업 교육과 시제품·서비스 제작을, 창업 초기 단계에서는 광주 AI 창업 캠프 공유 오피스 지원과 규제 해소 컨설팅을 각각 지원한다. AI 기업이 성장 단계에 접어들면 제품·서비스 고도화와 투자 펀드 유치, 세계 네트워크와 마케팅 채널 구축을 도와 스케일업을 시도한다.

AICA TF 회의 현장. 출처 = AICA

AICA는 AI 기업 창업의 요람으로 광주광역시 동구에 ‘광주AI창업캠프’를 마련했다. 이 곳은 어떤 제한도 없이, AI 기업이면 입주를 신청할 수 있다. 이미 광주AI창업캠프 1호에 AI 기업 52곳이 입주했다. 곧 완공될 캠프 2호에도 40여 개의 성장 AI 기업이 들어올 예정이다. AICA는 이 곳에서 5년 동안 500곳 이상의 AI 기업 창업 사례를 만들 예정이다. 기업이 있어야 일자리, 인력이 생긴다. 늘어난 기업과 일자리에서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자연스레 실력과 실무 경험을 쌓은 AI 인재도 늘어난다.

"배낭 하나만 메고 AI 중심도시 광주에 오면 AI 인재로 자랄 것"

AICA의 목표는 이들 프로그램으로 AI 기업과 기술, 인재가 맞물려서 성과를 내는 AI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표어도 ‘배낭 하나 메고 AI 중심도시 광주로(路)’다. 누구든 광주광역시에 오면 풍부한 데이터를 토대로 AI 이론을 배우고 아이디어를 실증할 수 있다. AI 기업 취업뿐 아니라 창업 지원도 받는다.

이론과 실무 경력을 한 자리에서 배운 AI 인재가 돼 성공의 ‘지름길’을 걷게 한다는 메시지가 ‘배낭 하나 메고 AI 중심도시 광주로’다. 이렇게 자라난 AI 인재가 곧 인력과 기업의 부조화를 해결할 실마리다.

광주광역시 기관 합동 투자유치 설명회. 출처 = AICA

곽재도 AICA 본부장은 경험을 갖춘 AI 인재에 이어, AI 기업에게 꼭 필요한 것이 ‘잘 가공된 데이터’라고 소개한다. 다음 기사에서는 잘 가공된 데이터를 우리나라 AI 업계에 전달하기 위해 AICA가 마련 중인 한국 최대 규모의 데이터 센터와 실증 설비를 소개한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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