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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정말로 전기차 시대는 도래할 수 있을까?

글로벌오토뉴스
2021.12.06. 16:43:56
조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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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의 대 전환. 자동차의 본질이 바뀐다. 전기차,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 자율주행차, 공유경제. 이 시대에 대두된 대표적인 자동차 관련 화두들이다. 그것을 모빌리티(이동성)라는 단어로 통합해 시대의 변화를 압축하고 있다. 가장 큰 이슈는 무엇보다 기후재앙을 막기 위한 친환경차이고 그 대표적인 것이 전기차(BEV+FCEV)다. 과연 지금 우리는 진정한 친환경 차로서의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을까? 마차 시대에서 자동차시대로의 전환과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의 공통점은 무엇이고 다른 점은 무엇일까? 자동차의 본질은 바뀔까? 전기차 시대는 도래할 수 있을까?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자동차의 본질을 ‘달리고 돌고 멈추는’ 것이다. 그것이 자율주행기술의 등장으로 ‘이동한다’는 한 단어로 요약되고 있다. 거기에 보고 생각한다는 것이 추가된다. 각종 센서로 주변을 파악하고 컴퓨터로 생각해 인공지능으로 주행한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의 구현과는 별개로 자동차의 본질적인 역할은 19세기 말이나 지금이나, 또는 미래에도 변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과 공간을 단축’해 주는 것이다. 그것은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가능하게 했고 오늘날 다른 차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는 세계화의 밑거름이 되었다. 어떤 형태든 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시공 단축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더 본질적인 요소인 자동차가 주는 ‘자유’에 대해서는 아직 거론도 되지 않고 있다.


자동차는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자동화의 역사였고 지금도 그 연장선에 있다. 그 과정에서 파워트레인의 변화가 있었고 커넥티비티가 동원됐으며 지금은 반도체가 중심이 되어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서 소프트웨어 기술에 장점을 가진 IT기업들이 그 소프트웨어 운용체제를 장악해 새로운 수익을 거대한 시장을 통해 창출하고자 하고 있다.


그런 전기전자장비의 증가는 당연히 전기차의 필요성을 증가시켰고 디젤 스캔들과 코로나 19로 가속화되고 있다.


오늘날 전기차의 대두는 환경 때문이다. 이는 19세기 말 20세기 초 마차가 자동차로 바뀔 때와도 같다. 다만 근본적으로 같지는 않다. 당시의 환경 문제는 말의 배설물로 인한 것이었다. 1880년 런던에는 매일 5만 마리의 말이 사람과 상품을 실어 날랐다. 뉴욕에서는 10만 마리의 말이 움직였다. 당시의 주 교통수단이었던 마차는 인간의 삶에 많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그 반면에 하루에 7kg에서 15kg의 똥과 1리터가 넘는 오줌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뉴욕에서는 하루에 1,000톤이 넘는 말똥이 거리에 쏟아졌다.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는 ‘말똥 재난이 닥쳐온다.’고 경고했다. 향후 50년 안에 런던의 모든 거리는 3미터 가까운 깊이의 말똥에 파묻히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쌓여서 썩은 배설물로 인한 전염병과 질병도 심각한 사회문제였다. 아무도 그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말과 마차 관련 산업은 호황을 누렸지만, 대부분의 대도시가 오물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었다.


그런데 독일의 칼 벤츠와 고트리프 다임러가 말없이 움직이는 운송수단을 만들면서 말똥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마차가 사라진 것은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동차가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자동차라는 것은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장난감에 불과하다고 했었다.


자동차는 20세기 인류의 최대의 발명품이자 혁명적인 운송수단이다. 19세기 말의 도시 환경을 해결한 것은 극히 지엽적이었다. 그보다는 전 세계를 동일 경제권으로 만드는 데 가장 크게 기여했다. 경제민주화와 더불어 정보의 민주화까지 이루어내는데 자동차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부상했고 역할을 수행했다. 자동차의 대중화에 앞장선 미국이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것도 자동차로 인한 것이었다.


그런 자동차가 등장한 지 130년이 지나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전 세계 자동차 등록 대수는 2019년 기준 14억 9,000만대 가량이다. 그런데 그 많은 자동차는 실제로 4% 정도만 운행되고 있다. 대부분 주차장에 머물러 있다. 특히 자동차 등록 대수가 3억여 대로 가장 많은 미국은 주차장의 나라다. LA 도심의 81%가 주차장이다. 호주의 멜버른도 76%나 된다. 물론 도쿄는 7%, 마닐라는 2%로 전혀 다른 환경도 있다.


자동차는 전 세계 석유의 45%를 소비한다. 석유의 소비는 곧 환경오염으로 이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연간 130만 명 가량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19세기 말의 말똥보다 더 심각한 환경 오염으로 인해 자동차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자동차가 환경 오염의 주범이냐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또 다른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그래서 등장한 해법이 전동화차와 자율주행 기술, 그리고 공유경제다. 배터리 전기차를 통해 대기오염을 줄이고 자율주행기술로 교통사고를 막고 공유 경제를 통해 사회적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전 세계적으로 대도시에서는 버스와 택시, 트럭 등 운송사업의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 무엇보다 빠른 고령화로 인한 교통 약자에 대한 대책도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해 있다. 단순하게 생각해 자율주행차가 구현된다면 운전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진정한 의미의 공유경제가 활성화된다면 교통약자는 물론이고 고가의 내구성 소모품인 자동차를 살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교통수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교통사고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예상이 가능하다.


가장 심각한 것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재앙이다. 특히 자연은 코로나 19를 통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중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그래서 불과 2~3년 사이에 모든 자동차회사가 전기차회사를 선언하고 나섰다. 물론 당장에는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와 더불어 수소 엔진차, e퓨얼과 바이오 에탄올을 사용해 가능한 모든 조건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고자 하는 움직임이 이루어지고 있다.


20세기 초와 마찬가지로 환경 때문에 자동차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100년 만의 대 전환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아니다. 전기차로서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산업혁명을 이루어 내는 것이 아니라 생산을 통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여 기후 재앙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산화탄소 발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식품의 소비도 줄여야 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가능하게 해 인류의 삶을 가장 극적으로 바꾸었던 자동차의 생산과 사용도 어떻게든 줄여야 한다. 그것이 20세기 초의 전환과 근본적인 차이이다.








물론 자동차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메일과 영상을 저장하는 클라우드 등은 새로운 이산화탄소 배출원이 되고 있다. 이메일 한 통 저장하는데 4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스팸메일을 보관하는데 연간 1,7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300kWh의 전기가 낭비되는 디지털 탄소 발자국도 심각한 문제로 부상해 있다. 수시로 올리는 동영상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저장공간이 필요하고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이 증가한다. 화석연료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바뀌어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얘기이다. 에너지 절약이 최고의 재생에너지라는 전문가들의 말도 적어도 한국에서는 거의 전달이 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인류가 목메고 있는 산업혁명이라는 종교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지구는 여섯 번째 멸종의 시대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


2050 거주불능(2020년, 청림출판 刊)의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자본주의를 단지 시장의 힘이 작동하는 방식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시장만이 공정하고 완벽한 사회시스템임을 가르치는 종교라고 생각한다면 최소한 엄청난 종교개혁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 정도는 기대해야 한다. 경제적 피해가 막대하리라는 예측을 잊지 말자. 기온이 3.7도 상승하면 피해액이 557조 달러에 달하며 2100년까지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잠재적인 소득은 전 세계적으로 23% 감소할 것이다. 대공황보다 훨씬 더 심각한 충격이며 지금까지 여파를 미치는 대침체보다도 10배 더 심각한 충격이다. 그리고 그 충격은 잠깐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무리 규모가 거대한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몰락을 무사히 넘기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서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은 다시 영국 글래스고에서 만나 파리협정 이후의 대안 마련을 시도했지만, 중국과 인도 등 거대국의 반대로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했다.


지금 많은 자동차회사가 전기차회사로 빠른 속도로 전환하고 있다. 새로운 기업들도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들은 천문학적인 주가를 기록하며 새로운 수익창출원으로 자본가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자동차를 판매하지 않는데도 시가 총액 기준 세계 3위 자동차회사라는 기현상이 일어나도 그로 인해 수익을 올리는 데만 관심이 있다. 코로나 19로 사람이 죽으면 그냥 안타까워하는 정도인데 주가가 내려가면 세계가 떠들썩하다. 20세기 말 금융자유화로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제품 혁신보다는 수익성에만 매몰되어 결국은 21세기 초 파산에 이르렀던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는 산업혁명이라는 종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4차 산업혁명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한다. 높은 생산성을 통해 영업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20세기 논리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모아 주가를 높이는 형태의 부의 창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발전보다는 양극화의 심화가 더 큰 문제로 부상해 있다.







이에 대해 총균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대변동(2019년, 김영사 刊)에서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는 넘치는 유동성을 배경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띄워 자본가들의 배를 불리는 것 이상 아무것도 아니라고 비판한다. 대표적인 것이 우주여행이다. 그는 우주사업을 하는 사람들을 모두 화성으로 귀양보내고 싶다고 강하게 말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애널리스트들은 연일 주가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 코스피 지수 3,000선이 넘자 4,000선까지 언급했다가 다시 2,800선으로 떨어져도 언제나 그랬듯이 여전히 장밋빛 청사진을 들이대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의 유니콘들이 기발한 아이디어와 신기술로 새로운 세계를 개척할 것이라며 투자를 부추긴다. 그 전에 이미 일반인들은 서학개미가 되어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애널리스트들과 전문가(?) 들은 21세기의 혁신은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 20세기에는 전기와 자동차, 세탁기로 대변되는 대표적인 혁신 외에도 수많은 혁신이 있었다. 하지만 21세기의 혁신은 스마트폰뿐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다. 물론 지금도 혁신이 바꾼다는 논리는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3D 텔레비전이 50조 원 이상의 컨텐츠 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던 그들의 전망이 무색하게도 지금은 메타버스가 10년 동안 67조 원의 경제효과를 낼 것이라고 떠들어 댄다. 갈 곳 없는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미국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거대한 가속(2021년, 리더스북 刊)에서 애플을 비롯한 소위 말하는 유니콘과 테슬라의 돈 버는 능력은 인정하지만, 자신은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혁신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자본가들의 입장에서 일뿐이고 일반인들에게는 착취일 뿐이라고 규정한다. 관점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다. 과거처럼 낙수효과를 들먹이는 것이 포퓰리즘으로 치부되고 있는 시대라는 얘기이다.


그는 또한 극소수의 기업이 소셜 미디어와 전자상거래 앱, 차량 호출앱을 통해 엄청난 금액의 주주가치를 얻는 동안 그 반대편에서는 우울증을 앓는 수백만명의 십대 청소년, 선거 개입, 건강보험 제도에 가입하지 못하고 최저임금 이하의 돈을 받는 직업에 따른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우버는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도 자산집약적인 사업을 대규모로 운영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대신 그들은 자산을 구입해서 유지하는 책임을 운전자 파트너에게 떠넘겼고 그들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거나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운전자를 직원으로 분류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중략-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모 기업에 4~8%의 수수료를 지불하지만 우버는 20%를 가져간다.”


우리가 칭송했던 혁신 기업들의 실체를 이처럼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있는 서적은 많다. 하지만 그것은 서재에 장식용으로만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여전히 많은 사람은 성장, 생산성, 산업혁명을 부르짖고 있다. 먹방이 넘쳐나고 주식과 부동산에 영끌하면서 부의 축적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축산업이 온실가스 31%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미디어는 없다. 정치인들은 후대를 위한 배려보다는 오로지 표를 모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산물인 테슬라와 리비안의 주가가 아무리 높아도 그것이 궁극적으로 미래의 탈 것으로 가는 올바른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가 새로운 차원의 인터넷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검토는 없다. 그로 인한 수익 창출에만 매몰되어 있다. 인간의 탐욕은 코로나 19보다 더 샌 놈이 나타나도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그래서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2014년, 글항아리 刊)에서 제안했던 글로벌 자산세가 최근 글로벌 법인세라는 형태로 구체화하여가는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토마 피케티는 최근 저서 사회주의 시급하다(2021년, 은행나무 刊)에서 코로나19로 시행된 양적완화가 결국은 부동산 가격 인상과 주가 끌어 올리기에 몰렸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새로운 개념의 재정 지출로 고용과, 발전, 환경보호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먹거리 차원에서 모든 잣대를 들이대고 오로지 부의 축적에만 관심 있는 상황에서 정말로 인류는 전기차 시대로 전환해 기후 재앙을 막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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