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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최초의 고유모델, 세피아의 디자인

글로벌오토뉴스
2022.09.26. 10:50:32
조회 수
8,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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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기억이 난다. ‘1992년 9월 23일, 기아의 첫 고유모델 세피아가 나옵니다’ 라는 광고가 TV에서 연일 나오던 것이…. 오늘이 2022년 9월 23일이니 정확히 30년 전이다. 30년 전의 TV 광고가 이렇게 필자의 뇌리에 남은 건 그보다 약 한 달 전이었던 1992년 8월 27일에 교통사고를 당해 한 달 넘게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매일 그 광고를 들었기 때문이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세피아(Sephia)는 기아 최초의 고유모델이다. 현대자동차의 첫 고유모델 포니가 출시된 1976년에 비하면 16년이나 늦은 것이었지만, 기아의 부흥을 목표로 개발된 것이었다. 기아의 고유모델 개발이 늦었던 건 여러 이유 중 아마도 1980년부터 1987년까지 실시됐던 ‘자동차공업 합리화 조치’의 영향이 가장 컷을 것이다.





그것은 국내 자동차산업이 아직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않은 시기에 업체들끼리의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현대자동차는 승용차를 만들고 기아산업(1989년부터 기아자동차로 바뀐다)은 5톤 이하의 화물차만 생산하도록 강제적으로 할당한 규제 조치였다.





그리고 그 조치가 끝난 1987년에 기아산업의 승용차생산이 허용되면서 일본의 마쓰다와의 기술 제휴로 소형차 프라이드(Pride)와 중형 세단 콩코드(Concord)를 들여와 생산하면서 기아는 고유모델 개발의 계획을 세웠고, 마침내 1992년 9월 23일에 세피아의 등장으로 실현됐던 것이다. 승용차 시장에 컴백하는 무기의 하나로 세피아는 기아에게 중요한 모델이었다.





세피아의 차체 자세는 낮은 후드와 높은 데크를 가진 이른바 쐐기 스타일로 디자인됐는데, 특히 전면 헤드램프의 높이가 96mm의 초 슬림 구조였다. 이렇게 세피아의 헤드램프를 슬림 하게 만들 수 있었던 건 헤드램프 렌즈 재료를 합성수지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전까지는 헤드램프의 렌즈는 모두 유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렌즈 자체의 두께가 7mm 정도로 두꺼웠고, 렌즈 자체의 무게도 무거워서 하우징의 구조도 튼튼해야 했기에 얇게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합성수지를 쓰면서 렌즈의 두께는 3mm로 얇아지고 무게도 가벼워져서 전체적으로 소형화 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LED를 쓰면서 더욱 슬림 하게 만들 수 있음은 물론이다.





세피아(Sephia)라는 이름은 일견 문어나 오징어의 먹물(sepia)과 같은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으나, 그 발음 만을 따온 것이고, 단어에 알파벳 h를 넣어서 Saferty(안전), Economy(경제성), Practical(실용적), High-tech(하이테크의), Ideal(이상적), Automobile(자동차)라는 의미로 작명한 것이다.





그렇지만 외국인들에게 세피아를 소개할 때 이를테면 ‘세휘아”, 즉 ph부분을 F에 가깝게 발음해야 하는데, 무심코 ‘세피아’ 라고 발음하면 영어권 국가에서 온 사람들은 눈이 동그랗게 된다. 차의 이름이 왜 ‘먹물’ 이냐는 식으로….





세피아의 슬림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역동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주었는데, 뒷모습 역시 테일 램프와 같은 재질의 피니셔를 가로로 배치해 슬림하고 도회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었다. 세피아는 1994년부터 미국과 독일 등에 수출되기 시작했는데, 그때까지 해외 시장에서 기아 브랜드의 인지도는 사실상 거의 없었으므로, 판매되는 차량의 상당수는 염가형 모델이었다.


염가형 모델은 범퍼가 차체 색이 아닌 기본적인 그레이 컬러로 적용되었고 리어 피니셔에도 렌즈 대신 회색 플라스틱 패널이 적용되는 등으로 인해 본래의 슬림한 이미지를 강조하지는 못했다.





세피아는 1995년형으로 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내놓는데,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에 곡선 이미지를 가미하고 후드에 볼륨을 더한다. 페이스 리프트 모델에서는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도어 트림 패널을 거의 풀 모델 체인지 수준으로 모두 바꾼다.





세피아는 기아의 첫 고유모델이었기에 내/외장 디자인을 인 하우스 디자이너들이 진행하면서 특히 실내 디자인에서 품질을 높이는 부분에서는 경험 부족으로 인해 실내의 품질과 디자인에서 많은 보완이 필요했다. 물론 그와 동시에 미국에서의 안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운전석과 조수석에 모두 에어백을 달아야 하는 등 규제 자체도 크게 강화돼서 실내 디자인의 대대적인 변경이 불가피하기도 했었다.





세피아는 유럽 시장-독일- 판매용으로 5도어 해치백 모델도 개발했는데, 국내에는 세피아 레오(Sephia Leo)라는 이름으로 판매됐지만, 세단의 판매가 주축이었고, 해치백은 거의 팔리지 않았다. 세피아는 인도네사아에도 수출되었고, 나중에는 현지에서 생산도 이루어졌다. 인도네시아에서의 이름은 티모르(Timor)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웨건 모델이 개발돼서 소량이 판매되기도 했다.


이제는 30년 전의 차가 됐지만, 기아 최초의 고유모델 세피아는 기아가 승용차 시장에 복귀하면서 개발한 차였고, 기아의 특기를 살려 주행성능을 높여 개발한 승용차이면서 미국과 유럽 시장에 도전하는 시초가 됐던 모델이기도 했다.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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