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차이로 발생하는 열에너지만 사용해 이차전지를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나왔다. 이 시스템은 차세대 웨어러블 이차전지 개발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서동화 교수 연구팀은 싱가폴 난양공대 이석우 교수 연구팀과 함께 TREC(Thermally regenerative electrochemical cycle·열전 이차전지) 시스템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높이는 핵심 인자를 찾아냈다. 더 나아가 섭씨 100도 이하의 적은 온도 차이로 발생하는 열에너지만으로 이차전지를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TREC는 현재 널리 사용되고 이차전지와 동일한 구조를 가진 에너지 변환 시스템으로, 온도에 따라 변하는 전압의 크기를 활용해 서로 다른 온도계수를 가진 전극 소재로 이차전지를 구성한다. 외부 온도의 변화로 발생한 열에너지를 이차전지 내부의 전기 화학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TREC을 활용하면 인간의 체온 차이나 하루 일교차로도 소량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연구팀은 TREC 기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양극 소재 내부의 물질 구조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과를 확인한 뒤, 동일한 성분의 전해질을 가진 TREC 시스템 중 가장 효율이 높은 시스템을 디자인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소재가 갖는 물 분자 수가 적을수록 양극 소재 구조의 대칭성이 증가해 물 분자 근처의 전이 금속과 리간드의 결합이 강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구조적인 변화는 엔트로피의 변화를 일으켜 TREC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였다.
논문 제1저자인 최아름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TREC에 사용되는 소재 자체의 특성이 TREC의 에너지 전환 효율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앞으로 TREC 연구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가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현욱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사물인터넷의 발전으로 웨어러블 이차전지 개발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 웨어러블 전지의 경우 일반 도선으로 충전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인체 부착형 전지의 개발을 위해 TREC 시스템 같은 새로운 충전 방법이 발견되고, 새로운 응용처에 맞는 적합한 차세대전지의 개발 및 연구가 더욱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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