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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땅 파고 농사만 한다고?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의 변신

2024.07.26. 09:12:41
조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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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나 소울라이크, 루트슈터 등 요즘 한창 뜨겁게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장르는 아니지만, 꾸준히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장르들이 많이 있다. 다양한 농작물을 키워서 자신만의 농장을 만들거나, 거대한 도시를 만들어가는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도 그 중 하나다.

과거 심시티로부터 시작된 이 시리즈는 그동안 그래픽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진화를 거듭해, 작은 농장 규모부터 거대 도시까지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으며, 지구를 벗어나 달, 그리고 화성 등 우주로 진출하기도 하고, 작은 섬에서 독재자, 혹은 공룡들을 사육하는 공원의 주인이 되기도 하는 등 소재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다만, 이용자가 마음대로 건설하고 운영할 수 있는 자유도에 초점이 맞춰진 장르이다보니, 어느 정도 규모가 갖춰진 다음에는 지루한 플레이가 반복된다는 약점이 있다. 스토리가 거의 없고, 목표가 단순해서, 초반부만 잘 넘기면 목표가 사라지고, 이용자의 자유 플레이만 남는다.


느긋하게 농사 짓는 게임 스타듀밸리
느긋하게 농사 짓는 게임 스타듀밸리


동물의 숲은 너구리가 파놓은 함정인 무인도 이주 패키지에 속은 주인공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위해 빚을 갚아나가는 것이 목표이며, 스타듀밸리는 할어버지의 꿈인 귀농을 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다. 효율을 따지는 한국인은 힐링 게임에서 노가다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빠른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목표는 순식간에 달성해버린다. 한 때 동물의 숲에서 무를 잔뜩 심거나 구입한 다음, 시세가 올랐을 때 파는 무트코인이 유행한 것처럼 말이다.

물론, 중간 중간 이용자들의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여러 가지 미션들이 등장하긴 한다. 하지만,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보니,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 자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 더욱 예쁘게 꾸미거나, 열심히 만든 것을 부수는 것에서 쾌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고, 남들은 시도하기 어려운 특이한 컨셉을 시도하는 플레이에 빠지는 이들도 많다.

이런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에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단순히 경영 소재나 장소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강화하거나, 이용자의 플레이에 변수를 더하는 설정을 더하면서, 게임 플레이에 계속 긴장감을 주는 것이다. 매번 새로운 시리즈가 발매될 때마다 십자군 시대, 산업혁명 시대 등 시대를 바꾸고, 그에 맞춰 새로운 주인공의 스토리를 더해서 인기 시리즈로 자리잡은 유비소프트의 아노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매력적인 스토리를 더해 호평받은 아노 시리즈
매력적인 스토리를 더해 호평받은 아노 시리즈


최근에 발매된 선소프트의 카론의 방주의 설정도 매우 흥미롭다. 이 게임은 세계수가 사라지면서 대부분의 생명체가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된 세계에서, 새로운 세계수로 자라날 수 있는 묘목을 모묙장으로 옮긴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얼어붙은 땅에서는 농작물 재배가 안되고, 지하에서 캘 수 있는 자원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는 등 장소에 따라 제약이 있기 때문에 계속 이동해야 하며, 묘묙이 계속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각종 생산 시설을 묘목 위 한정된 공간에만 하중을 잘 계산해서 위로 쌓아야 한다.

숙련자 모드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 어둠의 폭풍이 와서 시설물들이 파괴되기 때문에,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도 강제로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또한, 이동 중간에 마물이 습격해오는 타워 디펜스 요소도 가미되어 있기 때문에, 생산 시설뿐만 아니라 공격과 방어 시설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이동을 하면, 모든 것이 부서져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수 밖에 없다.


마물들과 싸우면 계속 이동해야 하는 카론의 방주
마물들과 싸우면 계속 이동해야 하는 카론의 방주


오는 9월에는 생존 경영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스트 펑크의 후속작 프로스트 펑크2가 출시된다. 이 게임은 모든 것이 얼어붙은 세계에서 생존을 위해 도시를 건설하는 게임으로, 영하 120도 내외를 넘나드는 가혹한 세계이기 때문에, 다른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느긋하게 플레이를 할 수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어린아이들에게 노동을 강요하거나, 노동 효율을 위해 죽은 사람들을 그냥 방치하는 등 끊임없이 효율과 양심 사이에서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지를 물어오며,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더라도 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쫓겨날 수도 있고, 반대로 생존만을 위해 악마가 될 수도 있는 등 게임 내내 인간성 테스트를 받게 된다. 독재자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경영 시뮬레이션으로는 트로피코 시리즈가 있지만, 프로스트펑크와 비교하면 천사처럼 보일 정도다.


빙하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강요받는다
빙하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강요받는다


최근 대부분의 신작들이 하나의 장르가 아닌 여러 장르가 합쳐진 복잡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 역시 소재 다변화나 다른 장르와의 융합을 통해 더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는 형태로 발전 중이다. 다음에는 또 어떤 기발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 등장해 이용자들을 즐겁게 만들어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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