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그룹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트리니티 프로젝트가 예상보다 늦어지며 전기차 전략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022년 발표된 트리니티 프로젝트는 배터리 전기차(BEV)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700km 이상의 주행 거리와 짧은 충전 시간, 그리고 자율 주행 레벨 4 준비 완료 등 첨단 기술을 탑재한 트리니티 EV는 그룹의 새로운 SSP 플랫폼을 기반으로 4,000만 대 이상의 차량 생산을 목표로 삼았다.
당초 폭스바겐은 2026년부터 트리니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랏의 보도에 따르면, 생산 시작 시점이 2032년 말로 연기되었다고 한다. 이는 전기차 판매 둔화와 CEO 올리버 블룸의 비용 절감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트리니티 EV는 소프트웨어 정의 확장 가능한 시스템 플랫폼(SSP)을 기반으로 한 첫 폭스바겐 전기차로 기대를 모았으나, 계획이 연기됨에 따라 폭스바겐은 다른 대안을 모색 중이다. 최근 폭스바겐은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폭스바겐은 이 파트너십에 최대 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이 중 30억 달러는 리비안에, 20억 달러는 합작 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또한,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기존 MEB 플랫폼을 MEB+로 업그레이드하고, 리비안의 지원을 받아 포르쉐 마칸 EV의 기반이 되는 PPE 플랫폼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36개월 이내에 완료할 계획이다. SS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첫 모델인 골프 EV는 2029년 또는 그 이전에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7월 폭스바겐 ID.4와 ID.5 모델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6% 감소했으며, ID.3 모델의 판매량도 47% 감소한 935대에 그쳤다. 미국 시장에서도 2분기 판매량이 15% 감소하며 폭스바겐은 새로운 전략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폭스바겐은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리비안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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