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2024년9월 2일 독일 내 공장 폐쇄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디젤스캔들 이후 많은 변화를 거친 폭스바겐은 판매대수에서는 크게 하락하지는 않았지만 미래 방향성의 추진 등에 관한 적지 않은 문제점이 등장했다. 최근 들어서는 전기차 증가세 둔화와 맞물려 공장 가동률이 줄었다.
CEO 올리버 블루메는 독일에 있는 공장 폐쇄를 고려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제조업 기반을 두고 있는 독일은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어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공장 폐쇄는 1937년 회사 설립 이래 처음이다.
공장 폐쇄는 승용차, 상용차, 자동차 부품을 포함한 독일의 약 10개 공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독일에 있는 그룹의 직원 30만명 중 수천 명을 감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폭스바겐이 독일 공장 폐쇄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폭스바겐의 지분 20%는 본사와 주요 공장이 위치한 독일 북부 니더작센 주에 있다. 주 총리는 또한 관리를 감독하는 감독 위원회의 구성원이다.
2015년 디젤게이트 스캔들이 불거졌을 때 과감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왔지만 회사는 독일 공장을 폐쇄하지 못했다.
폭스바겐은 독일 내 6개 공장의 고용을 최대 2029년까지 보장하는 노사협약을 체결했는데,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이 협약을 폐기해야 한다. 노조측은 당연히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공장 폐쇄라는 높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를 둘러싼 엄격한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생산 시스템의 합리화를 발표했다.
폭스바겐그룹은 2018년 전기차회사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2022년까지 전기화에 300억 유로를 투자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다시 말해 구조조정보다는 신사업 위주로 치닫던 회사를 재건하고자 했다.
2026년까지는 기본 소프트웨어(OS)와 같은 디지털 지원을 포함한 회사의 투자 계획은 890억 유로에 달하며, 이는 전체 투자의 60%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폭스바겐은 2019년 그룹 간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를 설립하고 2022년 전기차 배터리 회사를 설립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EV로의 전환을 주도해 왔다.
그런데 유럽에서는 일련의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인해 주요 유럽 31개국의 신규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유럽 1위 업체인 폭스바겐은 1월부터 6월까지 유럽에서 판매된 전기차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18만 대에 그치며 큰 타격을 입었다.
폭스바겐그룹 매출의 35%를 차지하는 중국시장에서도 BYD등 중국 업체들의 성장으로 시장 점유율이 2001년 50% 이상에서2023년에는 14%로 크게 하락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에서는 샤오펑과, 미국에서는 리비안과 협력하기로 했다. 더불어 올 상반기 2.3%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끌어 올려야 한다. 2026년까지 100억 유로의 비용을 절감하고 영업이익률을 6.5%로 늘리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금기'로 여겨졌던 독일 공장 폐쇄 방침 발표는 폭스바겐 경영진의 위기감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