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과도한 PC(정치적 올바름) 주의로 인해 비판이 쏟아졌던 ‘콘코드’는 한 달도 버티지 못하고 출시 2주 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해 시선을 모았다. 워낙 빠른 속도로 진행된 일이다 보니, 출시 초기 선보였던 반올림 피자와의 컬래버레이션 이벤트가 끝나기도 전에 게임이 먼저 사라진 이례적인 사건까지 벌어질 정도였다.
이 때문에 ‘피자가 식기 전에 사망했다’, ‘피자 배달보다 빠른 서비스 종료’ 등 각종 조롱성 밈(meme)이 탄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의 밈이 되어버린 ‘콘코드’보다도 빠르게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게임들이 있다. 2주일도 우스운 1주일, 혹은 그보다 빨리 문을 닫겠다고 알린 게임들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예가 나딕게임즈의 ‘클로저스 RT: 뉴 오더(이하 클로저스 RT)’다. ‘클로저스 RT’는 ‘클로저스’ IP를 이용한 스핀오프 작품으로, 전작보다 확장된 세계관과 다채로워진 클로저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게임은 PV가 상당한 퀄리티로 공개돼 초반에는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출시 전 내부 문제로 출시일이 밀리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정식 출시된 이후에도 게임은 부족한 최적화로 인한 튕김 현상, 불친절한 UI와 유저 적대적 BM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많은 비판을 받게 됐다.
이에 저조한 이용자 수를 유지하던 ‘클로저스 RT’는 결국 2023년 6월 14일, 서비스를 시작한 일주일 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지금은 ‘리바이브’를 붙여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지만, ‘트릭컬’도 상당히 빠른 서비스 종료를 알린 게임이다. 2021년 당시 ‘트릭컬’은 ‘롤 더 체스’라는 작품을 개선한 뒤 말랑하고 귀여운 일러스트를 앞세워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있었다.
그렇게 9월 27일 수집형 RPG ‘트릭컬’이 정식 출시됐지만, 첫날부터 구글의 결제 거부로 인해 각종 유료 상품 구매가 막히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개발사 측은 문제 해결 시점을 예상할 수 없다며 게임을 하루 만에 오픈 베타 테스트(OBT)로 전환했고, 약 4일 뒤인 10월 2일 OBT도 서비스 종료했다.
‘2번째 정식 서비스’라는 독특한 상황 때문인지, 2023년 ‘트릭컬 리바이브’로 게임을 재출시해 서비스를 이어나가는 지금도 “두 번째 서비스 종료는 정말 위험하다”라는 인 게임 스크립트가 나오는 등 하나의 밈으로 그 전설(?)을 기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벌어진 사건은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26시간 30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MMORPG가 있다. 2016년 11월 15일 서비스를 시작한 ‘카오스 사가(カオスサーガ)’는 16일 오후 3시 “‘카오스 사가’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 사정에 의해 ‘카오스 사가’의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습니다.”라며 돌연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렸다.
당시 서비스 종료 이유에 대한 각종 추측이 난무했지만, 진실은 배급사인 DMM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에서 밝혀졌다. 사과문에 따르면 ‘카오스 사가’는 파이널 판타지 11과 12의 NPC, 몬스터 등 합계 25건의 저작권 침해 모델링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었다. DMM 측은 ‘카오스 사가’가 스퀘어 에니스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파악 및 인정하고 즉시 게임을 내린 것이다.
DMM 측 관계자는 사과문을 통해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저작권에 관한 사내 감시 체제를 강화하는 등 게임 타이틀의 품질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출시일과 동시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어마어마한 사례도 있다. ‘0일 섭종’의 주인공은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 2 MIRACLE LIVE!(이하 스쿠페스2)’로, 러브라이브! IP를 앞세운 리듬 게임이다.
일본에서 먼저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던 ‘스쿠페스2’는 지난 1월 25일 X(구 트위터)를 통해 글로벌 버전도 곧 출시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알렸다. 기쁜 일이지만, 문제는 서비스 종료도 동시에 알렸다는 점에 있다.
“러브라이브의 글로벌 버전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라고 시작된 게시물은 “하지만 글로벌 버전은 2024년 5월 31일에 종료되며 이에 따라 인앱 구매도 중단된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었다.
서비스 종료 원인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먼저 서비스 중이던 일본판 ‘스쿠페스2’의 매출이 기대치보다 나오지 못한 흥행 부진이 계기가 되었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출시 소식과 동시에 서비스 종료 소식을 들을 이용자들은 “이럴 거면 대체 왜 글로벌 판을 낸 거냐”, “이런 시한부 게임은 처음 본다”, “희망고문 당하는 것 같다”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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