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전기차 전환으로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실제 고용 인력은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온라인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0년 이상 전기차를 생산하거나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 시설을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한 공장 3곳의 노동 강도와 고용 인력은 되려 증가했다.
미시간 대학 연구팀이 주도한 논문은 미국 내 일부 공장이 전기차 생산 시설로 전환한 초기 단계 노동력이 최대 10배 이상 더 필요했고 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인력은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3배 이상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10년 이상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과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생산 시설로 전환해 2016년부터 쉐보레 볼트(Bolt)를 생산하고 있는 지엠(GM) 오리온 공장, 리비안이 미쓰비시에서 인수한 일리노이 노멀 공장의 사례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미쓰비시가 2015년 공장문을 닫기 직전 연간 최대 6만 9000대의 차량을 생산하며 1250여 명의 생산 인력을 고용했던 일리노이 노멀 공장은 리비안이 인수한 이후 1만 8000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는데 6000명을 고용했다.
리비안의 연간 차량 생산 대수가 미쓰비시의 3분의 1에 불과했지만 고용 인력은 5배나 증가한 셈이다. 논문은 10년 이상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테슬라 공장의 차 한 대당 필요 인력이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3배 이상 많았다고 했다.
지금까지 전기차는 단순한 구조로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 수가 많지 않고 따라서 생산 인력이 크게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미국의 경제 예측 분석 기관들도 전기차 전환으로 오는 2030년까지 7만 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오히려 15만 개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반론이 부딪쳐 왔다.
하지만 논문은 전기차가 오히려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한다는 것을 실제 사례로 입증했다. 전기차 생산에 인력이 더 필요해진 요인으로는 내연기관차 생산 프로세스를 변경하고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의외로 많은 전기차의 첨단 기능과 이에 따른 품질 확보에 더 높은 노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수많은 하청 업체의 공급망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내연기관차 생산 방식과 다르게 전기차의 경우 완성차가 수직 통합 방식을 선택하면서 노동 수요를 증가시켰다고 봤다. 이 때문에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 업체의 인력은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불안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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