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검사 1&2 미츠루기 셀렉션'은 지난 2009년과 2011년 닌텐도 DS로 발매돼 큰 인기를 끈 ‘역전검사’와 ‘역전검사2’를 모은 합본이다. 이번 합본은 다양한 부분에서 개선과 강화를 거쳐 결정판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며, 닌텐도 스위치는 물론 플레이스테이션 4와 스팀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발매됐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기자는 이번 합본을 플레이스테이션 4 버전으로 만났다. 게임을 즐기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번 합본에 마련된 두 작품 모두 그래픽이 풀 HD급으로 향상돼 눈이 즐겁다는 것이다. 대형 TV로 즐겨도 어색함이 없었다. 닌텐도 DS 시절과는 비교할 수도 없고, 이후 등장한 스마트폰 버전보다도 더 좋다.
특히, '역전검사' 시리즈는 주로 1인칭 어드벤처 장르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전재판' 시리즈와 달리 캐릭터를 직접 조작해 움직이는 요소도 있고, 캐릭터의 특별한 동작이 나오는 부분도 있어 향상된 그래픽이 더 기분이 좋게 와닿았다.
개발진은 100여 명에 달하는 게임 속 캐릭터를 모두 새롭게 그렸다. 도트 느낌을 물씬 풍겼던 캐릭터가 한층 깔끔하고 선명한 이미지로 다시 태어났다. 여기에 과거 버전의 추억을 가진 게이머를 위해 도트 기반 이미지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설정을 마련했다. 여러모로 팬을 위해 신경을 쓴 티가 난다.
또 '역전재판' 하면 떠오르는 "이의 있음"과 같은 대사를 한국어 더빙으로 준비했다. 모든 대사가 한국어 더빙이 이루어졌다면 더 좋겠지만, 지금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만나기는 쉽지 않았으리라 본다.
게임은 일반적으로 사건이 발생한 뒤 현장의 증거나 정보를 모으는 조사 파트를 진행하게 된다. 조사 파트에서는 직접 캐릭터를 조작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특정 공간을 샅샅이 살펴보는 시간도 갖게 된다. 이를 통해 확보한 다양한 정보와 정보를 조합하면 새로운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게임에서는 정보를 조합하는 과정을 로직이라 부른다. 역전재판 시리즈와 달리 법정이 아닌 현장에서 진행되는 추리물에 더 가까운 것도 게임의 특징이다.
이후 역전재판 시리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신문이 진행된다. 용의자들과 대화를 진행하며 해당 발언을 추궁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고, 용의자의 발언이 자신이 확보한 정보와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면 증거를 제시해 발언이 거짓임을 밝힐 수도 있다. 모순을 밝히는 증거를 제시하는 과정에서 진행되는 추리가 게임의 묘미 중 하나다.
조사를 통해 정보를 확보하고, 신문을 거쳐 진실을 찾아가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며, 2편에는 로직 체스라는 새로운 시스템도 준비돼 있다. 대화 상황을 체스의 심리전에 비유해 진행하는 시스템으로 대화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때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새로운 정보를 끌어내려는 방법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상대가 당황했다면 이를 놓치지 않고 파고들 필요도 있다.
물론 신문이나 로직체스 등에서 실수하게 되면 페널티 게이지가 깎인다. 역전재판 시리즈에 비해 페널티 게이지는 상당히 여유로운 편이며, 성공하면 게이지가 회복도 된다. 어지간하면 페널티 게이지의 모든 소모로 인해 게임오버 화면을 보기가 힘들 정도다.
사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말싸움의 연장이기도 하다. 상대의 발언을 잘 듣고 뭔가 이상한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만약 "이거 좀 이상한데 이거 그렇게 틀린 이야기는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보통 이상한 것이 맞다. 게임 캐릭터들과의 대화인 만큼 봐주지 말고 추궁하고 의심하자. 집요하게 말꼬투리를 잡고 대화에서 승리해 진실을 향해 다가가야 한다.
이번 작품에 포함된 1편과 2편 모두 각각 5개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으며, 에피소드를 골라서도 플레이할 수 있다. 물론 하나의 에피소드가 각각의 이야기를 가지면서도 큰 줄기가 이어져 있기에 보통 순서대로 플레이하는 것이 좋다. 특히, 1편과 2편의 경우 1편의 주요 등장인물이 2편에도 등장하는 만큼 순서대로 플레이하면서 이야기를 즐기는 편이 좋아 보인다.
또 게임에는 게임의 진행을 돕는 다양한 시스템도 준비돼 있다. 기본적으로 추리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게임인 만큼 게임이 막혔을 때 현장 조사부터 신문 등 게임의 모든 것을 자동으로 진행하는 스토리모드가 지원된다. 조사 파트가 재시작되기는 하지만, 아무리 진행해도 게임이 막혀 스토리에 진전이 없다면 도움을 받아도 괜찮을 것 같다. 한편의 추리 수사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전하기도 한다.
아울러 게임에는 팬들을 위해 게임 속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는 앨범과 캐릭터 도감, 특별한 자료 등이 준비됐으며, 음악도 만날 수 있다. 시리즈 팬이라면 즐거울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훈장 시스템도 마련했다. 도전과제나 트로피 같은 콘텐츠다.
실제로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은 훈장과 동일한 트로피가 준비돼 있기도 하다. 닌텐도 스위치로 즐기는 이용자라면 게임을 100% 파고들어 즐길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부분이라고 본다. 훈장의 경우 스토리모드로 즐겼다면 확보할 수 없는 훈장도 있으니 참고하자.
첫 출시 이후 긴 시간이 지나 현대의 콘솔기기와 PC로 즐길 수 있도록 돌아온 '역전검사 1&2 미츠루기 셀렉션'은 두 작품의 탄탄한 이야기와 매력을 전하고 있고, 두 작품을 합쳐 40시간은 즐길 수 있는 충분한 게임 볼륨 등 다양한 부분에서 강점을 가졌다.
‘역전검사’를 즐겨본 적이 없는 이용자는 물론 다양한 부분에서 개선된 결정판의 모습인 만큼 팬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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