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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 마틴의 최신 모델 뱅퀴시의 디자인

글로벌오토뉴스
2024.10.10. 1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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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량 생산의 초 럭셔리 GT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 마틴(Aston Martin)에서 2025년형 뱅퀴시(Vanquish)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애스턴 마틴은 모델 별로 300~1,000대 내외 정도만 생산하는, 그야말로 울트라 럭셔리 니치 브랜드(ultra-luxury niche brand), 즉 최상급 희소 브랜드 입니다. 게다가 2도어 후륜 구동 방식의 2인승 GT쿠페만이 존재하는, 매우 명확한 방향성을 가진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GT는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r)의 의미로, 문자 그대로 장거리 여행을 위해서 고성능이면서도 안락하고 편안한 승용차를 의미합니다. 고성능 수퍼카 페라리에도 GT 모델이 있습니다. GT가 아닌 페라리는 대부분 미드십 엔진에 날카로운 선회 성능을 위한 차체 구조를 중시하지만, GT형 페라리는 전형적인 FR구조, 즉 앞 엔진 탑재의 후륜 구동 방식으로 인해 긴 비례의 후드를 가진 쿠페 입니다.



새로 등장한 애스턴 마틴 뱅퀴시의 전장×전폭×전고는 4,849×2,045×1,290(mm)에 휠베이스는 2,885mm입니다. 거의 대형 세단의 길이에 차체 폭도 2미터가 넘습니다. 그에 비해 차체 높이 1,290mm는 페라리 급 스포츠카 수준의 초 저 편평 비례입니다. 그런 비례의 2인승 2도어 쿠페 임에도 차체 중량은 1,774kg입니다. 그야말로 대형 리무진 승용차 정도의 중량입니다.



엔진은 세로로 탑재된 V형 12기통, 48밸브 DOHC에 5,204cc배기량이면서 6,500rpm에서 823마력을 내고, 2,500rpm에서 무려 980토크를 낸다고 합니다. 사실상 연비를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초고성능 엔진이므로 이런 스펙의 수치들이 보통의 실용적 승용차들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이 엔진을 위한 연료탱크 용량은 21.7갤런(약 82.5리터)라고 합니다. 옥탄가 95이상의 고급휘발유로 가득 채우려면 22만원 가량 들겠군요. 그런데 이처럼 무겁고 긴 차체 임에도 0->100km/h 가속은 3.3초이며 최고속도는 345km/h 라고 합니다.



사실 제 글에서는 주로 차체 내/외장 디자인을 다루기에 엔진이나 출력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칼럼의 취지와는 거리가 있지만, 이런 엔진이나 구조가 차체 디자인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살펴보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부득이하게 적어보았습니다.



차체 형태는 앞서 설명한 대로 대형 엔진이 세로로 탑재된 후륜 구동 방식의 그랜드 투어러의 전형적인 구조에 의해 긴 비례의 후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 상으로 보이는 차체 길이 대비 후드의 길이 비율은 약 33%입니다. 대체로 후드 길이가 29%부터 고성능 승용차의 비례로 보는데요, 33%는 그야말로 성능을 크게 강조한 늘씬한 차체 비례입니다.



그리고 쿠페 성격에 의한 패스트 백 형태의 차체 뒷부분에 짧은 길이의 데크(deck)를 가지고 있습니다. 데크 길이는 대체로 후드의 1/2이 중립적 성격이며, 그보다 긴 데크는 보수적 성향의 비례로, 그보다 짧을수록 스포티한 비례로 봅니다.



뱅퀴시의 데크는 후드 길이의 1/4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짧아서 매우 역동적 자세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데크가 짧으면 마치 출발선에서 대기하는 육상 선수의 자세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주므로 차체 형태의 전체 성격이 매우 역동적 인상을 주게 됩니다.



한편 실내로 오면 울트라 럭셔리 브랜드답게 최고급 재질로 마무리된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좌석, 트림 류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실내의 공간은 1열의 운전석과 조수석을 중심으로 충분한 공간과 인터페이스를 확보했지만, 1열 좌석 이후의 공간에는 가방을 넣을 수 있는 정도의 최소 공간만 확보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운전석 속도계 클러스터와 센터 페시아 등에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패널이 다양한 기능과 함께 적용돼 있습니다. 이전의 애스턴 마틴 모델들이 모두 기계식 아날로그 방식의 속도계와 컨트롤 패널 등을 가지고 있던 것과는 그야말로 천양지차입니다.



그리고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D-컷 스티어링 휠에는 에어백과 아울러 다양한 리모컨 스위치가 설치돼 있는데요, 이 스티어링 휠 유닛 자체는 최근의 벤츠 승용차 모델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설계를 바탕으로 하는 걸로 보입니다.



사실상 애스턴 마틴이 울트라 럭셔리 브랜드라고 해도 생산량 자체가 많지 않기에, 대량생산이 뒷받침되어야 개발이 가능한 에어백이나 전자제어 인터페이스 등의 개발과 적용에는 한계를 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브랜드의 특성을 나타내는 차량의 본질적 성능과 직접 관련이 적지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안전 장비나 편의장치 등은 불가피하게 검증된 기존 양산 제품을 활용하는 게 보통입니다.



한편 전자식 컨트롤 방식의 센터 콘솔의 레버와 버튼의 구조 역시 기존의 제품 중에서 포르쉐의 것을 활용해 개발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애스턴 마틴 뱅퀴시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에 맞추춘 배치와 디자인 마무리를 볼 수 있습니다.

타이어 규격은 앞 바퀴가 275/35 21 규격으로 매우 낮은 편평비의 타이어이고, 뒷바퀴는 더 넓은 편평비를 가진 규격일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21인치 크기의 휠은 기본 장착 규격에서는 오늘날에는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차체 형태는 유기체적 곡면으로 구성돼 있지만, 꺾이는 모서리를 날카롭게 강조해서 팽팽하게 당겨진 감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각 부품을 구성하는 세부 형태는 기하학적이고 직선적 형태로 구성해서 전체를 볼 때의 감성과 세부 부품을 볼 때가 대비되는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이런 관점으로 내/외장 디자인 전체를 다시 살펴보니 이와 같은 대비되는 형태의 콘셉트가 일관되게 전체에서 구현돼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대량생산방식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 희소성이 기술과 디자인 전체를 관통하는 콘셉트인 브랜드, 그것이 바로 21세기의 최고급 브랜드의 그랜드 투어러 스포츠 쿠페 애스턴 마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21세기는 다양성의 시대이고, 그 다양성 속에서 다른 브랜드와 더욱 더 명확하게 구분되어야 하는 특징을 가져야 하는 브랜드로써 존재해야 하는 것이 애스턴 마틴의 성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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