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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몸값이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글로벌오토뉴스
2024.10.30. 15:10:32
조회 수
12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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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진과 경영진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다르다.

내용도 다르지만 그 전달 방식도 다르다. 우리는 그 대표적인 사례를 지난 주말에 보았다. 바로 현대차가 27일 모터스포츠 문화 발전을 위해 토요타와 함께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개최한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Hyundai N x TOYOTA GAZOO Racing) 페스티벌'이다.



이 글을 진행하기 전에 한 가지 전제를 두겠다. 나는 이번 행사가 어떤 과정을 통하여 진행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전술적 목표를 구체적으로 갖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네 회사의 (오너 가문 출신의) 최고 경영자 등장했다는 것에 집중하여 거시적인, 그러나 확실한 메시지를 읽어보려는 것이다. 지금은 전략적 움직임이 더욱 중요한 자동차 산업의 시대적 전환기의 후반전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오너 가문 출신’이라는 말을 굳이 덧붙이는 것이 바로 ‘전략적’이라는 부분과 통한다. 이 글에서는 자세하게 다루지 않겠지만 실적 중심의 ‘빈 카운터 경영’이 지금과 같은 시대의 전환기에서는 바뀐 시대의 테마를 담아내지 못하고 기업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경우를 적잖이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점이 크기 때문이다. 이제는 책임감을 갖고 장기적 전략을 추진하는 경영 방법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무려 네 명의 그룹 총수가 한 자리에 모인 이번 행사는 결코 모터스포츠 이벤트 하나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1. 현대차가 레거시 브랜드의 좌장이 되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현대-GM 공식 협력 발표식에서 매리 바라 GM 회장과 함께 한 데에 이어 이번 달에는 토요타 아키오 회장과 두 브랜드 최초의 연합 이벤트에서 만났다.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현대차와 토요타는 수소차 기술 개발과 생산에 관하여 협력할 영역이 존재한다는 의견이다.

GM은 과거의 세계 1위, 토요타는 현재 세계 1위의 전통적 자동차 제작사, 일명 ‘레거시 브랜드’의 대표 주자들이다. 그런데 이들을 연달아 만난 현대는 21세기 유일하게 성공한 레거시 브랜드이자 전기차 시대에 이르러서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패스트 팔로워로서의 자리를 뛰어넘어 퍼스트 무버 또는 리더의 자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것이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과거의 리더 GM, 오늘의 선두주자 토요타가 미래의 리더가 될 잠재력을 가진 현대차를 인정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이것은 일종의 레거시 브랜드 연합 전선의 골격이다. 특히 전기차와 미래차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공장이자 시장인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서방 자동차 산업의 전선이기도 하다. 그래서 라이벌이었던 동북아의 최강자 현대차와 토요타가 연합하는 것이다. 안타깝께도 서유럽 자동차 레거시 브랜드는 이 연합에 참여하지 못할 듯 하다. 독일은 중국 시장에 중독, 또는 깊게 발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즉,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대결에서 레거시 브랜드와 서유럽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지탱하는 핵심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도대체 현대차의 무엇이 그런 인정을 가져왔을까?



2. 한국 자동차 산업 컨소시엄의 현실화

그것은 바로 한국의 미래차 산업 역량이다. 솔직히 중국의 파상 공세에 굳건하게 버텨내고 실적을 만들어내고 있는 레거시 자동차 브랜드는 현대차가 거의 유일하다. 북미와 서유럽의 자동차 산업은 보호 무역의 구태에 다시금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다시 맞닥뜨리고 있다.

이번 행사에 토요타 아키오 회장과 자리를 함께 한 공동 주최자인 정의선 현대차 회장 이외에도 우리 나라 기업의 총수 두 명이 자리를 함께 했었다. 삼성 이재용 회장, 그리고 한국앤컴퍼니의 조현문 회장이었다. 물론 이 두 명이 우리 나라 자동차 산업의 전부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삼성과 한국앤컴퍼니 만으로도 핵심 역량을 상징하기에는 충분하다.

삼성은 자동차 전장 부문과 배터리에서 자동차 산업의 핵심 부품 기업이다. 현재 기존의 반도체 산업에서 창사 이래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삼성의 입장에서 볼 때, 자동차 산업은 삼성의 사업 영역을 본격적으로, 그리고 즉각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업 영역이다.



한국앤컴퍼니는 타이어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자동차 관련 소재 및 부품을 제공한다. 물론 이 날은 자동차 레이싱 팀의 오너이면서 레이스 애호가의 입장에서 참여했다고는 하지만 그룹 회장이 그렇게 가볍게 움직이고 언론 앞에 노출하는 일은 없다. 실질적인 이유는 최근 인수 절차를 진행중인 한온시스템일 것이다. 과거에 ‘한라공조’였던 한온시스템은 일본 덴소에 이어 차량용 공조 장치 및 열 관리 시스템 분야에서 세계 2위다. 즉, 전기차 배터리 냉각 시스템과 히트 펌프, 수소 연료 전지차의 냉각 장치 등 미래차에서 핵심적인 분야에 진출하게 된다는 뜻이다. 덴소가 토요타 계열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과 일본이 전기차와 수소차에서 매우 중요한 자동차 냉각 장치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이렇듯 이번 이벤트는 단순한 모터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다. 또한 두 거대 기업의 일회성 회합도 아닐 것이다. 겉으로는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가슴 뜨거운 모터스포츠를 주제로 함께 모였지만, 그 뒤에는 치밀하게 합이 맞추어진 기업 간의 미래 사업 협력의 플랜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룹 총수들이 한가하게 언론의 카메라 앞에 스스로를 노출하는 일은 절대 없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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