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마케팅 공세 때문에, 자금, 인력이 부족한 인디 게임들이 주목을 받기가 쉽지 않았으나, 스팀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 성과를 내는 인디 게임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스팀 넥스트 페스트 등 인디 게임 행사에서 주목받는 국내 인디 게임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다만, 소규모 자본으로 빠르게 개발하는 인디 게임의 특성상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다보니, 해외에서 유행하는 몇몇 장르에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뱀서라이크, 로그라이크, 소울라이크, 덱빌딩 등 몇몇 키워드들을 많은 인디 게임에서 발견할 수 있다보니, 기존 인기 게임에서 몇가지 아이디어를 더하고 세계관만 바꿔서 내는 게임처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망할 필요가 없는 것은, 개발 기간이 늘어나더라도 뚝심있게 자신들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인디 게임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게임사들은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 위주로 개발을 하다보니, 해외 게임사에 비해 스토리가 약하다는 평이 많으나, 최근 인디 게임들 중에 스토리에 굉장히 많은 공을 들인 게임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네오위즈를 통해 출시된 원더포션의 산나비는 전직 군인이 딸의 죽음과 관련있는 수수께끼의 존재인 산나비의 행적을 찾는 완성도 높은 스토리로 호평을 받았으며, 엔딩을 보고 우는 장면을 방송하는 스트리머들이 다수 등장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인디 게임 중에서도 스토리 완성도로 호평받는 게임들이 많다. 일본 인디 게임 행사인 제2회 GYAAR Studio 인디 게임 콘테스트,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 2023, 버닝비버 2023 등 유명 인디 게임쇼에서 여러 번 수상한 검귤단의 ‘킬라’가 대표적이다.
킬라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스승이 남긴 ‘라를 죽여라’라는 수수께기의 말에 담긴 비밀을 풀어가는 추리 어드벤처 게임으로, 종이 인형극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그래픽과 스토리가 어우려져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90년대 한국 시골을 배경으로 인디 개발팀 안티 앨리어싱이 개발하고 있는 스토리 중심의 어드벤처 게임 ‘카인드 바라빈 탐험단’도 주목할만한 게임이다.
90년대 한국의 시골의 풍경을 매력적으로 묘사했으며, 인간의 말을 할 수 있는 생명체 카인드와 힘을 합쳐 각종 퍼즐을 풀어가는 모험의 재미를 잘 살려 플레이엑스포 등 인디 게임 행사 때마다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차린 것은 없지만 많이 먹어라면서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진수성찬을 차려주는 할머니의 모습부터, 마을회관 마당에서 고추를 말리는 모습 등 당시 분위기를 잘 재현한 도트 그래픽이 저절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개발 초기보다 규모가 커지면서 개발 기간이 대폭 증가한 만큼, 내년에 정식 출시될 완성본은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여러 게임을 성공시키면서 인디 게임의 흥행 보증 수표가 되고 있는 네오위즈에서도 1인 개발자 JINO가 개발 중인 퍼즐 플랫포머 게임 ‘안녕서울 : 이태원편’의 출시를 준비중이다.
지구 멸망을 앞둔 한국을 배경으로, 독특한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횡스크롤 액션, 화려한 네온사인이 돋보이는 픽셀 아트 등을 선보여 첫 공개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더니, BIC2024에서 일반 부문 대상, 아트 부문 수상으로 2관왕에 오르면서, 이미 흥행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곧 부산에서 개막하는 지스타2024에도 지스타조직위가 다양한 인디 게임을 소개하기 위해 밸브와 손잡고 준비한 ‘인디 쇼케이스 2.0’ 부스가 마련됐으며, ‘킬라’, ‘안녕서울 : 이태원편’ 등 많은 인디 게임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만한 스토리를 앞세운 인디 게임들이 이번 지스타에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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