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행사인 만큼, 올해도 아스트로 봇, 발라트로, 검은 신화 오공, 파이널판타지7 리버스, 메타포 리판타지오 등 커뮤니티에서 엄청나게 화제가 됐던 게임들이 후보에 올랐다.
다만, 별다른 이견없이 발더스게이트3가 만장일치로 GOTY로 선정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다소 시끄러운 편이다. 그동안 DLC가 GOTY 후보에 오른 적이 없었지만, 올해는 지난 2022년 출시돼 GOTY를 수상했던 엘든링의 확장팩인 황금 나무의 그림자가 GOTY 후보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전에 거의 후속작 수준이었던 위쳐3의 확장팩 블러드 앤 와인이 최고의 RPG 상을 수상하고, 그리고 DLC가 호평받으면서 부활한 노맨즈스카이가 우수 서비스 상을 수상하는 등 부분별 상을 수상한 적이 있긴 했으나, 본상이라고 할 수 있는 GOTY 후보에는 DLC가 오른 적은 없었다. 엘든링 DLC가 출시된 해가 갑자기 규칙이 변경됐으니, 이상하다는 말이 안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다.
2022년을 싹쓸이했던 엘든링의 대형 DLC인 만큼, 엘든 링: 황금 나무의 그림자가 올해 최고 인기작 중에 하나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출시 3일만에 5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리면서 올해 출시된 게임 중에 가장 많은 화제가 됐으며, 게임성도 극찬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다만, GOTY 후보에 이름을 올릴만한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생길 수 밖에 없다. 25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린 엘든링의 확장팩인 만큼, 2500만이라는 확실한 구매층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새롭게 출시되는 신작들과 경쟁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후보 중에 팬층이 확실한 유명 IP 신작도 있긴 했으나, 엘든링을 산 사람이라면 별다른 고민도 없이 구매 버튼을 누르게 되는 확장팩과 이제 새롭게 증명해야 하는 신작이 같은 위치에서 경쟁을 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GOTY가 거의 확정적이었던 최근 몇 년과 다르게 올해는 GOTY 후보들이 다들 고만고만하다는 것도 논란을 키우는 요소다.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파이널 판타지7 리버스는 PS5 독점 게임의 한계로 인해 판매량이 아쉬웠고, 헬다이버즈2는 업데이트 문제로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나머지 게임들도 인지도나 판매량 등에서 아쉬움이 있다. 그나마 검은 신화 오공이 후보 중에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긴 했으나, 중국내 한정적인 인기라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후보작 중 메타스코어 평점이 가장 낮은 작품이다. 지난해 발더스게이트3에 밀린 마블 스파이더맨2나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킹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원더, 바이오하자드RE4 등이 올해 후보에 올랐으면 누구든 다른 게임을 압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DLC라는 점만 빼면 판매량이나 게임성 부분에서 압도적인 엘든링 확장팩을 GOTY로 밀어주기 위해 DLC도 GOTY 후보에 들어갈 수 있게 규칙을 변경했다는 의혹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요즘 라이브 서비스 게임들의 비중이 늘고 있고, 기존 콘솔 게임들도 업데이트에 따라 게임 평가가 바뀌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DLC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DLC만 따로 경쟁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이제 막 출시된 신작들과 확실한 구매층을 확보하고 있는 인기작의 확장팩을 같은 선상에서 경쟁시키는 것이 초등학생과 대학생을 달리기 시합 시키는 것과 뭐가 다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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