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 전 설립된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Canoo)가 파산을 신청하며 즉각적인 운영 중단을 선언했다. 회사는 델라웨어 파산 법원에 챕터 7 절차에 따라 자산을 청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누는 지난 19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해외 자본 유치 시도가 실패로 끝났으며, 미국 에너지부의 대출 프로그램에서도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카누는 1억 6,400만 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으며, 자산은 약 1억 2,600만 달러로 평가된다.
카누의 파산 신청은 최근 오클라호마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일시 해고한 지 몇 주 만에 이뤄졌다. 2024년 한 해 동안 카누는 전기 밴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경영진의 잦은 퇴사와 함께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특히 지난해 11월 중순에는 현금 보유액이 70만 달러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누는 2020년 SPAC 합병을 통해 상장된 이후 파산에 이른 또 다른 사례다. 앞서 일렉트릭 라스트 마일 솔루션(Electric Last Mile Solutions)은 2022년 6월 파산을 신청한 바 있으며, 피스커(Fisker), 로즈타운 모터스(Lordstown Motors), 프로테라(Proterra), 어라이벌(Arrival) 등도 다양한 수준의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카누는 2020년 헤네시 캐피탈 인수 회사(Hennessy Capital Acquisition Corp.)와의 합병으로 상장하며 약 6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후 소규모의 전기 밴을 제작해 일부 파트너들에게 제공했으며, NASA, 미국 국방부, 우정국(USPS)과 같은 기관들이 카누의 차량을 시험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카누는 2017년 파라데이 퓨처(Faraday Future) 출신의 경영진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초기에는 독창적인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과 스티어-바이-와이어 기술로 주목받았다. 한때 애플과의 협력 가능성이 거론되며 기대를 모았으나, 회사는 여러 번의 전략 수정 끝에 방향성을 잃었다.
2020년 이후 카누의 새 CEO인 토니 아퀼라는 상업용 차량 시장으로 초점을 전환하며 내부 생산과 외주 제작을 오가며 전략을 바꿨다. 아퀼라의 경영 하에 카누는 본사를 아칸소주 벤턴빌로 옮기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 오클라호마에 여러 제조 시설을 세우려던 계획 역시 무산되었다.
카누는 지난 몇 달 동안 회생을 위해 아퀼라의 개인 금융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으나, 이는 시설 장비를 담보로 한 대출에 불과했다. 또한, 회사의 마지막 광고판이 텍사스 사무소에서 철거되고, 직원들에게 해고 통보가 전달되면서 파산 징후는 뚜렷해졌다.
한편, 2022년 월마트가 최대 1만 대의 카누 차량 구매를 약속했지만, 비구속적인 계약으로 끝나면서 회사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오지 못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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