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알고 싶은 오스트리아 비엔나 미식 문화와 감각적인 레스토랑.

비엔나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시간, 샤니가르텐
봄이 다가오는 3월부터 비엔나의 거의 모든 레스토랑에서 야외 테이블을 제공한다. 이것이 바로 ‘샤니가르텐(Schanigärten)’, 그러니까 노천카페다. 비엔나 광장, 거리할 것 없이 가득 늘어선 노천카페는 단순히 야외 식당이 아니라, 도시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명물이다. 화창한 봄날,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즐기는 와인 한 잔의 여유. 물론 커피와 케이크 한 조각의 달콤함을 즐기기에도 완벽하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는 약 3,500개의 노천카페가 있으며, 최초의 공식 노천카페는 1750년 그라벤의 한 레스토랑 앞에 허가를 받고 설치된 테이블과 의자로 추정한다. 샤니가르텐이라고 불리는 이 야외 공간은 공식적으로 3월부터 10월 말까지 레스토랑 근처의 광장, 주차 공간, 보도 등에 설치된다. 커다란 화분으로 자연스럽게 구역이 나뉘면, 거리를 오고 가는 사람들은 테이블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기꺼이 이 낭만적인 도시 경관의 일부를 자처한다.
비엔나의 대표적인 샤니가르텐으로는 세인트 울리히 광장(St.-Ulrichs-Platz) 중앙의 레스토랑 울리히(Ulrich)와 에리히(Erich)가 있다. 이곳은 감성적인 엽서 같은 분위기 속에서 훌륭한 음식과 편안한 음료를 즐길 수 있어 작은 지중해 마을 같은 느낌을 준다. 피아리스텐플라츠(Piaristenplatz)에서 가장 아늑한 레스토랑 일 세스사텐(Il Sestante)에서는 소박하고 담백한 이탈리아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프라터슈트라세(Praterstrass)는 도심과 가까워 샤니가르텐이 풍성하게 발달해 있는데, 울창한 가로수 그늘 아래 테이블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조지아 요리를 제공하는 사랑스러운 카페 안사리(Café Ansari)와 수준급 일본 음식을 내는 모치(Mochi), 그리고 프랑스에서 영감을 받은 음료를 제공하는 칵테일 바, 피갈(Pigalle)도 유명하다.

지금 비엔나에서 가장 힙한 미식 트렌드, 팜 투 테이블 & 채식
비엔나의 채식 문화는 1870년대에 처음 시작된 이후 다양한 커뮤니티와 식당을 통해 발전해왔다. 오늘날에는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와 함께 테라스에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비건 식당들이 활발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비엔나의 매력을 한층 더해준다. 특히 팜 투 테이블(Farm-to-Table)은 산지에서 공수한 신선한 재료를 더욱 강렬하고 신선하게 맛볼 수 있는 최신 미식 트렌드로, 지역적 특성과 계절성,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며 비엔나 사람들의 소신을 만족시키는 미식 문화로 자리 잡아 많은 레스토랑에 영감을 주고 있다.
팜 투 테이블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채소 요리를 선보이는 ‘티안(TIAN Restaurant Wien)’은 스타 셰프인 ‘폴 이비치(Paul Ivić)’가 이끄는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이다. 이곳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인기 비건 식당으로, 비엔나 비건 요리의 표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티안이 다루는 채소와 과일은 모두 공정 무역 기준을 따른 유기농 작물이며, 때로는 희귀 품종의 재료를 사용한 특별한 요리도 경험할 수 있다. 티안은 고기 맛을 흉내 내지 않고 자연의 맛을 최고로 끌어내는 높은 수준의 제철 채식 음식을 선보이며, 요리할 때 가능한 적게 버리기 위해 채소와 과일의 뿌리, 잎, 껍질까지도 알뜰히 사용한다. ‘슈피텔베르크(Spittelberg)’에 위치한 ‘티안 비스트로(TIAN Bistro)’는 목가적인 나무로 가득한 아늑한 분위기의 테라스에서 쇠고기 대신 버섯을 사용한 타르타르 등 비교적 간단한 채식 요리를 선보인다. 비엔나 최초의 비건 전문 파인 다이닝, ‘욜라(Jola)’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욜라를 오픈한 ‘요나단 비텐브링크(Jonathan Wittenbrink)’는 티안에서 폴 이비치와 함께 일했고, 티안 비스트로에서는 헤드 셰프를 역임하며 경험을 쌓았다. 고급 레스토랑을 넘어서는 캐주얼한 비건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더 라라(The Lala)’를 추천한다. 비건 아이스크림 사업을 성공시킨 두 자매가 캘리포니아 슈퍼푸드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볼과 샐러드, 간식 등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미쉐린 천국, 비엔나
비엔나는 오스트리아에서 유일하게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을 2곳 보유한 미식의 도시다. 2025년 1월21일 발표된 오스트리아 미쉐린 가이드에서 비엔나는 총 14개 레스토랑이 22개의 스타를 받았다. 기존 10개 레스토랑이 16개의 스타를 받은 것과 비교할 때 비엔나의 미식이 빠른 폭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새롭게 추가된 레스토랑 중 ‘도우벡(Doubek)’은 2스타, ‘헤르츠이그(Herzig)’, 라틴 아메리카의 영향을 받은 ‘지솜(Z'Som)’은 1스타를 받았다.
슈타트파크(Stadtpark)의 슈타이레렉(Steirereck)은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50선에서 22위를 차지했고, 미쉐린 3스타를 2번 받았다. 이곳은 옥상 정원에서 채취한 희귀 허브, 쇤브룬 황실의 오랑제리에서 재배한 시트러스 과일, 토종 채소 등을 사용해 가장 순수한 형태로 구현해내는 훌륭한 요리를 제공한다. 또한, 공원을 사방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된 레스토랑 건물 또한 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따뜻한 봄부터 여름까지는 넓은 통창으로 주변 공원의 푸르른 녹지 환경을 무한히 감상할 수 있으며, 건물 외벽을 두른 금속에 절묘하게 반사된 나무들이 시야에 더해져 손님들은 마치 숲속 한가운데에 앉아 식사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비엔나 사람들이 즐겨 찾는 소박하고 아늑한 식사를 경험하고 싶다면 다양한 ‘비엔나 비스트로’를 추천한다. 비엔나 비스트로는 비엔나 미식 문화의 근간이 되어준 전형적인 다이닝으로, ‘베이슬(beisl)’이라고도 불린다. 와인을 냉장하고 맥주를 따르는 넓은 바, 어두운색으로 칠해진 나무 패널, 테이블과 의자로 구성된 우드톤의 차분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주방에서는 보통 정통 비엔나 요리를 제공하는데, 팬케이크를 가늘게 썰어 만든 면 또는 만두를 곁들인 수프, 슈니첼과 부속 고기 요리, 굴라쉬, 팔라친카(Palatschinken)와 카이저슈마렌(Kaiserschmarren)과 같은 디저트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대표적인 비엔나 비스트로에는 100년 가까이 모든 세대의 만남의 장소가 되어준 비엔나 6구 오토 바우어 가세의 슈테만(Steman)과 9구의 레브훈(Rebhuhn)이 있다. 크로아티아인이 운영하는 카페, ‘안젠그루버(Café Anzengruber)’는 비엔나 최고의 굴라쉬를 제공한다. 3일 동안 정성을 다해 만드는 굴라쉬다. ‘프리덴스리처(Zum Friedensrichter)’는 특선 슈니첼과 튀김 요리로 유명하다. 박물관 지구 MQ(MuseumsQuartier)에 있는 ‘글라시스 베이슬(Glacis Beisl)’은 보다 모던하고 세련된 분위기에서 친근한 비엔나 요리를 제공한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테라스에서 일광욕 즐기며 아름다운 정원에서 운치 있는 식사를 경험할 수 있다.
강화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