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을 대체한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의 구리에서 인체에 유해한 독성 물질이 디젤 배출 가스보다 더 위협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키피디아)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디젤차 배출 가스보다 더 해로운 물질이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에서도 아무런 규제 없이 배출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사우스햄튼 대학 연구팀은 "일반적인 자동차의 브레이크 패드에 사용하는 구리의 미세 입자는 사람이 흡입하면 폐에 더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독성이 너무 강해 석탄을 한 덩어리 빨아들이는 것보다 더 해로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로우 메탈 패드, 세미 메탈릭, 비석면 유기질, 하이브리드 세라믹 등 일명 친환경 제품으로 불리는 다양한 형태의 브레이크 패드를 조사했다. 그 결과, 비석면 유기질 패드에는 디젤 배출가스보다 강한 독성으로 폐의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비석면 유기질 패드는 전 세계 자동차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석면을 대체한 구리를 주 성분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구리의 미세 입자에 암과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심혈관 질환, 치매 및 특발성 폐 섬유증(폐의 흉터 형성)과 같은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원들은 특히 PM 2.5 이하의 미세 입자는 인간 머리카락 직경보다 30배 작아 쉽게 폐로 침투할 수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연간 400만 건 이상의 조기 사망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내연기관차보다 무거운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더 많은 독성 물질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분류하는 전동화 차량에는 브레이크의 감속 에너지를 회수하는 회생 제동 시스템을 사용하지만 기존의 마찰식 브레이크를 사용해 내연기관 차량 대비 패드 사용량이 많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일반적인 내연기관차의 배출 가스와 다르게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와 같은 비배기 장치에서 배출되는 유해 물질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기준이나 규제가 없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연구팀은 "차량의 전기화로 배출 가스가 줄면 인간의 건강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라며 "배기 장치의 미세 입자 배출에 초점을 맞춘 현재의 규제로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할 수 없다"라며 관련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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