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구매 의향을 가진 소비자들은 경제성을 최우선 선택 이유로 꼽았다. (한국 딜로이트)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기준은 '경제성'이 가장 중요한 이유로 조사됐다. 반면 구매 의향도는 하이브리드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 전기차 수요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 딜로이트가 전 세계 30개국 3만1000명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5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 시장의 하이브리드 차량 선호도가 매우 높았고 전기차 캐즘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리포트에 따르면 전기차보다 내연기관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선호가 여전했다. 미국 62%, 동남아시아 및 인도 54%, 독일 53%은 내연기관(ICE)을 선호했고 배터리 전기차(BEV) 선호도는 각각 5%, 11%, 8%, 14%에 그쳤다.
한국과 일본은 하이브리드(HEV) 선호도가 31%, 35%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기차는 연료비 절감, 환경에 대한 우려, 조용함이나 향상된 차량 성능 등의 주행 경험이 구매 결심 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다.
한국도 ‘낮은 연료 비용(57%)’, ‘환경에 대한 우려(43%)’, ‘낮은 유지 및 관리 비용(38%)’, ‘정부 인센티브 및 보조금 구매촉진 프로그램(35%)’ 순으로 나타나 경제적 요인을 중시하는 경향에서 다르지 않았다. 딜로이트는 값싼 중국 전기차가 한국 완성차 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우려사항은 긴 충전시간, 짧은 주행거리, 비용, 충전 인프라 부족, 배터리 안전성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 소비자 31%는 완성차, 5%는 차량 딜러가 전기차 배터리 후처리 및 재활용 책임 주체라 생각한다고 답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나라별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에도 차이가 났다. 중국 소비자의 절반 이상(55%)은 이전 차량과 동일한 브랜드의 차량을 구매하고 약 3분의 1은 현재 차량이 첫 차량이라고 답해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강력한 고객 관계 구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차량 구매 브랜드 선호도로는 일본 76%, 인도 49%, 한국 48% 소비자는 자국 자동차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답했으나 영국은 19%에 불과해 각국의 소비자 선호도가 다르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 밖에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을 중심으로 커넥티드카 선호 분위기가 강했다. 한국은 56%의 소비자가 스마트폰과 차량 연결이 중요하며, ‘긴급 상황 지원(71%)’, ‘차량 및 보행자 자동 탐지(71%)’, ‘도난 추적(66%)’ 등의 기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차량 데이터 관리 측면에서는 한국 40%, 일본 및 동남아시아 30% 소비자가 자동차 제조업체를 가장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독일·미국·영국 소비자들은 특정한 신뢰 주체가 없는 것으로 조사돼, 커넥티비티 서비스의 수익화를 목표로 하는 기업에 도전과제가 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통합교통서비스(MaaS, Mobility as a Service)에 대한 관심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인도 18%, 한국 12%, 중국 10%가 현재 개인차량과 MaaS를 동일한 비중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5년 후에는 각각 18%, 19%, 18% 소비자가 동일 비중으로 사용할 것이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도 향후 5년 동안 개인 차량 사용을 줄이고 MaaS를 더 많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MaaS는 ‘서비스형 모빌리티’로 버스, 지하철, 택시, 자전거, 공유 차량, 전동 킥보드 등 여러 이동 수단을 하나의 플랫폼(앱 등)을 통해 예약, 결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밖에 젊은 소비자들은 개인 차량 소유를 포기하고 차량 구독 서비스를 고려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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